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영혼 없는 몸이 죽은 것 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니라(야고보서 2:26)”
하나님 앞에서 죄를 지은 우리 인간은 믿음으로 구원을 얻는다. 그러나 행함이 없는 믿음으로 가능한가? 이 질문은 지금까지 많은 신학적 논쟁과 교회분열의 씨앗으로 작용했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사도 바울은 “죄를 지은 우리는 예수님의 은혜를 힘입어 믿음으로 구원 받는다”는 복음적 메시지를 분명히 선언하고 있다. 우리가 믿음을 통해 구원을 받는다는 것은 분명한 복음적 메시지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받은 이 복음은 ‘오직 믿음’만을 강조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 야고보서는 “만일 사람이 믿음이 있노라 하고 행함이 없으면 무슨 유익이 있으리요....사람이 행함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고 믿음으로만은 아니니라”(약 2:14~24)고 말씀한다. 이뿐 아니라 마태복음에는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다 천국에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마 7:21)는 말씀도 있다.
그렇다면 온전한 하나님 자녀의 삶은 믿음인가? 행함인가? 성경은 둘 다라고 말씀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교회의 실상은 행함을 통해 믿음이 검증되는 복음적 진리를 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편협한 가르침은 예수님이 우리에게 주신 고귀한 천국복음을 자칫 싸구려 천국행 티켓으로 전락시킬 위험이 있다.
우리는 얼마 전 서울에서 탈북 모자가 아사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다. 먹을 것이 넘쳐나는 남한 땅에 목숨 걸고 내려와서 아사라니. 뭐가 문제였을까? 사람들은 정부의 제도와 정책에 문제점을 제기한다. 그러나 이 사건은 정부의 잘못뿐만 아니라 소외된 이웃들을 진심으로 돌보지 않는 우리 교회들의 책임도 크다. 이웃의 역할을 제대로 못한 나를 포함한 우리 모두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변화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이런 문제에 관하여 명쾌하게 답을 제시한 쉐인 클레어본(Shane Claiborne)이 쓴 <믿음은 행동이 증명한다>(아바서원)라는 책을 소개한다. 책의 원 제목은 <저항할 수 없는 혁명>(The Irresistible Revolution)이다. 제목부터가 도전적이다. 책의 내용 또한 명쾌하고 시원하다. 더불어 거룩한 부담감과 불편함도 갖게 한다. 저자는 예수님의 가르침과 삶을 그대로 따라가려고 하는 이 시대의 ‘평범한 급진주의자’이다. 그가 보여주는 믿음에 기초한 혁명적이고 실천적인 삶, 가난한 이웃들과 기꺼이 함께 하는 모습은 필자에게 많은 도전과 감명을 주었다.
이 책은 지금까지 필자가 읽었던 신앙서적들과는 많이 달랐다. ‘자유시장 경쟁체제’의 결과인 빈부격차와 가난의 문제, 환경파괴와 전쟁, 총기사고 등 각종 범죄들에 대한 복음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의 진실 되고 실천적인 삶으로 이 시대의 사회적 문제들에 대한 현실적인 해답을 고스란히 녹여낸 책이라고 할 수 있다. 특별히 눈에 들어온 대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우리는 결코 분리되면 안 되는 것들을 종종 분리시킨다. 믿음과 행위. 영혼 구원과 구제 행위. 예수님과 정의 등등. 이 둘은 결코 분리될 수 없는 동전의 양면과 같고 가위의 두 날과 같다. 둘이 함께 작동할 뿐이다......그릇된 이분법을 만들지 말고 통전적인 복음을 찬성하도록 하자. 통전적인 복음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 하늘과 땅을 모두 포용하고, 영혼 구원과 구제 행위를 모두 포함하는 것이다.”
필자는 휴전선 북쪽 지역에서 태어나 1990년대 중반 아사의 위기를 겪으며 청소년기를 보냈다. 또한 그곳에서 비밀리에 예수님을 영접하고 믿었다. 내일 당장 먹을 양식이 부족한 가운데서도 한 줌의 옥수수를 더 어려운 이웃들과 나누었을 때 주님은 상상할 수 없는 놀라운 방법으로 우리의 필요들을 공급해 주셨던 것을 기억한다. 구약의 사르밧 과부가 경험했던 밀가루 한줌의 기적과 신약의 오병이어의 기적이 오늘날에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셨다.
그 후 20여년의 세월이 흘러 부유한 남쪽에서 살고 있다. 약 2년 전 중국에서 함께 생활했던 한 조선족 형제의 긴급한 경제적 요청을 차갑게 외면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최근 복음서의 말씀을 읽다가 그 사건이 기억나 깊이 회개하게 되었다. 필자는 오래전부터 가난한 자에 대한 구제와 나눔, 최근의 사회적 이슈인 빈부격차와 소득재분배와 같은 사회 정의의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나 세속에 물들어 복음의 민감성을 상실한 채 욕심을 따라 살았다. 만약 예수님이 복음서의 말씀들을 진지하게 하신 것이라면, 그리고 이것이 나의 영혼구원과 관련된 문제라면 참으로 심각해진다.
감사하게도 이러한 문제들이 마음속에서 심각하게 갈등을 일으키는 시점에 이 귀한 책을 선물 받았다.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의 나의 고민과 갈급함에 대한 주님의 특별한 응답이라고 생각되었다. 남은 생애를 기꺼이 예수님의 제자로 살기를 원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이 책을 일독할 것을 적극 권한다. 예수님은 “내가 세상에 다시 올 때에 너희의 믿음을 보겠느냐?”라고 하셨다. 이제 말이 아닌 행함과 진실함으로 주님 앞에서 우리의 믿음을 증명해 보일 때가 아닐까?
이용약관 | 개인정보 취급방침 | 공익위반제보(국민권익위)| 저작권 정보 | 이메일 주소 무단수집 거부 | 관리자 로그인
© 2009-2024 (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고유번호 201-82-31233]
서울시 강남구 광평로56길 8-13, 수서타워 910호 (수서동)
(06367)
Tel. 02-754-8004
Fax. 0303-0272-4967
Email. info@worldview.or.kr
기독교학문연구회
Tel. 02-3272-4967
Email. gihakyun@daum.net (학회),
faithscholar@naver.com (신앙과 학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