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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교육학에서 평화의 의미: 월터스토프의 관점
영문 제목
저자 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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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f [교육A] 김현정 (논평 임정연) 교육학에서의 평화의 의미.pdf (160 KB)
논문 구분 일반논문 | 교육학
발행 기관 기독학문학회
발행 정보 (통권 32호)
발행 년월 2015년 11월
국문 초록 현대 사회에서 ‘지식의 융합과 소통’은 학계의 주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특히, 교육학에서의 융합의 현상은 본질적이고 전통적이다. 교육학은 그 발생에서부터 윤리학을 기초로 하여 교육목적론을 발전시키고 심리학을 기초로 하여 교육방법론을 전개함으로써 성립되었다. 교육의 영역은 각종의 삶의 영역의 어디와도 무관하지 않아 학문상 철학, 심리학, 사회학, 정치학 등과 불과분의 융합적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교육의 내용상 언어, 수학, 과학, 예술 등을 포함하는 등 서로 다른 학문과의 활발한 융합을 이루었다. 이와 같이 융합지식으로서 교육학은 다른 학문과의 융합을 통하여 교육학의 발전을 자극할 수 있는 긍정적 기반을 형성하였고 삶의 영역을 다루는 교육학을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이점을 가진다.
이러한 교육학에서 지식 간 안정된 융합과 평화적인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는가? 교육학에서 융합의 문제는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성격이나 정체성에 대한 논쟁이 되고 있는 것을 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융합지식으로서 교육학은 실상 학교교육의 문제를 급박하게 해결하기 위해 성립된 것으로 교육학 자체의 정체성에 대한 확립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장상호, 1990). 교육학의 이러한 문제는 교육학에 대한 다양한 논쟁에서 살펴볼 수 있다. 교육학의 성격 논쟁은 오코너, 허스트, 랑포드의 논쟁 등이 대표적인 것으로, 교육학이 이론과 실제 중 어느 한 측면에 속하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론과 실제를 분리하여 판단하고 있다. 교육학의 정체성을 찾고자 하는 시도로는 장상호의 연구가 대표적이다. 교육학의 정체성 상실은 교육학을 분과학문과 동일시하는 잘못된 통념을 극복하고자 하는 것으로, 교육학이 분과학문과 반드시 분리되어야 한다는 입장은 아니지만 교육학과 분과학문에 지나치게 의존적이고 종속적 관계에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이처럼 교육학을 이론과 실제를 분리하여 한 측면만으로 생각하고자 하는 점, 인접학문과 종속관계를 맺고 있는 점 등은 성공적 융합과는 거리가 멀며 갈등과 분리, 단절의 현상으로서 비평화적 요소라 볼 수 있다.
교육학의 비평화적 요소를 해결하고 융합지식으로서 교육학의 위치를 온전하게 하기 위해서 교육학에서 평화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 여기서 다루고자 하는 평화는 ‘폭력 부재’나 ‘불공정한 구조의 해소’에 국한된 기존의 협소한 의미의 평화를 넘어서 월터스토프의 ‘번영’으로서 평화이다. 월터스토프의 평화는 지식 뿐 아니라 실재(reality)를 포괄하는 인식론적 토대를 가지며, 정의를 기반으로 한 이상적인 관계로서 적극적 평화의 상태를 추구한다. 월터스토프의 평화가 갖는 포괄적 가치는 이론과 실제의 통합을 이끌어주고, 교육적 가치를 확립시켜 타학문과의 대등한 관계를 유지시켜줄 수 있을 것이다.
본 논문은 교육학의 문제를 검토함으로써 그러한 교육학이 가지는 한계를 평화의 부재로 보고, 교육학에서 평화의 의미를 밝히는 데 있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 먼저 교육학에서의 문제를 ‘이론과 실제의 분리’와 ‘인접학문에의 종속’으로 나누어 살펴보고, 교육학에서 평화를 추구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이고, 또한 그러한 방식으로 교육학을 볼 때 융합지식으로서 교육학의 문제가 어떻게 해결될 수 있는가?
월터스토프의 평화가 교육학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검토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평화는 교육학의 이론과 실제에 대한 통합된 성격을 드러내 준다. 교육학은 가치판단을 포괄하는 실천 중심적 이론임에도 불구하고 그 성격 논쟁이 이론과 실제의 한 측면에만 지나치게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논쟁은 이론과 실제의 분리를 전제로 하고 있는 것으로 교육학의 이론과 실제 두 가지 측면의 성격을 모두 온전히 나타내지 못한다. 그러나 월터스토프에 따르면, 이론과 실제는 신념을 통하여 연결되는 통합된 유형의 것으로서 교육실천가의 신념에 의하여 가설을 수용하거나 거부하게 되며 방향을 결정하게 된다. 월터스토프가 교육에서 이론과 실제를 연결하는 신념으로서 평화를 제시하는 이유는 인류가 추구해야 할 가치로서 교육실천가가 추구해야 할 합당한 방향성을 제시해 주기 때문이다. 이론은 평화적 신념을 통하여 실제에 구현되는 것으로서 이론과 실제는 분리된 것이 아니라 통합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 이러한 전제를 바탕으로 할 때, 교육학의 본질적 성격이 이론적인지 실제적인지에 대한 옳음과 그름을 따지기보다는 이론과 실제의 역동적 상호작용의 실상을 알고 교육학의 정체성을 확립하도록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평화는 교육학이 분과학문과 대등한 관계를 형성하도록 하는데 기여한다. 교육학은 분과학문에 대한 지나친 의존성으로 인해 분과학문의 이면에 잠재되어 있는 가치전제까지 받아들임으로써 범주착오와 가치혼재의 문제 등을 가지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정체성의 혼돈에 빠지게 되었다. 교육학이 분과학문과 대등한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교육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교육학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다른 학문과 구분되는 주도적 가치인 교육적 가치를 추구하여 교육학의 위상을 세우는 것이 필연적이다. 월터스토프가 제시한 교육적 가치로서 평화는 통념적 교육적 가치인 합리성이나 웰빙을 넘어서 개인 뿐 아니라 사회적 측면까지 포괄하며 실재를 수용한 근본적인 세계 인식을 바탕으로 한 인류가 추구해야 할 상생과 공존공영의 가치이다. 교육학에서 평화를 추구함으로 인해 인류의 풍요롭고 조화로운 삶의 세계를 구현하는 온전한 교육학의 주체적 위상을 세우고 분과학문에 대한 긍정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학의 정체성 확립에 평화가 기여하는 바가 옳다면, 평화를 추구하는 관점에서 교육학을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교육학에서 평화를 추구함으로써 교육학의 본질을 회복하고 평화적 지식의 융합을 가져오기 위해 다음과 같은 추후 과제를 제시할 수 있다.
첫째, 이론과 실제의 통합으로서 교육학의 성격을 바라볼 때 교육실천가의 신념을 고려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교육문제와 교육이론을 접하게 되는 교육실천가가 어떤 신념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교육의 실제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학문, 특히 실천 중심적 성격을 갖고 있는 교육학은 가치중립적이라 볼 수 없으며 시대에 적합한 교육적 가치를 추구하는 교육실천가와 공존할 때 가치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교육학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통념적 교육 가치를 검토하고 대안적 교육 가치로서 평화를 추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논의를 하였다. 그러나 교육학에서 평화를 추구한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확립하기 어렵다. 인류가 공통적 염원으로서 추구해온 평화가 교육에서 어떠한 역사적 이론적 뒷받침을 갖는지에 대한 탐색과 그 실현에 대하여 구체적 내용 및 방법에 대한 지속적 논의가 필요하다.
셋째, 교육학의 분과학문과의 관계와 분과학문 간의 단절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교육학이 분과학문과 종속적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은 교육학에 대한 적극적인 연구와 체계화를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교육학 정체성 확립을 위한 노력과 함께 교육학 자체에 대한 활발한 연구활동에 대한 반성이 필수적이다. 또한 분과학문 간의 단절은 서로 알아듣지 못할 기호체계를 사용하고 있는 것과 같아 교육학 내에서의 융합과 소통을 어렵게 만드는 것으로 교육학을 중심으로 통일된 학문체계의 형성과 소통이 필요하다. 이렇게 할 때, 비로소 교육학은 명분상으로만 존재하는 학문이 아닌 인류의 조화롭고 풍요로운 삶의 희망에 기여하는 중요한 학문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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