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본 논문이 갖고 있는 문제의식은 다음과 같다. “태생적으로 진화론에 뿌리를 두고 있는 생태교육의 세계관은 무엇이며, 그 안에 담긴 교육적 함의는 무엇인가?” 이 질문의 목적은 생명의 기원에 대한 진화론과 창조론의 오랜 논쟁을 재현하려는 것이 아니라, 생태교육의 의미가 세계관에 따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는 것을 입증하는 데 있다. 이에 더하여 다양한 생태적 위기 가운데 인간과 자연, 인간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기독교적 담론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성과 과학에 기초한 진보가 인류를 번영으로 이끌 것이라는 근대적 사고는 자연에 대한 호기심을 배제하고 과학적 지성과 합리적 지식을 중시하는 객관주의적 사고를 가져왔다. 이는학교에도 영향을 주어 분절된 교과지식이 객관적이고 중립적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이러한 그릇된 신화에서 벗어나 상생을 위한 생태교육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교육에 대한 이원론적 접근에서 탈피하여 지식의 생태계를 재구성하고, 개인의 정체성과 세계와의 관계성이 상호 연관된 교육적 대안을 찾아야 한다.
생태교육은 필연적으로 인간과 자연의 상호작용을 토대로 이루어진다. 특히 생태계를 하나의 전체적인 유기체적 구조로 보는 관점은 인격적 지식을 주장한 폴라니의 관점과 상통한다. 그는 암묵적 지식의 실체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인격적 참여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이러한 지식의 특성은 예술의 성격과 유사한데, 대상을 세밀하게 묘사하는 표현 방식은 객체를 관찰의 대상으로 끌어올림으로써 주체와 연결시킨다. 근대의 자연과학자들은 이를 적극 수용하여 생태학 이론의 기초를 확립하였다. 대표적으로 다윈은 귀납법을 제시한 베이컨의 가르침대로 세계 각지의 동식물에 대한 관찰일지를 작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진화이론을 체계화하였다. 생태학의 주창자인 헤켈도 다양한 동물군을 관찰하고 그리면서 자연의 시각적 질서를 형상화하고 동시대의 미술과 건축 양식에 도입하였다.
이렇듯 과학적 탐구와 예술적 창작의 통합은 후대 진화론자들과 생태주의자들에게 있어서 자연의 모든 범주에서 진화의 일관성과 독특성을 증명할 유용한 수단이 된다. 이러한 특징은 과학적 이론과 지식의 전수를 여전히 중요시하는 학교교육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 다시 말하여, 교과서나 박물관에서 학문적으로 잘 표현된 그림과 글은 신뢰할 만한 지식이라는 인상을 주게 되고, 학습자와 감상자들로 하여금 추론과 해석에 있어서 오류가 없는 증명된 지식으로 받아들이게 한다. 그러나 생태교육의 목적은 자연에 대한 지적 호기심과 지배욕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가 공유할 수 있는 가치를 찾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자연선택과 적자생존을 주장하는 진화론이 생태주의가 추구하는 정신과 의미에 부합된다고 보기 어렵다. 이와는 달리 안식과 샬롬을 통해 자연과 인간의 상생을 강조하는 기독교적 교육은 생태교육 본연의 이념과 실천방안을 추구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 본 논문은 2019년 10월 26일 성균관대학교에서 개최된 제36회 기독교학문연구회(2019년 추계학술대회) 대학원생부 ‘교육분과’ 발표논문이며, 전체 본문은 (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홈페이지(www.worldview.or.kr)에서 열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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