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그리스도인 교수를 위한 어처구니없는 생각>
추천: 웨슬리 웬트어스 (Wesley Wentworth, 선교사)
해제: 황영철 (수원성의 교회 담임목사)
<The Outrageous Idea of the Missional Professor International Edition> / 폴 굴드(Paul M. Gould) / VKW / 2014.
이 책은 엄밀하게 말해서 기독교 세계관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그리스도인 교수 매뉴얼이라고 하는 편이 정확할 것이다. ‘학문과 신앙’의 통합이라는 주제는 그리스도인 교수의 선교사적 삶의 일부로 정리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지금까지 기독교 세계관이나 신앙과 학문의 통합에 접근하는 방식과는 조금 다르다. 그래서 매우 흥미롭다.
제목이 암시하듯이 이 책은 선교사 교수(missional professor)라는 개념에 대한 설명이다. 그런데 이것을 ‘어처구니없는’(outrageous) 생각이라고 했다. 어떤 면에서 그러할까? 바로 선교사 교수라는 생각 자체가 어처구니없는 생각으로 비치리라는 예상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선교사는 복음을 전하는 사람이고, 교수는 대학에서 학문을 가르치는 사람이다. 그리스도인 교수의 사명은 학문을 기독교의 틀로 이해하고 가르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리스도인 교수는 선교사로서 학생과 동료 교수들에게 복음도 전해야 하고 학문도 기독교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것이 사람들에게는 어처구니없는 생각으로 보일 수 있을 것이라는 뜻이다.
도대체 저자는 어떻게 해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그는 대학생 선교 단체를 통해서 그리스도를 믿은 후에 미국 CCC의 간사가 되었다. 이 사실을 알고 나니, ‘아하’ 하게 되었다. 필자도 1973년에 CCC를 통해서 복음을 믿고 거기서 한동안 열정적으로 활동했었다. 그러한 까닭에 저자의 주장이나 논조가 개인적으로 전혀 낯설지 않았다. 주지의 사실이지만 CCC는 대학생 선교단체로 복음 전파를 신앙의 중심에 놓는 까닭이다. 저자인 굴드는 CCC에서 간사로 일하다가 자신이 강력한 지적 욕구를 가진 사실을 알고, 하나님께서 자신을 교수로 부르신다고 믿고 교수가 되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그렇지.
이 책은 굴드가 주저자이지만 공동 저자가 여섯 명이다. 그들은 그리스도인 교수 공동체가 되어 성경을 공부하고 대학에서 복음을 전하고 신앙과 학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과정에서 선교사 교수라는 개념이 탄생한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선교사 교수는 신앙 인격 도야에 힘써야 한다. 그것을 위해서 선교사 교수는 믿음, 소망, 사랑을 진작시켜야 한다. 또한 기독교적인 마음을 형성하기 위해 필요한 지적인 덕성을 갖춰야 한다. 지적 용기, 지적 조심성, 지적 강인함, 지적 공정함, 지적 호기심, 지적 정직성, 지적 겸손이다. 뿐만아니라 선교사 교수는 자신의 학문적 성취보다는 학생을 그리스도에게 인도하는 힘든 일을 수행하기 위해 자신의 많은 것을 포기하고 불편을 감수할 준비를 해야 한다. 이것이 선교사 교수의 자기 부인이다. 그렇다고 해서 학문적으로 무능한 교수가 되어서도 안된다. 굉장한 학문적 업적을 남기지는 못한다 할지라도, 부끄럽지 않은 학문적 성과를 내야 하고 유능한 교사도 되어야 한다. 선교사 교수가 되려면 이 정도는 해야 한다. 그 위에 자신의 이론적 작업이 또한 기독교 신앙과 일관성을 가져야 한다.
물론 교수가 되어 전도지를 들고 다니라는 말은 아니다. 학생들 중에 영적 갈급함을 가지고 교수를 찾는 경우, 혹은 어떤 형태로든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상황이 허락되는 경우에 복음을 전하라는 것이다. 그럴지라도 그것을 그리스도인 교수의 이차적인 사명으로만 생각하면 안된다. 그리스도인 교수는 자신을 선교사 교수로 인식하고 복음 전파를 중요한 사명으로 이해해야 한다.
선교사 교수는 대학이 가지는 중요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래야 그 안에서 하는 자신의 행동의 의미를 알 수 있는 까닭이다. 대학이 역사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저자는 훌륭한 설명을 제공한다. 결국 사회의 지도 이념은 대학에서 형성되고 미래의 사회는 대학에서 준비된다. 따라서 선교사 교수의 사명은 더할나위 없이 중요하다.
‘신앙과 학문’의 통합 문제는 책의 뒷부분에서 다뤄진다. 이런 배치는 저자의 방점이 어디 있는지를 암시한다. 그것은 그리스도인 교수의 한 부분이지 전부가 아니다. 주로 월터스토프(Nicholas Wolterstorff)와 플란팅가(Alvin Plantinga)를 포함한 기독교 학자들의 아이디어를 차용해서 나름의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였다. 대학생선교회 출신이 아니면 가지기 힘든 독특한 시각으로 그리스도인 교수는 선교사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참신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것이 얼마나 가능할지는 미지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인 교수의 정체성을 선교적 측면에서 종합적이며 구체적으로 규명하려 한 시도는 칭찬할 만하다. 논리도 탄탄하고 문체는 간결하고 분명하여 읽기에 어려움이 없다. 각 장의 끝에 토론을 위한 질문을 제공함으로 그룹 공부를 위한 교재로도 손색이 없다. 친절한 각주와 참고도서 목록은 이 주제의 연구를 위한 유익한 자료가 될 것이다. 모든 그리스도인 교수가 일독할 만한 책이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 취급방침 | 공익위반제보(국민권익위)| 저작권 정보 | 이메일 주소 무단수집 거부 | 관리자 로그인
© 2009-2024 (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고유번호 201-82-31233]
서울시 강남구 광평로56길 8-13, 수서타워 910호 (수서동)
(06367)
Tel. 02-754-8004
Fax. 0303-0272-4967
Email. info@worldview.or.kr
기독교학문연구회
Tel. 02-3272-4967
Email. gihakyun@daum.net (학회),
faithscholar@naver.com (신앙과 학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