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맹위를 떨치면서 엄청난 피해를 초래할 때, 세계 곳곳에서 강한 전파력을 가진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막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도시가 통째로 봉쇄되기도 하고, 국가 봉쇄령과 통행금지 명령이 내려지기도 하며, 자가 격리되거나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는 등 인간은 스스로를 가두기 시작한다. 이에 따라, 산업 시설 가동과 차량 운행이 대부분 중단됨으로써 오염물질 배출이 대폭 줄어든다. 그런데, 인간의 활동이 줄어들고 멈추자 공기가 맑아지고 자연이 회복되며 사라진 동물이 돌아오고 아픈 동물마저 줄어드는 현상이 생겨난다. 그런데, 만일 ‘코로나19’라는 심각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다면, 미국과 중국은 물론 전 세계 국가가 경제 성장을 전혀 멈추지 않고 지속해 나갔을 것이다. 이는 바로 ‘코로나19’가 전하는 역설이다.
물론, 산업 시설 가동이 중단되고 국내에서 및 국가 간의 이동이 엄격히 제한되면서 경기가 지나치게 위축되고 경제 성장이 대폭 감소함으로써, 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한 실업 문제뿐만 아니라 식량 위기까지 대두된 것은 사실이다. 그중 가장 참담한 현실로는 ‘코로나19’로 인해 이동제한령이나 이동금지령이 내려진 많은 국가, 특히 빈민층이 많은 국가에서는 일자리가 끊기고 양식을 얻지 못한 수많은 빈민들이 아사 직전에 놓인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굶어 죽는 것보다 ‘코로나19’에 감염되어 죽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외치면서, 정부 정책에 극렬히 반발하며 굶어 죽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식량을 구하는 실정이다.
‘파리기후협약’은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2015년 국제사회가 합의한 협약이다. 미국은 이 협약을 탈퇴하고,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기후변화 보고서에 대해 “지구온난화는 거짓말이다”라고 반응하기까지 한다. 그렇지만 미국 싱크탱크 ‘뉴 아메리카’(New America) 연구원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David Wallace-Wells)는 최신 연구 자료와 통계적 근거를 토대로 지구온난화에 따라 지구의 평균 기온이 1도씩 오를 때마다 일어날 기후 재난의 심각성을 12가지로 분석하며 이를 경고한다. 즉, 살인적 폭염, 수확량 감소와 굶주림, 해수면 상승, 대규모 산불, 일상적인 기후 재난, 영구적 가뭄과 물 부족, 해양 생태계의 황폐, 숨 쉴 수 없는 공기, 광범위한 전염병의 전파, 기후 분쟁과 전쟁, 사회 시스템의 붕괴 등이다. 결국, 가장 심각한 상태인 5℃ 상승 시에는 지구가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식물이 살아갈 수 없는 죽음의 행성으로 변한다. 이러한 미래는 이르면 30년 뒤에 우리 앞에 펼쳐질 현실이다.
또한 프랑스 경제학자 세르쥬 라투슈(Serge Latouche)는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의 연구팀의 연구를 토대로 한 ‘로마 클럽’의 보고서를 인용하여, 온실가스 배출, 환경오염, 자연 파괴 같은 생물권의 재생 능력을 넘어서는 모든 활동을 조만간 중지하더라도, 21세기 말에 이르기 전에 지구의 평균 기온은 2°C 상승하게 되어, 해안 지역의 침수, 수천만 혹은 수억 규모의 환경 난민 발생, 심각한 식량 문제, 많은 인구의 식수 부족 등이 초래된다고 경고한다. 성장을 문제 삼지 않고 성장지상주의에서 빠진 모든 시나리오는 문명 붕괴에 이른다는 것이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재생할 수 없는 자원 위기를 이유로 붕괴 시기가 2030년경으로 설정된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환경오염 위기를 이유로 붕괴 시기가 2040년경으로 설정된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식량 위기를 이유로 붕괴 시기가 2070년경으로 설정된다.
이와 같이, ‘코로나19’가 전하는 역설은 인류 스스로가 자초하여 맞이할 수 있는 인류의 생존 위기를 경고한다. 특히, ‘코로나19’에 허술하게 대처하여 엄청난 재앙이 벌어진 많은 선진국에서 나타났듯이, 선진국을 중심으로 자본과 기술력만으로 이 위기를 해결하려는 흐름은 망상에 불과하다. 또한 이 위기는 환경운동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화석연료가 뒷받침해 온 자본주의 체제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며, 운명을 나누어진 전 인류가 협력하여 이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
기독교는 창조 세계에 대한 인간의 생태학적 책임을 강조하고, 동물에 대한 돌봄은 물론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도 중요하게 여긴다. 프랑스 사회학자이자 신학자 자크 엘륄(Jacques Ellul)은 인간이 자신의 유익에 모든 것을 종속시킬 때 모든 것은 사라지고 소멸하며, 그렇게 함으로써 세상의 소망을 없앤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은 생명의 유일한 가능성인 하나님의 영광을 자연에 회복시킬 책임이 있다. 그 때문에, 자원의 낭비와 고갈, 환경 파괴와 자연의 황폐화, 물과 공기의 오염, 수많은 동물의 소멸을 방치할 때, 하나님의 영광과 세상에 대한 소망이 그리스도인에게서 사라진다.
그런 위기 상황에서 성령을 받은 각 그리스도인은 예언자적 사명을 부여받는다. 요나는 자신의 말이 들리든지 말든지, “아직 사십일이 남았으나 이후에 니느웨는 무너진다”라고 외쳤다. 이처럼 그리스도인은 세상의 종말을 예견하고 있고 하나님의 명령이 주어졌기에 요나처럼 외쳐야 한다. 물론, 요나의 예언이 이루어지지 않아 니느웨가 무너지지 않았듯이 세상이 무너지지 않기를 바라지만, 이 시대에 그 예언을 반드시 외쳐야 한다. 결국, 자신들이 사는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은 바로 그리스도인이다. 하지만 교회가 누룩이 되고 세상을 변화시킬 만한 하나의 세력이 되려면 교회는 반드시 근본적으로 변화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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