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나는 학부에서 ‘체육교육학’과 ‘화학교육학’을 전공했고, 현재는 대학원에서 ‘바이오 및 뇌인지공학과’ 석사과정 중에 있다. 서울에서 대전으로 캠퍼스를 옮기면서 다소 낯선 분위기를 경험하고 있다. 학부 시절에는 대학교회와 선교단체 JOY에서 신앙을 배우며, 캠퍼스 영혼들을 위해 기도하고 섬겼는데, 지금은 카이스트 대학원 기독동아리 ‘렉스’(RACS)에서 전공과 기독교 세계관을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고 토론하며, 스스로의 영적 성장을 위한 비전과 캠퍼스 영혼들을 어떻게 도울지 기도하고 있다. 교회는 대전 충남대 근처에 소재한 ‘푸른나무교회’라는 개척교회를 다닌다. 이 작은 생명의 공동체에서 예배하며 다음 세대와 가정회복 사역에 대한 비전을 함께 품고 교회를 섬기고 있다.
최근 우리 사회는 코로나 19의 사태로 우리의 일상이 완전히 무너졌다. 온 세상 곳곳이 순식간에 마비되었다. 이에 따라 우리 일상은 안전을 위한 사람과 거리 두기,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기, 모임 자체를 최대한 자제하기 등을 실천하고 있다. 평소 익숙하게 생각했던 모든 모임과 교제는 옛 추억이 되었다. 교회의 현장예배와 모임은 최대한 축소되었다. 대신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는 것이 자연스러운(?) 모습이 되었다.
그런데 문뜩 이런 생각이 든다. ‘코로나 19’ 이후 우리들의 모습과 삶은 정말 많이 달라진 걸까? 평소에도 늘 있던 교회 문제와 사회 문제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그저 드러났을 뿐인 건 아닐까? 온라인으로 예배만 드리고 공동체 생활 없이 신앙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전에도 있었다. 물론 전에도 어떤 이들은 현장예배나 모임에 함께하고 싶지만, 몸과 마음이 아프거나 한 여러 이유로 함께할 수 없었다. 그러나 나는 이번 ‘코로나 19’ 사태를 계기로 우리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듯 서로 가면을 쓰고 외식하던 그리스도인이 아닌 종교인의 모습으로 살아온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되었다. 또 교회 예배가 주로 온라인으로 중계되는 요즘, ‘코로나 19’ 전과 후의 예배는 근본적으로 무엇이 달라지는 것인지를 고민하게 되었다. 이전에도 예배참석 대신, 온라인으로 예배 영상을 골라 설교를 듣고 보는 것으로 대체하였던 자들이 분명 있었다. 그렇다면 이것이 현재 대부분의 그리스도인이 각자 처소에서 온라인으로 드리는 예배와 근본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다는 것인지 질문하게 된다.
‘코로나 19’는 과연 우리에게 위기이기만 할까? 오히려 우리는 이번 코로나 19 사태를 기회 삼아, 과거에도 늘상 우리 신앙생활과 교회에 편만하게 존재하고 있었지만,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던 영적 사각지대를 확인하고, 개선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또 우리 각자 개인의 영성을 제대로 점검하고 진단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특별히 하나님과 독대하는 기회를 더 많이 가지면서, 진짜 우리가 믿는 것은 무엇인지, 교회를 다닌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지에 대하여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기회를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
코로나 19 이전에, 우리는 설교를 너무나 편하고 쉽게 현장 예배를 통하여 접하고 들을 수 있었다. 그래서 일상의 밥상처럼 너무 당연하게 말씀을 누리고, 교회의 좋은 서비스들을 받는 것에 익숙했었다. 그런데 이것이 혹시 우리들의 영적 체질을 약하게 만들어서,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너무나 쉽게 중심이 흔들리고 맥을 못추는 어린아이 같은 미성숙한 영성의 소유자들이 되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이번 기회에 각자 스스로를 냉철히 돌아보고 잘 진단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그동안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고 있었기에 무뎌지고 무뎌져서 잊고 살았던 하나님의 축복들을 헤아려 보아야 한다.
그동안 어쩌면 나병균처럼 우리 심령 속에 아무도 모르게 침투해서, 치명적으로 그 지경을 넓혀 온 ‘코로나 19’ 같은 영적 바이러스들 때문에, 서서히 죽어가며, 하나님이 아니라 교회와 율법 자체를 섬기고,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라는 모임 자체를 사랑하지는 않았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또 진료 현장에서 타인의 생명을 위해 수고하는 의사, 간호사, 공무원들을 보면서,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씀의 본질을 각자가 진심으로 다시 붙잡을 기회가 되어야 한다. 그동안 우리가 눈에 보이지 않는 해악적 바이러스의 위기 앞에서, 얼마나 무력했으며, 얼마나 쉽게 흔들리는 비참한 존재였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한편 이번 코로나 19 사태는 우리에게 우리 사회에 상상 이상으로 깊이 뿌리 내리고 자리 잡은 신천지의 존재와 그 이단에 넘어가 고통받는 수많은 영혼들이 있었는지를 알려주었다. 그 많은 20대 청년들이 신천지에서 방황하고 있었고, 제대로 된 쉼과 안식을 얻지 못하고 갈 곳을 잃고 있었으며, 그 영적인 갈급함을 엉뚱한 곳에서 채우려다, 빠져나올 수조차 없는 ‘영적 팬데믹’ 상황에 처해 있었지를 보여 주었다.
또 비슷한 시기에 터진 ‘n번방’ 사태는 어떤가? 우리 사회와 시대가 얼마나 음란함이 극에 달한 상태였지를 보여주었다. 절묘한 타이밍에 드러난 이 사건은 바이러스처럼 평소 잘 보이지 않았지만, 온라인에서 그 끔찍한 성범죄가 얼마나 교묘하고 은밀하게 이루어져 있었는지를 보여주었다. 최근 다시 이태원 클럽과 물류창고 등을 통해 ‘코로나 19’가 다시 확산되는 것을 보면서, 이 해악적 바이러스는 언제나 “우는 사자같이 삼킬 자를 찾고 있는” 우리 대적 마귀를 닮았다는 깨달음도 얻었다. ‘코로나 19’ 국면에서 우리 그리스도인 청년들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무엇이 이 시대를 통한 하나님의 우리를 향한 뜻일까? ‘코로나 19’는 우리에게 위기인가 기회인가? 그 소화의 방향은 오직 우리 각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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