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2004년에 사역하던 지역교회 목회를 접고, ‘기아대책’ 사역에 동참한지 어느덧 17년이 되었다. 이번 기회에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부르셨고 우리는 세상의 영적 육체적 굶주림이 종식되는 때까지 그 부르심에 응답하였다.”는 ‘기아대책’ 사명의 부르심에 얼마나 응답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나는 그동안 기구 사역을 하면서 수많은 긴급구호 상황을 경험하였다. 2004년 서남아시아를 강타한 인도네시아 쓰나미를 비롯하여, 2005년 파키스탄 대지진, 2008년 미얀마 싸이클론. 중국 쓰촨성 대지진, 2010년 아이티 대지진, 2011년 일본 대지진, 2015년 네팔 대지진 등 수많은 자연재난 현장에서 긴급 구호 활동을 경험했지만, 대부분 짧게는 1개월, 길게는 5개월 이내로 모든 구호 활동을 종결하였다. 그러나 올해 초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19’ 사태는 의료보건, 식량, 경제, 사회 등의 전 영역의 심각한 재난사회를 경험하고 있다.
긴급 구호 수준의 구호 활동을 국내외에 장기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구호 개발 전문기구의 입장에서 고민되는 부분이 있다. 오래전에 읽었던 찰스 쉘돈(Charles Sheldon)의 <예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책 제목과 동일한 질문을 생각하고, 지금 현실 상황을 돌아보며 미션 NGO로서 부르심에 응답한 미션 수행을 위한 대안을 나누어 본다.
‘코로나 19’ 이후 7개월여 만에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Worldometer) 기준 전 세계 누적 확진자가 2020년 8월 2일 현재 1천 800만 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는 68만8천596명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전 세계 78억 인구의 0.23%가 ‘코로나 19’에 감염되고, 감염자 중 3.8%가 사망에 이른 것이다.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은 2020년 4월 21일 발표한 ‘식량 위기에 대한 제4차 연례 글로벌 보고서’를 통하여 심각한 기아로 고통받는 인구가 세계적으로 2억5000만 명에 이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 1억3500만 명의 두 배가량 늘어난 숫자이다. 미국의 2분기 성장률은 –32.9%로 2차 대전 이후 최악의 수치를 기록했고, 대한민국 역시 2분기 성장률은 –3.3%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재난 사회는 위와 같이 숫자로 보여지는 외적 문제뿐만 아니라 심리적, 사회적, 특히 영적인 부분의 내적 문제가 함께 공존하게 된다. 그러므로 재난사회의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기독교 세계관에 근거한 총체적 접근이 크게 도움이 되고 효과적일 것이다. 기아대책 사역은 육체적인 기아의 문제와 재난의 문제를 넘어서 영적, 사회적인 문제를 포함한, 그야말로 총체적 차원에서 공공 영역까지의 회복을 통한 하나님 나라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재난 발생 초기에는 의료구호, 구호물품 지원, 보호소 설치 등의 긴급 구호 사업 등을 통하여 신속하게 현장의 필요를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간을 다투는 긴급 구호의 시기가 지나게 되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개발사업의 형태로 지역사회의 교회와 가정과 리더들을 중심으로 총체적 회복 사역을 펼침으로써, 지역사회 스스로가 하나님이 주신 잠재력으로 자립하고, 회복하고, 더 나아가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도록 공동체의 성장과 자립을 돕는다.
재난사회에서 그리스도인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에 대한 해답은 바로 성경에 있다. 그것은 성경에서 가장 큰 계명인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다. 이 말씀에 근거해서 나는 크게 두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우리는 ‘하나님 사랑’을 위해 복음의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 존 파이퍼(John Stephen Piper) 목사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그리스도>(개혁된실천사, 2020)라는 책에서 “지금도 세상에서 행하고 계시고, 영원히 그렇게 하실 하나님, 그분이 나의 견고한 반석이다.” 라고 고백했다. 우리가 삶의 반석 되신 예수 그리스도에게로 돌아가야 한다는 메시지이다. ‘코로나 19’로 인해 공적 예배와 소그룹 모임과 신앙 활동이 쉽지 않을지라도 우리 삶의 주인이 예수그리스도임을 분명히 고백하고, 대면과 비대면의 형식을 넘어서 예배의 감격을 회복하며, 깊은 기도의 영성과 말씀의 묵상, 그리고 공동체를 위한 중보와 사랑에 집중해야 한다. 이렇게 해서 창조주이시고, 생명의 주관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동행할 때, 우리는 어떤 재난과 환난도 이겨낼 수 있다고 믿는다.
둘째, 그리스도인은 ‘이웃 사랑’을 위해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그리스도인은 ‘코로나 19’ 같은 재난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을 돕는 일에 앞장섬으로써,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구체적으로 전하고, 세상의 본이 되어야 한다. 또 우리의 물질을 아껴서 이웃의 경제적인 필요를 채우고, 힘겨워하는 영혼들에게 직접 다가가서 위로하고, 그들에게 복음을 전해야 한다. ‘코로나 19’ 같은 재난으로 인해 세상에서 희망을 잃은 가난한 영혼, 지친 영혼들이 예수그리스도에게 돌아와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특별히, 국내뿐 아니라 코로나로 인해 기아의 위기에 몰린 해외의 가난하고 굶주린 이웃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재난 상황이 닥치면 아픈 사람이 더 아프고 가난한 사람이 더 가난하고 고난당하는 사람은 더 고난을 당하게 된다. 그러므로 이러한 재난의 국면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우리 모두의 도움과 나눔의 손길이 더 절실하고 필요하다.
실제로 기아대책은 현재 전 세계 50여 개 국가에서 활동하는 500여 명의 기대봉사단 선교사들을 통하여 현지에서 떡과 복음으로 영적, 물질적 굶주림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며 섬기고 있다. 물론 지금은 ‘코로나 19’의 팬데믹 상황의 심각성 때문에, 긴급 구호 활동에만 집중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코로나 19’ 사태와 같은 재난사회에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에 줄 수 있는 유일하고 궁극적인 해답은 오직 ‘예수그리스도의 사랑’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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