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태어나 보니 부모님이 목회자셨고, 기독교 중고등학교를 나와 대학교까지 기독교 학교에 다녔다. 기독교 온실에서 산 것과도 같은 내 삶은 내게는 가장 익숙한 삶이었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세계관의 충돌을 경험할 때마다 혼란스러웠고, 나와 세계관이 다른 사람들을 회피하기 바빴다. 직면하기보다 나중에 고민할 숙제로 미뤄두는 게으른 선택을 했다.
그런데 올해 임신을 하게 되었고, 배 속에 아이를 품고 있는 상태에서 그동안 회피했던 세계관적 고민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 혼돈한 세상을 살아갈 자녀를 양육할 때, 엄마인 내가 삶의 전 영역에서 기독교세계관적 방향성을 분명히 갖고 있어야 할 것 같았다. 때 마침 개설된 ‘더세움교회’의 ‘시냇가에 심은 나무’ 과정을 통해 기독교세계관을 마주할 수 있었던 것은 참 시의적절한 하나님의 인도하심이었다.
기독교세계관의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다양한 강사님들의 강의와 독서 과제를 통해 기독교세계관이 나의 모든 일상에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이 무엇일까?” 질문하고, 그에 대한 답을 듣고, 순종하며 살아가는 삶의 태도라는 걸 느꼈다. 이러한 삶의 태도는 내 삶에 분명한 도전을 주었다. 나는 요즘 출산 후 커리어에 대한 세계관 충돌을 겪고 있었다. 하나님께서 주신 달란트와 사명을 찾기 위해 지난 30년 동안 수많은 교육을 받고 치열히 쌓아왔는데, 정신차려보니 김천이라는 낯선 도시에 와 임산부가 되었다. 임신에 대한 기쁨을 느끼기도 전에, 이 아이를 낳으면 그동안의 모든 노력을 버려야 할 것 같은 압박이 몰려와 불안했다. 지금까지 무엇을 위해 그토록 열심히 살았던 것인가 싶어 허무했고, 가정을 건강히 세우는 일 외에도 다른 하고 싶은 일이 있다는 것에 대해 죄책감이 들었다. 이 문제를 두고 하나님의 뜻을 묻지도 못했다. 왠지 하나님은 다 포기하라고 할 것 같아 무서웠다. 불안함, 허무함, 죄책감, 두려움으로 진로에 대한 나의 세계관은 오염되었다.
그런데 ‘시냇가에 심은 나무’의 ‘진로와 소명’ 강의에서 “우리 인생의 청중은 하나님이시다.”라는 메시지가 시끄러웠던 내 마음을 고요히 만들었다. 내가 괴로웠던 것은 내 인생을 보시는 하나님보다, 타인의 시선을 더 크게 의식했기 때문이었다. “내 인생을 가족들이, 친구들이, 선후배들이, 선생님들이, 전 직장 동료들이 보면 어떨까? 내 인생이 초라하고 무능력해 보이진 않을까?”와 같은 질문들이 하나님을 향해 던져야 할 질문을 막고 있었다. 이를 직시하니 내 인생의 청중이신 하나님께만 물으면 된다는 사실이 자유함으로 다가왔다. 비로소 “하나님, 당신의 뜻이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두려움 없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과거의 나는 세계관의 충돌을 마주했을 때 도망치기 바빴는데, 이제는 말씀을 기준으로 무엇이 하나님의 뜻인지 묻고, 담대히 선택할 용기가 조금은 충전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 과정에서 때로 흔들릴 수 있고, 타인의 미움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하나님의 말씀을 등불 삼고, 함께할 ‘더세움 공동체’가 있는 이상 기독교세계관이 내 삶에 튼튼히 뿌리내릴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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