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책 추천 : 웨슬리 웬트어스 (Wesley Wentworth 선교사)
소개 글 : 황영철 (수원 성의교회 담임목사)
<A Christian Theory of Social Institutions>(1986)은 네덜란드의 법학자이자 기독교철학자, 도이어베르트(Herman Dooyeweerd, 1894~1977)의 강연 모음집이다. 이 책은 총 120쪽이다. 하지만 맨 앞의 몇 장, 그리고 맨 뒤의 용어 설명과 색인을 빼면 본문은 100쪽이다. 그렇다고 만만히 볼 책은 아니다. 도이어베르트의 철학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이는 접근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그래서 이 책의 편집자는 20쪽에 걸친 서론을 통해서 직접 도이어베르트의 학문적 발자취를 추적함으로 그의 철학의 중요한 개념을 설명하는 친절을 베풀었다. 뿐만 아니라 열 개의 강연에 대한 요약까지 실어주었으니, 이 책의 이해를 돕기 위한 노력이 눈물겹다. 편집자인 존 위티 주니어(John Witte, Jr.)는 탁월한 법학자이자 도이어베르트의 열렬한 팬이다. 그가 한국에 왔을 때 웨슬리 웬트워스(Wesley Wentworth, 1935~ ) 선교사의 소개로 잠깐 인사한 기억이 있다. 나머지 80쪽이 도이어베르트의 10회에 걸친 강의로 채워져 있다.
이 열 개의 강의는 1946-1947년, 두 해 동안 화란 델프트 공과대학에서 행한 것이었다. 그것이 1947년에 ‘열 개의 사회학 강의’라는 무미건조한 제목으로 출판되었다. 그 책에 약간의 수정이 가해져서 1962년에 “철학적 사회학의 근본 문제들”이라는 조금 양념이 뿌려진 제목으로 재출판되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헤르만 도이어베르트 재단(Herman Dooyeweerd Foundations)에서 이것을 영어로 번역하여 1986년에 출판한 것이 이 책이다. 대가의 책들은 대개 이런 복잡한 경로를 거친다. 그들의 생각이 복잡하니 출판 과정도 복잡한 듯하다.
도이어베르트는 우선 하나님이 세상을 지으실 때에 사물의 존재와 기능을 위한 일련의 규칙을 제정해 주셨다고 믿는다. 특별히 모든 것을 ‘종류대로 지으셨다’는 성경의 가르침은 도이어베르트의 생각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 만물은 종류대로 존재하게 되었고 각각의 종류에 적용되는 법칙이 주어졌다. 존재는 이 법칙의 지배를 받는다. 그것은 동시에 우리의 경험의 법칙이다. 우리가 무엇의 존재와 기능을 인식한다는 것은 거기에 일정한 법칙이 작용한다는 뜻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거기에는 오직 혼란만이 있을 것이며, 그것들에 대한 우리의 인식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다. 이 법칙에 대한 확신은 도이어베르트의 기독교적 신념이면서 그의 분석 작업의 이론적 기초를 형성한다. 도이어베르트는 이렇게 법률, 정치 및 사회에 대한 현대의 이해에 성경적이고 전통적인 기독교 가르침을 적용하고자하는 독창적인 기독교 사상가였다.
이 창조의 법칙을 밝혀내려는 연구의 결과 도이어베르트는 그것을 숫적 양상으로부터 종교적 양상에 이르는 15개의 양상으로 정리했다. 여기서 말하는 양상은 구체적 사물이 아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전이론적으로) 경험하는 구체적 현실은 너무나 풍부하다. 우리는 그 속에서 생존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그것들을 이론적 관찰의 대상으로 삼기 시작하면 거기서 양상들이 드러난다. 그러므로 양상은 우리의 이론적 작업 속에서 대상이 인식되는 다양한 측면들이다. 도이어베르트는 이 양상들 각각의 성격과 기능, 그리고 양상들 간의 상호 관계를 설명했다. 이것이 그가 사회의 분석틀로 사용하기 위해 준비한 이론적 기초 작업이다. 필자가 보기에 칼스비크(L. Kalsbeek, 1903~ )의 <Contours of a Christian Philosophy>(1975)는 가장 훌륭한 도이어베르트 철학 입문서 중의 하나이다.
성경적인 학문연구를 위한 기초 작업으로 도이어베르트는 이른바 자신의 ‘법 관념의 철학’을 발전시켰고 그것을 근거로 당시의 사회학을 평가하고 대안을 제시한 것이 이 열 개의 강연이다. 그는 양상의 성격과 기능, 상호관계에 대한 철학적 분석을 사회 현상 이해에 적용했다. 사회의 다양한 분야들은 그 각각에 적용되는 창조의 법칙과 그것들이 상호 연결되는 규칙 하에 존재한다. 따라서 사회 구성원들은 그 법칙에 따라서 사회를 구성할 도덕적 책임이 있다. 양상 이론에 의하면 사회의 어떤 한 분야가 절대화되어 다른 분야를 지배하는 일은 창조의 법칙을 어기는 것이다. 사실 이 생각의 씨앗은 흐룬 반 프린스터러(Groen Van Prinsterer, 1801-1870)가 뿌렸고, 아브라함 카이퍼(Abraham Kuyper, 1837~1920)가 발전시켰으며, 도이어베르트가 이론적으로 완성시켰다고 할 수 있다. 이 사상이 유럽의 기독교 민주당에 끼친 영향은 일반적으로 인정되고 있으며, 그것은 중요한 연구 주제가 될 것이다. 화란에서는 이 사상의 사회적 결과가 ‘기둥화’(pillarization)로 알려져 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 취급방침 | 공익위반제보(국민권익위)| 저작권 정보 | 이메일 주소 무단수집 거부 | 관리자 로그인
© 2009-2024 (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고유번호 201-82-31233]
서울시 강남구 광평로56길 8-13, 수서타워 910호 (수서동)
(06367)
Tel. 02-754-8004
Fax. 0303-0272-4967
Email. info@worldview.or.kr
기독교학문연구회
Tel. 02-3272-4967
Email. gihakyun@daum.net (학회),
faithscholar@naver.com (신앙과 학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