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젊은 시절 내가 처음 기독교세계관을 접하고 제2의 회심을 경험한 후 훗날 기독교학문연구회로 발전한 세계관 스터디 그룹에 몸담게 된 경위를 얘기하려고 한다. 어쩌면 선사시대(?)의 이야기라 불러도 좋겠다. 내가 웨슬리 선교사를 만난 것은 1978년 대학 3학년 때였고, 그 만남 덕분에 대학원 시절인 1980년 당시 서울대학교에 방문교수로 와 있던 윌리엄 쇼(William Shaw, 하버드에서 조선법제사를 연구로 학위를 받은 분) 박사를 소개받아 몇몇 연세대 IVF 졸업생들과 함께 제임스 사이어(James W. Sire)의 The Universe Next Door(나중에 <기독교 세계관과 현대사상>으로 출간됨)를 비롯한 몇 권의 책을 읽고 토론한 것이 나로서는 최초의 세계관 공부였다.
이후 군대에서 전역하고 1984년 가을 IVP에서 일하기 시작하면서 당시 대학원 학생이거나 기독교세계관을 이미 접한 대학 졸업생들이 IVP 사무실에 모여 웨슬리 선교사가 추천한 책들과 자료들을 몇 년간 공부했던 것이 기독교학문연구회의 전신이었다. 황영철, 김헌수, 양성만, 유해신 형제 등 신학, 철학, 역사학, 정치학 등을 전공한 멤버들이 다함께 기독교세계관을 공부하고 각 학문영역에 적용하는 법을 배운 것이 서로에게 상당히 유익했고 큰 자산으로 남았다. 아울러 그 멤버들이 중심이 되어 그런 책들을 IVP를 통해 번역 출판할 수 있었던 것도 지금 돌아보면 하나님의 섭리였고 우리에게는 큰 보람이었다.
좀 더 개인적인 에피소드도 있다. 대학원 시절 나는 원효로 2가 하숙집에서, 웨슬리는 원효로 4가 아파트에서 살고 있었는데, 아침마다 조깅을 시작해서 중간에 만나 더 많이 뛴 사람의 방향으로 함께 뛰면서 기독교세계관과 학문에 관한 대화를 나누고 자료를 넘겨받았던 것이 추억으로 남아있다. 오늘날 웨슬리 선교사가 대학원생 사역의 중요성을 계속 외치고 있는 것이 당시의 스터디 그룹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우리에게 유익을 준 또 한 사람을 거론하고 싶다. 캐나다 기독교학문연구소의 이사를 역임했던 존 반다이크 박사 부부가 1986년경 듀퐁 회사에서 은퇴한 후 한국 회사를 지원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동안, 당시 미국에 머물던 웨슬리의 소개로 우리 멤버들이 그분을 만나 기독교학문연구소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그 연구소를 모델로 삼아 우리 모임을 ‘기독교학문연구회’로 부르기로 결정했었다. 우리 그룹과 비슷한 시기에 양승훈 교수를 중심으로 기독교대학설립동역회가 결성되어 활발히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우리 멤버들은 기독교대학보다는 연구소가 더 한국 상황에 적합하다고 판단해서 다른 길을 걷되 서로 자매관계를 유지하기로 했던 것이 기억난다.
시간이 조금 흘러 오창희, 김재춘 형제, 최예정 자매, 허문영 형제 등이 스터디그룹에 합류함에 따라 학문의 영역도 교육학, 영문학 등으로 더 넓어지게 되었다. 그 즈음에 대관령에서 제1회 기독교학문연구회 수련회를 개최했다가 강풍을 만나 텐트를 접고 당시 창조과학회 집회로 그곳에 와 계시던 김정한 교수(기학연 이사)의 숙소로 대피했던 일도 생각난다. 그 수련회에서 만난 김재춘 형제와 최예정 자매가 훗날 부부가 된 것도 어쩌면 기학연이 맺어준 인연이라고 본다.
초창기 기학연 모임은 물론 우리 젊은이들만의 만남은 아니었다. 우리 뒤에는 손봉호 교수, 김정한 교수, 김정욱 교수 등과 같은 분들의 지도와 후원이 큰 역할을 했다. 우리 앞 세대의 그런 지지가 없었다면 아마 오늘과 같은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로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다.
따라서 지난 몇 십 년을 돌이켜보면 멤버들의 순수한 열정과 비전, 세대 간의 만남과 멘토링의 필요성을 더 절감하게 된다. 앞으로 이 단체의 시니어 한 사람 한 사람이 최소한 주니어 한 명씩과 멘토링 관계를 맺어 그 정신과 비전을 함께 나누고 차세대로 전수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 취급방침 | 공익위반제보(국민권익위)| 저작권 정보 | 이메일 주소 무단수집 거부 | 관리자 로그인
© 2009-2024 (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고유번호 201-82-31233]
서울시 강남구 광평로56길 8-13, 수서타워 910호 (수서동)
(06367)
Tel. 02-754-8004
Fax. 0303-0272-4967
Email. info@worldview.or.kr
기독교학문연구회
Tel. 02-3272-4967
Email. gihakyun@daum.net (학회),
faithscholar@naver.com (신앙과 학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