통합 자료실

제목 그리스도인이 학자로 산다는 것
영문 제목
저자 강영안 (서강대 교수)
다운로드 pdf 그리스도인이 학자로 산다는 것 _강영안.pdf (232 KB)
논문 구분 특집논문 | 세계관기초
발행 기관 춘계학술대회
발행 정보 (통권 20호)
발행 년월 2013년 06월
국문 초록 국내에서 기독교 학문, 기독교 대학을 얘기한지도 제가 알기에는 이제 30년이 넘었습니다. 이미 그 이전부터 기독교 재단이 세운 대학들이 있었고 그 뒤에 세운 대학들도 있습니다. 그 이전의 대학들은 교육을 수단으로 학생들에게 전도하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이 점에서 대학은 교회의 연장선에 있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기독교 계통의 대학들이 대학의 연구와 교육 내용이 ‘기독교적’이어야 하고 이런 점에서 교회와는 구별되는 ‘기독교 대학’이어야 한다는 의식은 80년대 이후에야 생기기 시작하지 않았는가 저는 생각합니다. 현재의 ‘기독교세계관동역회’의 전신인 ‘기독교학문연구회’와 ‘기독교대학설립동역회’가 80년대 조직되면서 대학바깥에서, 대학 구성원들을 향해 이러한 의식을 갖게 하는데 어느 정도 영향을 주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40여개의 기독교 계통 국내 대학들은 ‘기독교 대학’이라기보다는 여전히 ‘미션 스쿨’의 범주에 머물고 있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50년대 칼빈학교로 시작해서 70년대 초 ‘고려신학대학’이란 이름으로 정식 대학으로 출발한 고신대학교조차 처음부터 ‘기독교 대학’을 표방하였음에도 몇 년 전부터 신급 제한을 없애고 기독교 신앙을 가지지 않은 학생들을 입학시키기 시작한 뒤로는 여타 기독교 계통의 학교와 마찬가지로 ‘미션 스쿨’의 하나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런 현실에서 ‘기독교 학문’, ‘기독교 대학’을 얘기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 있는가, 라는 회의적인 물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학회 주최 측에서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 생각해 보자”고 한 제안을 받아들여 오늘 저는 현재의 기독교 대학이나 기독교 학문의 현실보다는 좀 더 근본적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그리스도인이 학문을 하고, 학문을 하는 그리스도인이 신자로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물어보고자 합니다. 하나의 기관, 하나의 제도로서의 ‘기독교대학’이나 구별된 체계나 생산물로서의 ‘기독교학문’이 아니라 기독교 대학에서 일하건, 일하지 않건 간에 스스로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는 신자이며 학문을 하는 ‘그리스도인 학자’(기독학자)에 초점을 맞추어 저의 논의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그렇게 하고자 하는 까닭은 제도와 학문 체계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더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지식을 찾아내건, 새로운 도구를 발견해 내건, 새로운 규칙에 도달하건 간에 사람이 늘 그 가운데 있습니다. 사람의 몸이 학문하는 활동에도 개입하지만 몸 보다는 역시 마음이 일차적으로 중요할 것입니다. 마음에 따라 삶의 방향이 결정되고, 지적 추구의 방향이 정해집니다. 그러므로 저는 ‘그리스도인 학자’에 관심을 두어 보겠습니다. ‘그리스도인 학자’에 대한 나의 관심은 ‘기독교학문의 이념’이 모호하거나 파악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 아니라 ‘기독교 대학’이나 ‘기독교 학문’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나의 생각은 마이클 S. 해밀턴과 구별된다. Michael S. Hamilton, "The Elusive Idea of Christian Scholarship", in: Christian Scholar's Review, 2001, XXXI:1, pp. 13-21 참조.
과거 2000년 기독교 역사 가운데 탁월한 학자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예컨대 아우구스티누스나 히에로니무스, 토마스 아퀴나스나 에라스무스, 루터나 칼빈, 조나단 에드워즈나 아브라함 카이퍼, 에티느 질송이나 알빈 플랜틴가 등 탁월한 학자들의 삶과 신앙과 학문은 그리스도인 학자의 범례가 됩니다. ‘그리스도인 학자’의 모습에 대한 고전적인 논의 가운데는 예컨대 E. Harris Harbison의 The Christian Scholar in the Age of the Reformation (Grand Rapids, Michigan: Eerdmans, 1956)이 있다. 하비슨은 이 책에서 히에로니무스, 아우구스티누스, 아벨라르두스, 아퀴나스, 페트라르카, 발라, 피코 델라 미란돌라, 존 콜렛, 그리고 에라스무스, 루터, 칼빈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오늘 저는 이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보다는 ‘그리스도인 학자’를 규정짓는 일종의 ‘모형’을 만드는 일에 집중해 볼 것입니다. 따라서 역사적 서술은 여기서 제외하고 ‘그리스도인 학자’가 담고 있는 내포적 의미를 드러내 볼 것입니다.
영문 초록
키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