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경남 진주의 경상대학교에는 ‘캠퍼스 수요예배’(이하 ‘캠수 예배’)가 있다. 지난 10년 동안 학기 중 매주 수요일 밤마다 단 한 주도 빠짐없이 이 예배가 드려졌다. ‘캠수 예배’는 2010년부터 세상 문화에 포로가 되어버린 대학문화를 그리스도의 문화로 바꿔보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본교 교수이자 기독신우회 회장이었던 저와 교문 앞에 있는 대학교회 박철우 목사의 동역으로 시작되다. 처음 10여 명으로 시작했던 ‘캠수 예배’가 지금은 등록 학생이 200명이 넘는 공동체로 성장하였고, 매주 150여 명이 모여 예배를 드리고 있다.
10년 전, 경상대학교 캠퍼스는 복음이 메마를 대로 메마른 땅이었다. 기독동아리가 8개가 있었지만 CCC와 SFC를 제외하고는 10명 미만의 모임이었고, 어떤 동아리는 간사와 학생 1명이 동아리의 명맥만 겨우 유지하고 있었다. 기독신우회와 기독동아리들이 연합으로 개강예배를 드려도 겨우 50명 정도만 모였다. 이렇게 작은 인원이 모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각 단체별로 인원이 적었던 것에만 있지 않았다. 모든 기독교 단체가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리자는 것에는 원론적으로 찬성했지만, 실제로는 적극적인 참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학내 기독교 동아리들이 함께 모여 연합예배를 드리는 것은 참 힘들다. 각 동아리마다 존재의 이유가 다르기 때문이고, 또 연합예배를 드리면 작은 인원마저 다른 단체에 뺏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것이 처음 ‘캠수 예배’가 겪었던 어려움이었다. 동아리 간사님들은 자기 동아리 모임과 성경공부를 더 중요시했고, 일주일에 한번 모임을 가지는 날도 수요일 저녁이 많았기 때문에 ‘캠수 예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렇게 연합모임이 잘 안 되고 게토화 되는 상황에서 그리스도의 문화를 캠퍼스에서 찾아보기란 참 힘들었다. 교내 게시판의 포스터나 현수막도 다른 종교단체나 이단의 것들은 많았지만, 기독교 관련 포스터나 현수막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고등학교 다닐 때까지 신앙생활 잘하던 크리스천 신입생들 중 많은 학생들이 대학에 들어와 신앙을 잃어버렸다. 신입생들은 학기초 학과 선배들과의 대면식에서 선배들이 권하는 술 한잔, 담배 한 모금에 대부분 신앙이 무너져버렸다. 기독교 문화가 부재한 대학 캠퍼스는 세상 문화에 쉽게 포로가 되었고, 복음은 자연히 메마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캠수 예배’ 2년차부터는 기독동아리의 참여를 권하는 것을 멈추고, 독자적으로 예배에 참여할 학생들을 모아나갔다. 예배를 알리는 포스터와 현수막이 캠퍼스 구석구석에 붙여졌다. 매주 다른 종류의 포스터와 현수막을 만들어 붙임으로써, 이 대학에도 살아 역사하시는 하나님이 계심을 알리고, 매주 예배가 드려지는 것을 알렸다. 그렇게 붙여지는 수요예배의 포스터와 현수막은 캠퍼스 안에서 세상 문화와 싸우는 그리스도 문화의 창과 칼이 되었다.
‘캠수 예배’를 섬기는 자발적 학생단체가 만들어졌고, 저는 그 단체 이름을 학교 이니셜을 따서 GNUC(God & Us, Cross)라고 지었다. 또 예배를 섬기는 GNUC 이외에 각 단대별로 단대 모임과 기도회를 만들고 인도하는 단대장들이 세워졌다. 그리고 저는 이들 모임에 필요한 경비를 후원하는 캠퍼스선교회를 조직하여 후원금을 모금하였다. 이 모든 것이 필요에 따라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그러니까 다 하나님이 하셨다.
‘캠수 예배’는 신입생들이 학과 선배들을 만나기 전인 1학기가 시작되는 첫 주에 신입생 환영 개강예배를 드린다. 유명한 CCM 찬양팀들을 거금을 아끼지 않고 초청하여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신입생들을 개강예배로 오게끔 유도한다. 그리고 개강예배에 오는 신입생들은 ‘캠수 예배’와 GNUC 및 같은 단대나 학과 선배들과 세겹줄로 엮어 타락한 대학문화에 쉽게 접할 수 없도록 한다. 또 1학기가 시작되기 직전 2월말과 1학기가 끝나는 6월 중순에 2박 3일의 ‘하우 캠프’(하나님과 우리들의 캠프)를 가지면서 신앙을 확고하게 만든다.
이제는 거의 모든 경상대 교직원과 학생들이 ‘캠수 예배’를 알게 되었다. 그동안 교내 안티기독교 교직원들의 방해 공작도 많이 있었는데, 끝까지 예배 장소를 빌려주지 않아 추운날 운동장 본부석 시멘트 바닥에 무릎을 꿇고 예배를 드린 적도 있다. 저는 교내에 들어와 포교 활동을 하던 이단 IYF를 막아섰다는 이유로 고소까지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러한 경험들은 ‘캠수 예배’의 흉터로 남지 않고 훈장으로 남았고, 우리들의 믿음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이 악한 캠퍼스에 복음이 넘실대는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간다는 보람 때문에 ‘캠수 예배’는 그 어떤 역경 속에서도 단 한 주도 빠짐없이 드려질 수 있었다.
우리는 기도하고 기대하고 있다. 올해는 3백 명이 모여 ‘캠수 예배’를 드리고, 언젠가 천명이 모여 예배를 드리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 믿고 기도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정기적으로 ‘캠수 예배’ 팀이 사용할 수 있는 예배 장소가 교내에 마련될 수 있기를, 또 더 많은 교수님들이 우리와 함께 예배에 참여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 그리고 각 단대와 모든 학과에 기도회가 세워지고, 교내 모든 기독동아리와 지역 교회가 함께 ‘캠수 예배’를 드리는 날을 꿈꾸며 오늘도 캠퍼스 사역을 넉넉히 감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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