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기독교 세계관을 가진 부모 공동체의 탄생
오현숙 (요한서울교회 어린이기독교세계관학교 부모 선생님)
6년 전 ‘부모세계관학교’ 세미나 참여를 계기로 ‘어린이세계관학교’에 7살 아들과 함께 하게 되었다. 어느덧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마지막 한 학기를 남기고 있다. 처음에는 학교 진학도 하지 않은 아이와 함께 토요일 오전 시간 기독교 세계관 수업에 참여한다는 것이 큰 부담이었다. 독특한 점은 부모가 먼저 배우고 아이와 함께 수업에 참여한다는 점이었는데, 평소 이야기하기를 좋아하는 아들 덕분에 소통을 비교적 잘하는 엄마라 스스로 생각했다.
처음에는 30여 명 정도의 아이들과 부모들로 시작된 수업이 순탄치는 않았다. 내용을 부모가 먼저 공부하고 있어야 했고, 아이와 주제에 맞추어 대화를 이끌어야 했다. 말씀 안에서 아이와 눈을 맞추고 함께 읽고, 내용을 되물어 이야기를 들어주며, 오직 아이에게만 집중하는 시간이었다. 질문에 미리 준비한 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무한한 상상력을 들어주고 공감해주고 이끌어 가는 수업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몇몇 아이들은 부모와 대화를 거부하는 모습도 보였다. 안타깝지만 이게 현실이구나 싶었다.
당황하게 한 것은 매 학기 12강으로 이루어진 수업의 강의를 부모 중 12명이 이끌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나도 양쪽 옆에 아이들을 끼고, 우리 집 딸 아들이듯 함께 수업을 이어 나갔다. 초기에는 아찔한 경험이었지만, 조금씩 익숙한 엄마 선생님의 모습으로 자리를 잡아갔다. 학교에서 배운 것에 더 붙여 율동을 만들었고, 글 잘 쓰는 엄마 선생님의 연극 대본 만들기, 아빠 선생님들의 깜짝 연극으로 아이들은 놀랐고 ‘내 아빠, 내 엄마’의 새로운 모습에 아이들이 기뻐하였다. 특별히 “삶으로 살아내야 하고 교육되어야 한다”는 유경상 교수님의 말씀이 지금은 어떤 의미인지 조금씩 알게 되었다.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다. 믿음의 가정이지만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던 우리 집에 ‘하나님사랑, 세상돌봄, 이웃사랑’이라는 가훈이 생겼다.
나는 아이들의 간식 당번 엄마도 되었다. 각자의 달란트대로 여러 모습으로 섬기는 엄마, 아빠 선생님들의 모습들이 나타났다. 3학기 시작 즈음에는 참여 가정이 많이 줄었다. 여러 가지 이유로 14가족 24명 정도의 아이들로 구성되었다. 엄마, 아빠 선생님들은 수업을 이끄는 모습은 점점 능숙해지고, 여유가 생겼다. 이것은 부모들에게 나타난 세계관 변화의 영향이 아닐까 생각한다. 정해진 정답이 아닌, 아이들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아이들의 상상력과 표현력에 놀라움도 발견할 수 있었다. 내가 가지고 있던 프레임에 아이를 끼워 맞추려 했던 것은 아닌지 반성하는 시간이었다.
‘성품’, ‘미디어’, ‘꿈’ 등의 주제를 가지고 삶 전체의 규칙들을 하나하나 세워가는 시간들이 되었고, <나니아연대기> 읽기는 ‘베드타임 책 읽어주기’ 운동을 하면서 고전 책 속 창조세계를 함께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다. ‘사자 마녀와 옷장’의 옷장을 만들어 직접 냄새도 맞아보고 나만의 나니아를 찾아보고, 에드몬드가 달콤한 유혹을 느꼈던 하얀 마녀의 터키 젤리도 먹어보고, 돌 탁자 위의 아슬란의 죽음을 함께 슬퍼하기도 하고, 아슬란의 모습을 통해 예수님의 부활을 상상해 보니 그냥 스치는 책이 아니라 하나하나 생생한 추억이 되었다.
지난 5년 시간을 뒤돌아보며 가장 큰 축복이라 느낀 것은 기독교 세계관을 가진 부모공동체가 함께 성장했다는 것이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 취급방침 | 공익위반제보(국민권익위)| 저작권 정보 | 이메일 주소 무단수집 거부 | 관리자 로그인
© 2009-2024 (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고유번호 201-82-31233]
서울시 강남구 광평로56길 8-13, 수서타워 910호 (수서동)
(06367)
Tel. 02-754-8004
Fax. 0303-0272-4967
Email. info@worldview.or.kr
기독교학문연구회
Tel. 02-3272-4967
Email. gihakyun@daum.net (학회),
faithscholar@naver.com (신앙과 학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