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동구 공산권이 몰락했을 때 우리는 이념의 시대가 끝난 줄 알았다. 수 세기 동안 수용되던 ‘서양문화 우월주의’(ethnocentrism)도 사라지고 문화 다원주의가 당연한 것으로 수용되고 있어 이제는 어떤 터부도, 어떤 도그마도 힘을 잃을 줄 알았다. 어느 정도 합리적이고, 상식적이고, 다수의 경험에 어긋나지 않으면 의견이 모아지고 그런 데로 세상이 잘 굴러 갈 줄 알았다.
그러나 그런 예상은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다. 놀랍게도 사람들과 공동체는 심각하게 이념으로 갈라져서 서로 갈등하고 있다. 이제는 종교, 전통, 합리성, 상식, 경험보다 이념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 돈 다음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이 시대의 우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성경의 권위와 전통적인 교리를 수용하는 복음적 그리스도인들도, 심지어 우리 동역회조차도 이에 예외가 아닌 것 같다.
마르크스는 자기의 이론만이 객관적 ‘과학’(Wissenschaft)이고 그와 다른 모든 주장은 다 이념 곧 ‘거짓 의식’(falsches Bewußtsein)이라고 비판했다. 그런데 그의 ‘과학’은 이념의 전형으로 취급되는 역설적 현상이 일어났다. 모든 이념이 그런 운명에 처할 것이다. 우상인 줄 알고 그것을 섬기는 우상 숭배자는 이 세상에 없다.
기독교 세계관은 이것이다 하고 지적할 수 있도록 형성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적어도 당분간은 이념이 될 수는 없다. 우리가 펼치는 기독교 세계관 운동은 이미 잘 정리되어 있는 세계관을 확산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고 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가지고 있는 세계관에서 기독교적 세계관에 어긋난 것이 무엇인가를 찾아내고 비판하고 회피하는 운동이라 할 수 있다. 적극적이기보다는 소극적이고 비판적이다. 그러므로 지금 우리가 무엇보다 힘써야 할 것은 우리에게 ‘절대’란 가면을 쓰고 당위를 요구하는 모든 문화물을 비판적으로 상대화하고 성경과 성경이 가르치는 사랑의 잣대에 따라 평가해 보는 것이다. 오늘날 사람들을 사로잡고 있는 이념들은 분명히 기독교적 세계관과 다르다. 그러므로 진보, 보수 어느 쪽에든 목을 매는 사람은 우상숭배자다.
이 소식지는 그런 세계관 운동의 도구로 이용될 것이다. 비록 완벽하지는 못할지라도 적어도 의지만은 철저히 성경적이고 가능한 한 공정하고 열린 자세를 유지할 것이다. 그러므로 적어도 성경의 가르침에 분명하게 어긋나지 않고, 성경의 가르침을 따르려는 순수한 의도로 제시된다면 어떤 의견도 수용할 것이고, 모든 주장에 대한 어떤 비판도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한 진실한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존중할 것이다. 따라서 이 소식지는 어떤 특정한 주장으로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를 대변하는 기관지라기보다는 기독교 세계관을 더욱 정교하고 확실하게 만들기 위한 열린 토론장이라 해야 할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되고 있는 것이다.” (Ein Christ ist im Werden, nicht im Geworden sein!“ -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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