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몇 달째 전세계가 영화 속 같은 ‘초현실적인 분위기’입니다. 이번 호는 ‘코로나 19’ 바이러스 팬데믹 속에서 기독교적 안목을 통해 희망을 발견할 길을 찾는데 도움되고자 기획을 했습니다. 아울러 이 재난의 일선에서 애쓰는 모든 분들에게 ‘덕분에’라는 감사와 응원이 되길 기도합니다.
<시선>은 팬데믹이 풍요와 쾌락을 우선시하는 삶의 태도에 의한 인재임에도 불구하고 대처조차도 생명보다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안타까워합니다. 그 보다는 생명 존중을 최우선으로 하는 생활방식의 변화가 정착되도록 노력해야 함을 제시합니다.
금번 사태에서 의료전문가들의 의견이 매우 중요함이 드러나 이 특집도 거기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류현모, 강은정 교수님은 이 사태 이후 일어날 변화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이를 기반으로 교회가 나갈 길을 제시합니다. 특히 바른 콘택트와 남을 돌봄을 통해 언택트 시대에도 쉼과 회복의 장으로서 건강한 가정과 교회를 세우는 생명의 공동체가 되어야 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강영안 교수님은 이번 팬데믹이 가져온 일상의 교란을 분석하고 기독교적 대안을 간략히 정리해줍니다. 문화사회 전문가인 이상민 박사님은 팬데믹을 인류 스스로 생존을 위태롭게 하는 문명에 대한 경고로 받아들여 생태학적 책임의 회복을 강조합니다. 김승수 교수님은 온라인 예배에 있어 설교자와 청중의 관계 변화가 가져온 문화적이며 신학적인 함의를 통찰력 있게 분석해주었습니다.
<사람 사이>에서는 가장 큰 고통의 현장이었던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에서 조성표 교수님이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팬데믹과 싸움의 최전선에 서 계신 박경식, 황재석, 손대구 장로님께서 생생한 기독교적 사랑과 돌봄의 현장 체험을 나누어 주셨습니다. 두 분은 우리 모두가 새겨야 할 하나님의 “징계와 경고의 의미”를 들려줍니다. 아울러 “어두울 때 퍼지는 전염병과 밝을 때 닥쳐오는 재앙을 두려워하지 않는”(시91:6) 믿음을 다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당부도 주셨고요. 하나님을 피난처로 삼고 그를 거처로 삼는 신앙으로 이겨낼 것을 강조하셨습니다. <섬김의 자리> 글을 써주신 최현일 박사님은 본 회 감사이고 필자로 섬겨 오신 동역자입니다. “기독교 세계관은 살아있다”는 자신의 의학 연구와 진료를 바라보는 안목의 변혁이 일어난 과정을 담은 실존적 간증이기도 합니다.
각자 부르신 자리에서 기독교 세계관을 익혀가는 청년들의 이야기가 이번 호에도 계속됩니다. 백유미 자매는 이 재난이 신천지와 n번방 음란물 사건과 이태원 클럽과 맞물려 있는 ‘영적 팬데믹’ 상황이 아닌지를 돌아보며, 이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키는 일이 우리 각자의 몫임을 말합니다. 최재돈 형제는 물리학 연구 과정에 신앙을 갖게 된 과정과 달라진 삶을 진솔하게 나눕니다. 김혁민 형제의 일터 이야기는 자신이 약국에서 일하며 겪은 마스크 대란의 경험담을 들려줍니다. 대구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허민녕 형제는 온라인 예배가 가져온 변화의 경험을 통해 모태신앙으로 그리고 익숙함이 깨어져 새로운 질서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느낀 바를 나눕니다.
추태화 교수님은 이번에도 예언적 영화 <컨테이젼>(2011)을 통해 팬데믹 시대의 소망을 회복하는데 교회가 해야 할 일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서성록 교수님 역시 미술관이 ‘락다운’된 지금 코로나 19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 미술을 소개합니다. 아울러 ‘사람 없는 미술관’이 우리 삶의 취약성과 위험한 열망을 넘어설 예술 실천의 길이 될 수 있다고 하십니다. 시인 이종섭 목사님은 카뮈의 <페스트>를 일반 은총이라는 코드를 통해 읽어내어 한계 상황 속에서 성실과 인간의 존엄을 지켜내는 싸움이라는 해석을 제시합니다.
웨슬리 선교사님이 황영철 목사님과 함께 소개하는 카이퍼의 <빈곤의 문제>는 고전이지만 지금 한국 상황에도 여전히 유효한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이 책엔 실천적 무신론자인 보수주의자와 이론적 무신론자인 진보주의자 사이에 정통 신앙과 진보 어젠더를 함께 아우른 지도자의 비전이 소개됩니다. 레녹스의 소책자 <코로나 바이러스 세상>도 우리에게 좋은 통찰을 가져다 줍니다.
<교회로>의 분당우리교회는 그간 교계에 많은 신선한 바람을 일으켜 왔습니다. 이찬수 담임목사님은 기독교 세계관이 목회에 중요한 축이었음을 자주 강조해 왔습니다. 소개 글을 쓴 하진호 목사님은 그간 영화를 활용한 기독교 세계관 학교를 진행해 왔으며 금번에 소개하는 성윤리연구소를 통해 기독교 세계관에 기초해 청소년에게 성윤리 확립을 위해 노력하는 중입니다.
잡지는 시의성이 생명인데 이 어려운 시기에 <신앙과 삶>이 신속하게 나올 수 없는 격월간이라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 회원님들과 후원교회에 도움을 드릴 수 없어 송구했습니다. 특히 원고료 없이 귀한 글을 써주시고 팬데믹과의 싸움 중에도 인터뷰에 응해주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편집위원님들의 노고도 감사드리며 금번 특집호가 이 재난 속에서 악전고투하고 있는 교회와 기독교 공동체에 희망과 위로를 전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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