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2005년 유튜브가 세상에 존재감을 알린 이후로 2018년 현재 전 세계인 4명 가운데 한 명, 즉 18억 명 이상이 유튜브 영상을 시청한다. 불과 1분 안에 400시간이 넘는 유튜브 동영상들이 새롭게 업로드 되고 있다. 1일 시청 량은 10억 시간이 넘는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1인 크리에이터(유튜브 운영자)의 롤모델로 최고의 수익을 올리는 대도서관은 게임해설로 시작한 그의 유튜브 방송은 구독자 수 170만 명이 넘는데다 누적 시청시간만 1억5천만 시간을 넘기며 유튜브가 그 어떤 매체보다도 강력하게 현대인의 눈을 사로잡는 대세가 되었음을 보여주었다.
미국의 경우, 7살 어린 아이 라이언이 유튜브를 통해 장난감 리뷰를 담은 영상을 보여주는 ‘라이언 토이스 리뷰’는 지난 해에 무려 2200만 달러(약 244억 8600만원)를 벌어들여 유튜브 수익 1위를 차지했다. 포브스지에 따르면 유튜브를 통해 수익을 낸 크리에이터 1위부터 3위까지는 모두 2천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려 유튜브가 디지털시대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임을 세상에 알렸다.
교육부가 2018년 전국의 초중고생 27,26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희망직업순위 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경우 유튜브 크리에이터는 운동선수, 교사, 의사 , 조리사에 이어 5위에 오르기도 했다. 아마도 재미도 있고 돈도 잘 벌고 무엇보다도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했음을 알 수 있다.
유튜브에 대한 기독교세계관적 평가는 긍정적 평가와 부정적 평가 모두를 포함한다. 먼저 긍정적 평가로는 첫째, 연령이나 성별을 떠나서 누구나 손쉽게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민주주의 체계를 활성화시키고 있으며 일반은총 차원에서 이해될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즉 하나님이 신앙인과 비신앙인 모두에게 베푸시는 은총처럼 유튜브는 시스템을 국가가 통제하지 않는 한 어떠한 차별도 없이 활용이 가능하다.
둘째, 어떤 SNS 보다도 뛰어난 소통의 도구로서 지식과 정보 그리고 표현에 있어서 가장 빠르고 원활한 전달력을 확보하고 있다. 셋째, 보편성과 개별성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문화의 다양성과 창조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부정적 평가도 아울러 존재한다. 첫째 기술의존도를 심화시킨다는 점이다. 콘텐츠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보다 현실적으로 제작하고 수용하기 위해서는 발전된 기술에 의지하는 경향이 짙을 수 밖에 없다. 유튜브의 처음 시작은 스마트폰 촬영과 무료앱을 통한 편집으로도 가능했지만 지금은 제작과 편집전문가를 기용할 만큼 신기술확보가 중요해졌고, 수용의 측면에서 역시 5G시대가 열리면서 빠른 속도로 영상을 볼수 있는 새로운 스마트폰 구입 욕구가 증가하는 현실이다. 둘째, 선정성과 상업성의 성향이 강한 점은 유튜브가 자본주의 사회의 대중문화의 부정적 기능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유튜브는 조회수와 구독자수에 따라 광고가 붙고 이익이 창출되는 시스템으로 흥미를 끌기 위한 자극적인 내용들이 적지 않다. 셋째, 지나친 주관적 방송은 공익을 해칠 수 있는 위험성을 갖고 있다. 1인 미디어의 특성상 크리에이터의 주관성은 유튜브의 강력한 특징인 동시에 객관성 및 사회적 공익성을 훼손시킬 우려를 안고 있다.
이러한 유튜브가 가져 온 의식의 변화는 한국교회가 사회와 소통하는데 보다 전략적인 접근을 필요로 한다. 한국교회가 유튜브를 활용하는 방식은 예배와 설교에 집중되어 있다. 예배실황을 중계하거나 설교녹화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는 일이 가장 흔하다.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교회라면 설교를 녹화할 수 있는 카메라를 갖추고 기본적인 자막기 활용이 가능한 까닭에 별다른 편집 없이도 설교동영상은 예배가 끝난 후 손쉽게 유튜브에 업로드가 가능하다.
그러나 만일 교회가 설교라는 콘텐츠를 유튜브를 통해서 효율적으로 전파될 수 있기 위해서는 사전에 유튜브라는 플랫폼에 맞게 사전 기획을 해야 하는 준비가 필요하다. 효과적인 편집과 사전 기획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 콘텐츠를 제공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교회 안에 유튜브에 익숙한 세대가 있다는 사실은 염려가 되는 한편으로 미래에 대한 소망을 갖게 한다. 첫 번째 그룹은 ‘다마스커스 TV’로 기독교변증이 주요 사역 내용이다. ‘다마스커스 TV’의 주요한 특징은 첫 방송에서부터 나타났다. 2017년 11월 27일 <만들어진 신>의 저자이자 무신론자들의 대표격인 리처드 도킨스와 기독교 신앙의 입장에서 과학을 가르치는 옥스퍼드대 수학교수 존 레녹스와의 토론을 한글자막을 넣어 라이브로 생중계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어서 하나님의 존재와 기독교의 의문점들에 대한 논리적 답변들을 다룬 영상들이 이어졌다. 윌리엄 레인 크레이그의 <크리스천이 왜 기독교 변증을 배워야만 하는가>와 존 파이퍼 목사와 팀 켈러 목사의 <C.S. 루이스를 말하다>와 같은 대담 영상들도 한글자막을 입혀 비록 4천 명이 채 되지 않는 조회수를 기록했지만 매우 의미있는 기독교 유튜브의 행보를 보여주었다.
두 번째 그룹인 전문인 팀사역 단체 케어코너즈(Care Corners)는 30대의 이보람 감독을 내세워서 기독교 역사상 처음으로 유튜브를 통해 웹드라마를 선보였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40분 내외 분량으로 각각 8편 씩 총16편의 드라마 <라이프>(LIFE) 시즌1,2를 제작한데 이어서 2018년 5월부터 7월 까지는 8편 구성으로 <라이프> 시즌3을 유튜브를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크리스천 드라마를 표방하듯 그리스도인이라면 신앙과 부딪히는 현실에서의 갈등을 진솔하게 담아 즐거운(?) 성찰에 이르게 한다. 영상이 제공하는 가벼운 터치 속에서도 신앙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크리스천 웹드라마는 지금까지 영화나 TV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일이다.
다만 대담 형식의 기독교변증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많은 재원이 들어가는 것이 해결해야할 큰 문제이긴 하지만, 젊은 그리스도인들이 아이디어와 용기를 가지고 유튜브를 공략하는 일은 새로운 문화선교전략인 것만큼은 분명하다. 새로운 플랫폼 유튜브를 거룩한 즐거움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일은 그리스도인과 비그리스도인 모두에게 복음을 전하는 적극적인 기독교변증의 또 다른 역할이 아닐 수 없다.
※ 본 논문은 2019년 기독교학문연구회 춘계학술대회 <세계관 A> 분과(좌장: 신국원 교수)에서 발표되었으며, 논문의 전체본문은 (사)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홈페이지(www.worldview.or.kr)에서 열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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