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부모학교>(Sacred Parenting) / 게리 토마스(Gary Thomas) / CUP / 2007.
코로나 19로 인해 학교 개학이 미루어지고 아내도 재택근무를 하면서, 온 가족이 하루 종일 집에 머물게 되었다. 재택근무라지만 아내는 수시로 국내외 회사 관계자들과 화상회의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족의 세 끼니를 내가 담당하게 되었다. 일주일 정도는 온 가족이 식탁에 둘러앉아 음식을 나누고, 퍼즐 그림도 맞추고, 보드게임도 하며 지냈지만, 오래지않아 나는 나대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슬슬 불만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즈음 게리 토마스(Gary Thomas)의 <부모학교>(Sacred Parenting)에 대한 서평을 요청하는 연락을 받았다.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과도 같은 책이었다.
<부모학교>의 무게 중심은 자녀가 아닌 부모에게 있다. 이 책의 부제목을 달아본다면, ‘자녀양육을 통한 영성훈련’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이 자녀들을 사용하여 우리를 가르칠 수 있고, 자녀를 가르치고 기르도록 부름 받은 우리가 오히려 그들에게서 영적 통찰을 얻을 수 있다.”(20쪽)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깨달은 점을 간단히 나누자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부모들이 자녀의 변화를 위해 기도하기 보다는 자녀에 대한 감사기도를 더 드려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자녀에 대한 감사보다는 고칠 점에 집중한다. 그러나 게리 토마스는 아이들의 문제점이나 단점에 집중하고 이에 대한 변화를 간구하는 기도보다 아이들로 인해 감사하는 기도를 더 많이 하여야 한다고 말한다. 즉 “아이들의 삶 속에 나타나는 하나님의 은혜와 증거를 인해 감사 기도를 드리고 하나님이 아이들에게 주신 특성들을 꼽아 보며 감사해야 한다”(110쪽)는 것이다.
부모가 자녀들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자녀들이 단점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님을 알면서도 종종 부모들은 자녀의 단점에 집중한다. 문제는 단점만 강조하다보면 자녀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무시하게 된다는 점이다. 때문에 자녀들이 가지고 있는 많은 장점들을 공평하게 말하고 이를 감사해야 한다. 게리 토마스는 이 책을 통해 나에게 묻고 있다. 당신은 자녀들 앞에서 “너희들 때문에 하나님께 감사한다.”고 말한 적이 있는가? 물론 우리 부부는 자녀들에게 사랑한다 말하고, 자녀의 건강과 안위를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곤 한다. 하지만 자녀가 어떤 성취를 이루어내어 자랑할 만한 것이 없을 때에도 아이들의 존재 자체로 감사를 드렸는지 스스로 묻게 되었다. 아이의 존재 자체가 감사였던 시절을 어느 사이엔가 잊고 살았던 것이다.
“만일 우리 자녀들이 자기를 변화시키고 있는 하나님의 은혜를 보기보다 부모의 기대에 못 미치는 자기 모습이 더 생생히 떠오른다면, 만일 자기들이 부모에게 감사의 제목보다는 차라리 짐으로 느껴진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바리새인 같은 사람이 그들을 기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113-114쪽) ‘바리새인과 같은 사람이 그들을 기르고 있기 때문’이라는 글이 내 마음을 찌른다. 나는 기독교인으로 성경을 읽고 기도하지만 ‘바리새인 같은 사람’으로 자녀들이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로 성장하는데 장애물의 역할을 한 것은 아닌지 묻게 된다.
두 번째는 하나님께서 우리 자녀를 부모보다 더 사랑하신다는 점이다. 게리 토마스는 “물론 당신은 그 아이를 위해 죽을 마음까지 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미 죽으셨다.”(162쪽)고 말한다. 하나님은 나보다 훨씬 더 나의 자녀를 사랑하고 계신 것이다. 나는 하나님보다 내가 더 자식을 사랑한다고 착각하며 살아 왔다. 내 삶을 돌아보니 그렇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사역지라고 생각하는 기독교대학과 기독교학문의 영역에서는 하나님이 기독교대학의 주인이시며, 학문의 주인도 하나님이심을 고백하며 그러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했지만, 자녀의 문제는 그렇지 못했던 것이다.
우리 모두는 예수님께서 죽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셨음을 안다. 우리의 자녀도 죽기까지 사랑하신 것이다. 하지만 이 땅의 부모들은 자신들이 더 자녀를 사랑한다고 예수님께 자녀 양육의 문제는 내 자식의 문제이니 잠시 물러나 계시라고 무언의 압력을 행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묻게 된다.
게리 토마스의 <부모 학교>는 자녀를 가진 부모들만을 위한 책은 아니다. 하나님의 뜻에 맞게 성장하고 싶어 하는 이 땅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을 위한 책이다. 또한 우리 주변에는 자녀와 같이 돌봄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사람이 직장 상사나 동료가 될 수도 있다. 게리 토마스의 <부모 학교>를 통해 우리는 주님께서 우리의 영적 성장을 위해 말씀과 기도뿐 아니라 우리의 삶에서 늘 만나는 사람들 특히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을 통해 우리를 성장시키시길 원하실 수 있다는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이 책을 읽는다고 우리나 우리 자녀들의 삶의 태도가 갑자기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게리 토마스의 <부모 학교>를 통해 자녀의 모습 속에 있는 자신의 모습을 분명히 보았다. 나를 오래 참으시는 주님도 보았다. 또한 나는 이 책을 통하여 부족한 자녀의 행동에 화가 나기보다는 나의 죄성과 연약함을 보게 되는 기회를 가졌고, 기도를 하게 되었다. 작은 변화의 시작이다. 하나님께서 저자에게 <부모 학교>를 쓰도록 인도하신 것은 어쩌면 책을 읽은 우리 모두에게 이러한 변화로의 초청장을 선물하기 위함은 아니었을까? 많은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이 이 책을 읽고 자녀 양육 또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영적 성장의 여정에 참여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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