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오늘 날 많은 사람들은 그리스도인에게 희망이 없다고 말한다. 아마 그들이 그리스도인으로부터 희망을 보지 못한 까닭은 그리스도인들이 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일 것이다. 능력을 상실한 그리스도인은 세상 사람과 다를 바 없는 상태에 놓이게 된다. 학교 현장으로 말할 것 같으면 남들이 다 하니까 특정 학과에 가기를 희망하고, 그저 자신을 위하여 아등바등 살면서 학점을 위해 동료를 무섭게 밟고 올라서는 것. 젊은 날 하나님 세계의 큰 비전 없이 자기 인생에 집중하는 상태가 바로 능력 없는 그리스도인의 모습이라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왜 이렇게 되었는가. 첫째 이유는 ‘그릇된 객관화’로 인한 하나님 중심의 유신론적 세계 붕괴에 있다. 오늘 날 세상을 향한 통약가능성(commensurability) 여부만이 그 실체의 존재정당성을 확보시킬 수 있다는 객관화라는 논리 앞에서, 하나님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조차 기독교 신앙인의 세계에서만 사시는 분으로 밀려나신지 오래다. 이제 하나님은 신자들의 세계에서조차 실재의 세계에서 믿음의 세계로 추방되었다. 둘째 이유는 교회에 대한 ‘성경’의 권위가 약화된 것이다. 성경은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으로 성 삼위 하나님에 대하여 우리에게 일러주고 그분의 가르침과 명령을 알려주는데, 오늘 날에는 성경을 무한정 해체하고, 재해석하는 태도가 만연해 있다. 대표적인 것이 동성애 문제 등을 두고 시류에 편승하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로 인하여 많은 신자들이 말씀을 취사선택하는 오류 속에 빠지고 있으며 말씀에 대한 순종은 약화되고 있다. 말씀에 대한 순종이 없는 신자는 자연히 믿음과 멀리 보는 눈을 상실하고 자기 문제에만 집중하게 될 것이므로 능력을 기대 할 수 없다. 셋째 이유는 종교개혁 이후 기독교의 신앙이 하나님과 인간 사이로, 또 영혼 구원 문제만으로 급격히 축소된 데에 있다. 신앙생활에서 개인 영혼의 문제가 가장 핵심에 위치한 것은 분명하고 사회구원보다 우선 되어야 하는 것도 분명하나 전자의 영역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기독교의 상황은 그리스도인의 세상에 대한 능력을 상실시켰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내가 속하여 활동하고 있는 연세대학교 기독동아리 ‘익투스’에서는 개인 믿음의 영역으로 후퇴한 하나님 신앙, 성경의 권위 약화, 세계에 대한 관심 상실이라는 주요한 문제 가운데 그리스도인이 다시 능력을 가지기 위해서 ‘하나님 나라 백성 의식’ 회복이 필요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하나님 나라 백성 의식이라는 것은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 나라의 백성임을 자각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백성은 당연히 하나님을 통치자로 인정하고, 그 법에 순종해야 하므로 이것을 자각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이 자각을 통하여 능력이 회복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 해야할 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하나님의 객관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우리가 최근 하나님을 “믿는다”고 했을 때 그 의미는 “나는 하나님의 존재를 믿는다”는 뉘앙스를 내포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하나님의 존재가 그저 신앙의 세계에서 인간의 믿음에 기대고 있다는 생각일 뿐이다.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의 존재와 그 세계가 진정한 객관의 세계임을 자각해야 한다. 둘째, 성경의 권위를 회복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객관성이 회복 된 뒤에 하나님의 법이 제 위치를 찾아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신자들이 말씀에 순종하기 시작하면 역사는 반드시 일어난다. 그 때에는 개인의 영적인 문제로부터 세상의 모든 영역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시선이 깨어남에 따라 그리스도인의 능력이 회복되게 될 것이다.
하나님은 분명 자신의 백성들을 지키시고 인도하신다. 또 야훼 하나님을 자기 주로 모신 사람들은 그의 품에서 안전을 느끼며 큰 비전을 가지고 역사를 돌리는 사람들로 쓰임 받을 수 있다. 하나님의 백성이 되면 눈이 달라지고 비전이 무궁하게 쏟아진다. 학교 현장에서 나는 이것을 느끼고 꿈꾼다. 나는 내가 서 있는 신학교 하나가 달라지면 전 세계 역사가 달라지리라 생각한다. 이 신학교에서 복음과 바르게 된 하나님의 가치관이 확립되면 학교가 변화되고, 학교가 변화되면 학생들이 변화하고 학생들이 변화하면 수십 년 뒤 학생들이 각계의 지도자들이 되었을 때에 나라가 변하고, 나라가 변하면 세계가 변하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끊임없이 교육을 준비하며 하나님 나라와 세계를 위한 계획들을 세워나가고 있다. 나는 오늘 날의 그리스도인들이 모두 자신의 하나님 백성 됨을 인식하여 그 능력이 회복되고 세상을 바꿀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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