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24일 금요일 어둑한 무렵, 나는 새로 시작하는 ‘크리스천 스타트업 스쿨’(ChEMBA) 1기의 입교식에 가는 길에 노량진 고시촌을 지나고 있었다. 이 회색 무덤 같은 곳을 바로 지나 생명을 불어넣고 일으키는 창조주의 업을 따르는 창업가들을 세우는 스쿨을 시작하는 감회가 새로웠다.

기득권에 사로잡혀 단기적 안목으로 장벽을 치며 살아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는 한국 사회와 경제를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자들이 바꾸어야 한다는 시대적 사명이 있었다. 주님 뜻에 맞는 사업을 펼칠 수 있는 이들을 세워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고, 이 사회에 영적인 임팩트를 주도록 하기 위하여 이 창업 스쿨은 시작되었다. 감사하게도 참가자 모두 계급장을 떼고 부트캠프(Boot Camp)의 신병처럼 강도 높은 훈련에 참가해 주었고, 외롭지 않게 수많은 원군들이 함께 하였다. 중보 기도팀이 조직되어 기도하고, 기독경영연구원의 선배들이 멘토로 함께 하고, 벤처 캐피탈리스트들이 앞길을 인도하였다.

이 창업 스쿨의 주요 키워드는 정탐이다. 성공한 창업가들의 주요한 비밀은 그들이 왜 이 사업을 하느냐와 어떻게 세상을 보느냐에 있었다. 민수기 13장의 정탐하라는 명령이 탐지하고 탐색함이라는 것을 새기고, 그 지형과 산물, 고객과 경쟁자들을 살피되, 두려워하지 않음을 되새기며 주님이 주신 땅으로 강하고 담대하게 나아갔다. 우리는 창업 스쿨이 오랜 경력의 숙달된 경영자들이든, 경영을 전혀 모르는 이들이든 누구나 창업가로 만들 수 있는 기적의 학교가 될 것을 선포하였다.

기독경영연구원은 지난 20년 동안 이 땅에서 경영의 현장에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한 노력과 이를 실현해낼 일꾼을 교육하고 양성하여 왔다. 이제 시대가 요구하는 혁신적이고 기업가정신을 갖춘 크리스천 청년을 양성하기 위한 비전을 가지고 스타트업 스쿨을 시작하였다.

‘크리스천 스타트업 스쿨’ 프로그램은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사명을 발견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삶과 경영의 현장에서 그 사명을 어떻게 실천해 나갈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하였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실제 비즈니스 활동 전체주기를 경험하며 실행하는 ‘실전 스타트업 프로젝트’ 과정으로 이루어졌다. 이론과 실제를 조화시키고, ‘경영’와 ‘미션’을 통합하여 영적, 사회적, 경제적 측면 모두에서 총체적 구원을 위한 일꾼들을 기르는 세계적 수준의 교육을 목표로 한 것이다. ‘앙트레프레너십’(entrepreneurship)을 발현하여 탐색(explore) 및 추구(pursue) 과정을 통해, 1) 비즈니스 모델의 개발,  2) 스타트업의 설립(launch) 과정, 3) 성장 / 위험관리, 4) 글로벌 임팩트, 5) 수확(exit) 등에 대해 배운다.

지금까지 ‘크리스천 스타트업 스쿨’은 3년간 3개의 기수를 배출하였으며, 지금 4기를 모집하여 시작하려는 중이다. 매 기수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30명의 정예 훈련생들이 들어와 실습하고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투자 유치 성공, 네이버나 카카오와 같은 주요 기업들과의 협력, 정부에 의한 우수 스타트업 선정, 수상, 경진대회 입상과 인큐베이터 입주 등 다양한 단계로 비지니스를 진행 중이다.

이 시대의 한국 교회는 아굴라와 브리스길라, 다니엘, 요셉 같은 청년들을 찾아 그들을 제자로 훈련시키고 멘토링하여 하나님의 인격과 성품, 경배와 찬양의 사랑, 경영윤리를 갖추도록 하여야 한다. 그리하여 그들을 이 시대의 시장(marketplace), 즉 로마로, 바빌론으로, 애굽으로 보내야 한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 하나님의 통치가 기업 세계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여야 한다.

이 창업 스쿨이 크리스천 기업가들의 커뮤니티 활동으로 커지길 가도한다. 선배 기업가들과 스타트업이 후배들을 위한 ‘멘토링 - 시작품 제작지원 - 투자조합 참여’ 등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그리스도인 기업가들에 의해 10억 달러를 버는 경제적 가치 창출은 물론이고, 10억 명의 삶을 변화시키는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내는 사회적 ‘유니콘’(Unicorn)들이 나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