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마붑 알럼은 방글라데시 출신으로 한국에 일하러 온지 벌써 12년 째. 한국어와 문화에 능통한 반 한국인이 다 된 젊은이다. 그에게 자신의 나라 다카에서 영화촬영을 위해 열 명이 한국에 온다는 연락을 받는다. 마붑은 흥분되고 기대에 들떴다. 정말 고국의 영화배우들이 도착하여 유명 유적지에서 촬영을 시작한다. 얼마나 고무되는 일인가! 그런데 며칠 뒤 배우 3명을 남기고 감독과 다른 팀원은 사라지고 만다. 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 이 엽기적인 행방불명 사건을 탐사하다 결국 방글라데시로 날아간다. 그들의 고향을 찾아서 가족과 주변 인물들을 만나며 사라진 이유를 밝히고자 한다. 과연 뜻대로 될 것인지.
마붑은 방글라데시에 12년 만에 왔다. 자신이 자란 고향이지만 낯설다. 오랜 시간이 지나 남의 나라 같이 느껴진다. 한국이 오히려 고향같이 느껴진다. 왜 그럴까? 고향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고향은 누구 말대로 자신이 태어난 곳에 한정되지 않는다. 고향은 자신의 마음이 뿌리를 내리는 곳이다. 누군가 마붑에게 “당신의 고향은?”이라 묻는다면, 그는 대답하리라. “나는 한국 사람입니다.” 이 땅에 살고 있는 이주민들은 누군가? 언제까지 타국에서 온 이방인으로 취급받아야 하는가? 이주민 자신이 한국에서 살아가면서 한국이 고향이라 느끼는데 정작 이곳 원주민들은 인정치 않으려 한다. “너희 나라로 돌아가!” 외국인 혐오발언이 가라앉지 않는다.
한국이 드림의 대상이 되었다. 불과 수십 년 전만해도 개발도상국 명단에 들어있었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이민하는 이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역이민으로 한국으로 돌아오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다. 외국인에게 물었다. 한국이 좋은 이유? 유튜브 조사 결과 70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그 중에서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을 선호하는 이유는 단연 높은 임금과 사회 안전성이다.
다큐멘터리는 이제 방글라데시로 향한다. 한국에 와서 사라진 이유는 무얼까? 그렇다면 왜 한국에 왔을까? 마붑은 물어물어 그들의 흔적을 뒤쫓는다. 한 가족을 찾았다. 그들에게 한국에 간 자식에 대해 묻자 말한다, “일자리 구해서 잘 있다고 하더라.” 한국에 온 이유는 금방 밝혀진다. 그리고는 마붑에게 부탁한다. “제발 고발하지 말라.” 그들도 식구가 한국에서 사라진 이유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불법체류, 불법노동이라는 것도 짐작하고 있다.
고향에서는 당당한 시민이요 한 가정의 식구로서 생활하고 있었지만, 타국에 돈벌이 노동을 하러 나오는 순간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을 수 있다. 더구나 이들의 경우 피디에게 천만원 이상의 소개비를 준 상태다. 이들의 영화제작은 처음부터 불법취업을 노린 작전이었다. 코리안 드림의 시작은 이렇게 첫단추부터 잘못 꿰어졌다. 이들의 코리안 드림은 사기극이었던 것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코리안 드림이 행복하게 이뤄질 수 있을까?
<러브 인 코리아>는 감독이 왜 사라졌는지 끝내 미스터리로 남긴다. 한국 어디에선가 불법노동자로 일하고 있을지, 불법체류하다 언젠가 강제추방 당할지도 모르겠다. 이제 마붑과 같은 이주노동자들에게로 돌아가 보자. 정상적인 과정을 거쳐 정착한 그들은 한국에서 다문화 가족으로 불린다. 우리 사회는 이들을 인권과 사회복지 차원에서 차별없이 살아가게 안전장치를 해주고 있다. 이주노동자 중에서 국회의원이 나올 정도로 사회적 권리와 주장을 할 수 있는 단계에 와 있다. 그럼에도 열악한 노동 환경이나 노동 현장의 갑질 등은 사라지지 않고 있으니 다문화 가정에 대한 관심과 배려는 지속되어야 한다. 특히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이 차별대우 받지 않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에 그 자녀들을 혼혈아라고 바라보는 시각은 부끄러울 정도이지 않은가!
유럽 기독교계는 이주노동자들 중, 특히 이슬람과 같은 타종교권에서 온 이들을 선교적 차원에서 다가가려고 노력한다. 독일 연방 중에서 기독교로 개종하는 경우 영주권을 발행해주는 제도를 실행하고 있는 지역도 있다. 이슬람권에서 선교사가 사역하는 것이 현재 얼마나 어려운가. 그런데 그들은 기독교권에 스스로 찾아온 이들이 아닌가. 하나님께서 선교하라고 보내신 것으로 받아들인다.
아직은 한국 사회가 하나님께서 보내신 이들을 천사처럼 대접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기독교계는 최선의 노력과 예의로 이 땅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사랑과 관심을 기울이자. “사랑은 이웃에게 악을 행하지 아니하나니.”(롬 13:10) 그리한다면 그들도 마음의 감동을 받아 예수의 복음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되리라 믿는다.
“너는 이방 나그네를 압제하지 말며 그들을 학대하지 말라 너희도 애굽 땅에서 나그네였음이라.”(출 22:21) “너는 이방 나그네를 압제하지 말라 너희가 애굽 땅에서 나그네 되었었은즉 나그네의 사정을 아느니라.”(출 23:9)
이용약관 | 개인정보 취급방침 | 공익위반제보(국민권익위)| 저작권 정보 | 이메일 주소 무단수집 거부 | 관리자 로그인
© 2009-2024 (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고유번호 201-82-31233]
서울시 강남구 광평로56길 8-13, 수서타워 910호 (수서동)
(06367)
Tel. 02-754-8004
Fax. 0303-0272-4967
Email. info@worldview.or.kr
기독교학문연구회
Tel. 02-3272-4967
Email. gihakyun@daum.net (학회),
faithscholar@naver.com (신앙과 학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