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이번 호의 주제는 가정과 세대간 소통입니다. 반세기만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루고 글로벌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사사기의 비극이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다음 세대가 아니라 다른 세대가 등장할 위기 속에 세대간의 단절과 대립은 신앙공동체의 근간을 위협합니다. 오늘의 문화는 기술적 우위를 가진 젊은이에게서 기성세대로 역류하고 있습니다. 세계화로 인한 문화혼종현상과 포스트모던적 파편화도 간과할 수 없는 함의를 지니고 있습니다.
첫 글 <시선>은 기독교세계관의 보편적 타당성이 시대와 문화적 다양성을 초월하는 창조질서와 성경 진리에 입각하고 있음을 기억하도록 합니다. 기독교세계관 운동이 세대 소통을 위한 훌륭한 기초이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남서울교회 화종부 목사님은 세대간 통합 예배를 통해 교회가 공유하고 전승해야 할 핵심가치와 정신을 살려낸 경험을 나누어 주십니다. 박진규 교수님은 일방적 가르침을 거부한 한 청년 수련회의 일화에서 왜 젊은이들이 교회를 등지는지를 고민합니다. 기독교 세계관 운동도 진리의 절대성에 의존해 질문과 토론을 막고 설교와 호통을 치는 자세에 빠진 것이 아닌지를 말입니다. 세대가 소통엔 진리의 절대성과 해석과 실천의 상대성을 인정하는 변화가 필요함도 일깨워 줍니다.
‘코로나 19’ 사태로 가족들과의 관계를 심화할 수 있는 기회이자 오히려 불편할 수도 있는 상황을 지혜롭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한 전명희 교수님의 제안은 타자와의 관계 속에 내가 형성된다는 사실을 주목합니다. 유경상 교수님은 특히 자녀들과의 소통에 초점을 맞춥니다. 두 분 모두 일방적인 잔소리가 아닌 경청에서 출발하는 대화로 진정한 소통을 강조합니다. 이해한다는 것은 판단 대신 현재를 인정해주고 나아지길 소망하며 기다려주는 것이라 했습니다. 이런 자세가 필요한 것은 자녀들이 소통하는 이들의 세계관에 영향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산본 해민교회의 장인석 목사님은 18년간 모든 세대가 함께 예배를 드리며 느리게(?) 성장해온 사례를 소개합니다. 청년과 아이들을 인격체로 존중하며 진정한 공동체로 일구는 목회가 가능하고 필요함을 일깨워준 모범입니다. 제가 실제로 설교를 한 적이 있는데, 아주 어린 아이들도 예배시간 내내 정숙하게 경청하며 노트까지 하는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저희 동역회의 오랜 구성원들의 특징은 대학생 시절부터 신앙과 학문의 통합에 대한 관심이지 않나 싶습니다. 새로이 이사로 선출된 최태연 교수님도 학생시절 기독교세계관 운동에 합류했습니다. 한국기독교철학회 회장으로 수고하고 있으면서 지난 40년 이상 기독교 세계관과 학문을 통해 백석대학교와 교회에서 섬김의 경험을 나누어 주십니다.
김병재 형제는 고등학생들의 멘토를 거쳐 청년사역으로 이어간 경험을 나눕니다. 배울 선배가 없다는 젊은이의 호소를 어떻게 들어주어야 할지를 알려주네요. 노희영 자매는 청년들 속에도 선배와 후배 간에 상당한 갈등과 소통의 부재가 있고 이를 극복할 방안을 찾아내어 그것을 세대간 소통의 지혜로 삼는 길을 제시합니다. 즉 ‘세대주의적 사고’를 벗어나는 것인데 이는 성경적 진리인 사랑의 실천의 다름 아니라고 했습니다. 할머니의 보살핌을 많이 받은 조지혜 자매도 자신의 대학생활과 엄마로서의 세대간 소통의 경험에 기초해 나이, 권위, 판단의 옷을 벗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 즉 사랑이 성령께서 주시는 소통의 통로임을 강조합니다. 선교단체 간사로 일하면서 일인 출판사를 연 안정민 자매의 당찬 도전도 우리 모두가 기도로 응원하고 싶은 일터입니다.
추태화 교수님은 판타지 영화 <빅 피쉬>가 그리는 임종을 앞둔 아버지와의 아들의 애틋한 소통의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서성록 교수님은 렘브란트와 뒤러 같은 기독교 미술의 거장들의 작품에 비친 세대간의 대화를 들려줍니다. 특히 <돌아온 탕자>는 잘 알려진 성경의 주제일 뿐 아니라 깨어진 가족의 회복과 소통의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두 교수님 모두 이런 진리의 소통을 잃어버린 오늘의 문화적 분위기를 안타까워하십니다.
김지원 교수님은 게리 토마스의 <부모 학교> ‘자녀양육을 통한 영성훈련’을 받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라고 평합니다. 부모는 자녀를 위해서라면 죽을 마음이 있지만, 하나님은 이미 죽으심으로 우리를 향한 사랑을 확증하셨음을 깨닫게 한다고도 했습니다. 김성한 형제는 <내가 다시 아빠가 된다면>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있는 지금 자녀를 키우고 있는 이들이 꼭 읽어야 할 이유를 말해줍니다. 장슬기 선생님의 <답이 없는 너에게> 서평은 십대의 눈높이로 그들의 질문에 답하는 노(老)철학자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웨슬리 선교사님과 황영철 목사님의 <Thinking through Creation> 소개는 성경이 문화의 난제들과 어떻게 진지하게 씨름할 수 있게 해주는지를 보여준다고 했습니다. 한문현 선생님은 왜 초등학생의 과학적 탐구를 공감하기 어려운지를 연구한 논문을 소개합니다.
‘교회 路’에서 높은뜻광성교회와 높은뜻우신교회의 박신애 목사님과 정은정 자매님이 소개하는 기독교 세계관학교 프로그램인 ‘하눈세’캠프는 2005년부터 시작된 것으로 정체성, 친구, 역사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부모로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세계관 학교의 장점과 감사를 담고 있습니다.
매번 적는 말이지만 편집진과 사무국의 수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신앙과 삶>을 통해서 동역을 시작한 여러 교회와 개인 후원자가 되신 회원 여러분들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여러분들의 사랑 속에 조금씩 더 알찬 소식지가 되어감에 기쁨이 가득합니다. 유례없는 사태로 예배마저 한 자리에 모일 수 없게 된 이 어려운 때에 주님께서 건강을 지켜주시길 기도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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