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지난 2019년 2월 17일, 서울대학교에서 데이비드 노글(Daivid Naugle)의 역작, <세계관, 그 개념의 역사>(Worldview : The history of Concept, CUP. 2018)를 가지고 북 콘서트가 개최되었다. 세계관운동의 역사에 큰 이정표를 세웠다고 일컬어지는 이 책을 우리나라 세계관 운동의 큰 선배이신 신국원 교수(총신대), 최태연 교수(백석대)와 함께 상고하고 토론하는 귀한 자리에, 청년그룹의 대표로서 감히 여러분들 앞에서 인사말을 전하는 영광스러운 기회를 얻었다. 나는 무엇보다도 그 북 콘서트가 오래전부터 기독교세계관과 기독교 학문의 지평을 개척하기 위해 평생을 헌신해 오신 선배님들, 그리고 이제 막 학문의 여정을 출발한 가운데, 선배들의 뒤를 따라 복음의 진리 안에서 학문의 길을 걷고자 하는 신진 학도들이 함께 모여 이야기하며, 세대를 뛰어넘어 복음 안에 하나 되어 같은 부르심을 발견하고, 다짐을 새로이 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랐다.
이어진 박동열 교수(서울대 사범대 부학장)의 축사부터, 신국원 교수(총신대 기독교철학) · 최태연 교수(백석대 기독교철학) 두 분의 열띤 강의, 그리고 질의응답 시간에 삶의 현장에서의 치열한 고민을 함께 나누며 서로 격려하시는 여러 선배님들을 보면서, 청년 학도 시절부터 지금까지 오랜 세월동안 치열하게 신앙과 학문 사이에서 고민하시며, 기독교세계관을 공부하고 실천해 오신 선배 세대의 열정에 새삼 감동을 받았다. 저분들의 오랜 헌신이 있었기에 이 땅에서 기독교세계관 운동이 지금까지 이어져 올 수 있었고, 그러한 뿌리가 있었기에 나 역시도 세상의 학문을 접하는 가운데에서도 길을 잃지 않고, 신앙적 지평 안에서 나의 학업을 이어나갈 수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다시금 선배들의 수고와 열심에 감사하게 되었다. 또한 그 동안 함께 노글의 책을 공부한 친구들을 보며, 그리고 행사에 함께한 여러 동료 청년들을 보며, 선배들의 고민을 이어받아 함께 기독교세계관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에 많은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동시에 기독교 세계관 운동, 복음주의 지성 운동의 다음 주자로서의 사명과 책임감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의 시대는 과거 세계관 운동이 태동하던 시기와는 또 다른 과제 앞에 직면해 있다. 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 담론의 등장,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 기존의 전통적 가치관에 대한 재고와 성찰의 움직임 등, 다방면에서 기존의 상식으로는 소화할 수 없는 수많은 도전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시대의 도전에 대해 복음 안에서 해답을 찾아 가는 복음주의 지성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무분별한 타협과 무조건적인 배척 사이 그 어딘가에서, 그리스도 안에 있는 굳은 믿음과 함께 사랑 안에 열린 마음을 가지고, 시대의 요구에 응답할 수 있는 복음주의의 지평을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후속 세대 그리스도인 학도들의 부르심이 있다고 생각한다. 선배들이 물려준 기독교 세계관과 복음주의 학문의 지평 안에서, 각자의 전공을 가지고 이 시대를 냉철하게 분석하고 진지하게 해석하는 가운데, 시대의 도전에 응전하고, 복음 안에서 시대를 해석해 나가며, 그 가운데 교회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는 것이 앞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과업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신국원 교수님의 표현을 전유(appropriation)하자면, 선배들이 물려준 기독교 세계관이라는 안경을, 변화된 시대상을 읽고 해석할 수 있도록 잘 손질하고 세공해 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다음 세대에 교회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발견하고, 실천해 나갈 수 있는 초석을 다져 나가는 것이 후속세대의 기독교세계관 운동에 주어진 과제라고 생각한다.
흔히 한국교회에서 청년들을 가리키며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다음 세대의 희망’이다. 그렇지만 후속 세대들이 진정 ‘다음 세대의 희망’이 되려면, 그에 상응하는 세대교체와 이양을 위한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세대교체의 진지한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다음 세대’는 영원히 ‘다음’이라는 시간성 속에 갇혀 유예되는 가운데, 제대로 빛을 발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에 못지않게 후속 세대 역시도 선배 세대의 신앙과 학문의 유산을 잘 이어받아, 견고한 믿음 안에서 흔들리지 않고 우리의 역할을 감당해 나가야 할 것이다. 모두의 이러한 노력 가운데, 한국교회의, 그리고 복음주의 지성 운동의 세대교체가 제대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대는 변하지만, 하나님의 뜻과 그분의 다스리심은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을 믿는다. 변하는 시대 가운데, 변치 않는 하나님의 진리를 증언할 수 있는 우리 모두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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