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코로나 19’ 사태는 한국 교회 시민의식의 수준을 여실히 드러냈습니다. 지금 우리의 당면 과제는 공적 사회에서 시민으로서의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시선>에서 공익을 위해 예수 사랑의 적극적 실천을 간곡히 당부한 것은 바로 이 안타까운 상황 때문일 것입니다.
<특집> 글들도 같은 필요에 동감합니다. 박은호 목사님은 예수님의 사랑으로 택시 기사와 어려움을 나눈 일화와 함께 그리스도인은 교회 안이 아니라 광장 한복판에서 살아간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고 했습니다. 조영달 교수님은 4차산업혁명과 ‘코로나 19’에 이념 갈등까지 겹쳐진 지금 하나님의 초월성에 기초한 성찰을 요청합니다. 배덕만 교수님은 대면 예배 금지에 맞서다 “코로나에 감염된” 교회가 사회의 비난과 내부 갈등을 겪는 것을 탄식합니다. “공동체를 위한 보편적 가치 추구를 실천할 때 ‘민족과 역사 앞에 등불이 될 수’ 있었음을 기억할 것을 주문합니다.
김대인 교수님도 대면 예배를 둘러싼 법적 현안을 돌아봅니다. 사회법에도 성경적 율법의 하나님과 이웃 사랑 정신이 “불완전하게나마 반영”되어 있기에 정부 시책이 이웃 사랑의 실천 방법일 경우 잘 따라야 한다고 했습니다. 물론 필요 범위를 넘은 “남용될 경우에는” 적법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했고요. 황영철 목사님도 “신앙의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을 존중”하며 특히 질서의 유지를 맡은 이들의 역할을 무시하지 않아야 할 것을 강조합니다.
송태근 목사님은 박동렬 교수님과의 대담에서 이런 상황에 대해 “왜라는 질문”보다는 “무엇”을 해야 할지를 생각할 것을 권고합니다. 초대교회가 기근을 만난 예루살렘 교회를 사랑과 섬김으로 유대인과 이방인의 막힌 담을 허문 것을 예로 듭니다. 지금은 교회와 예배의 본질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허영과 허세를 극복하고 교회가 정화되는 기회라고 했습니다. 이를 위해서 이기적 자아에서 이타적 자아와 공공적 자아로 인식의 전환과 공동체 회개의 필요를 강조합니다. 선지자 요엘서를 토대로 공공적 자아로 교회 자신이 인식하고 실천하는 것이 회복의 길임을 밝혀주셨고요.
총신대 유아교육과 정희영 교수님은 본회 학문학회장을 거쳐 이사로 섬겼습니다. 40년 교수 생활 중 가장 중요한 전기가 동역회와의 만남을 통해 기독교 교육 전반에 대해 연구를 한 것이라고 회고합니다. 이제는 앎의 자리에서 삶의 자리로 가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농촌 목회자 아내로 헌신하시다 쓰러지신 어머님을 좀 더 따듯하게 안아드리지 못한 송구함을 나눈 조예상 형제의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후회 없이 사랑하자”는 말이 울림이 됩니다. 윤수아 자매는 가장 소외되고 삶의 어려운 현장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을 돕는 헌신을 통해 이기적 목적을 넘어서는 도전을 소개합니다. 김수진 자매는 “건방질 만큼 대담한 믿음의 결단”을 받아주신 주님과 함께 지난 6년 세상에서 하나님 나라의 국기를 가슴에 달고 직장생활을 한 간증을 합니다. 김다빈 형제는 공학의 길에서 하나님 나라에 대한 배움을 나눕니다. 로봇 공학과 인공지능 기술에서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문제를 씨름하며 신앙인 공동체의 학자들과의 교류를 꿈꿉니다.
추태화 교수님은 “기적은 일상에 숨겨진 하나님 사랑”임을 <미라클 프롬 헤븐> 영화평을 통해 보여줍니다. 서성록 교수님은 그리스도인 미술인들의 모임인 ‘아트 미션’의 <기억하는 사람들> 전시를 소개합니다. 요즘처럼 어려운 공동체 위기에 “공감적 감수성을 가지고 이웃에 다가서는” 작품에 담긴 마음이 적대적인 시선과 의문을 해소시킬 방안이 아닐까라고 제안합니다.
<책을 보다>에선 우스노우의 <기독교와 시민사회>가 오늘의 문화 속에 그리스도인의 책임이 무엇인지를 밝혀줍니다. 종교개혁의 이신칭의의 확신이 하나님 나라의 완성에 핵심임을 강조한 김세윤, 김회권 교수님의 <하나님 나라 복음의 긴급성>, 그리고 ‘과학과 신학의 대화’ 최경환 사무국장님의 <공공신학의 다양한 얼굴>은 저자들이 직접 자신들의 저서를 소개한 글입니다. 문준호 박사님은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성품 개발의 중요성을 다룬 크리스토퍼 라이트의 <성령의 열매>을 다루었고, 황영철 목사님, 웨슬리 선교사님은 현대문화의 과거와 미래를 진단하는 <Beyond the Modern Age>를 소개합니다.
<교회로>는 부모가 자녀를 가르치도록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삼일교회 어린이 세계관 학교를 소개합니다. 코로나로 가정에서 진행된 이번 학기는 오히려 이런 과정의 필요를 확인시켜 주었다고 합니다. 함께 한 김주은 성도님도 “하나님의 영광, 이웃 사랑, 세상 돌봄”의 주제를 다른 세대 아닌 다음 세대를 교육하고 실천하는 기쁨으로 삶의 현장에서 적용하는 경험을 했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생태, 환경, 그리고 건강>을 주제로 목포대학교에서 열린 제37회 연차학술대회 소식을 실었습니다. 유영춘, 홍종호, 노영상 교수님의 강연과 47편의 논문이 발표되었습니다. 카이퍼 서거 100주년을 맞아 개혁신학회에서 신국원 교수님이 발표한 내용도 별도로 소개됩니다.
어려운 한 해를 지나지만 그래서 더욱 감사가 짙은 2020년인 것 같습니다. 올해도 헌신으로 글을 써 주신 모든 분들과 수고를 아끼지 않으신 편집위원님 모두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동역 회원과 후원 교회에 새해에도 한결같은 주님의 은총이 넘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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