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성령의 열매
<성령의 열매> / 크리스토퍼 J. H. 라이트 / 박세혁 역 / CUP / 2019.
이 책은 저자 크리스토퍼 라이트의 성령의 열매에 대한 강해 설교를 기반으로 쓰였다. 원제는 <Becoming Like Jesus: Cultivating the Fruit of the Spirit>이다. 갈라디아서 5장에서 바울은 그리스도인의 성품에 관해 다루면서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를 말한다. 저자는 “오늘날 성품은 교회의 삶과 활동의 많은 부분에서 대단히 저평가” 되어 있다고 판단한다.(27면). 그리고,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에 대해 성경을 인용하여 자세히 설명하고, 성령의 열매를 맺으며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것에 대해 다루고 있다. 책은 배우자와 자녀, 손주들에게 헌정되었으며, “’예수 닮기’가 우리 모두의 목표가 되기를” 소원하고 있다.
목차는 서문, 프롤로그, 사랑, 희락, 화평, 오래 참음, 자비, 양선, 충성, 온유, 절제, 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다.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를 다루는 각 장을 읽으면, 각 덕목에 대한 한편의 설교를 듣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 내용의 이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말씀에 대한 순종을 통해 성령의 열매를 실제로 맺어가는 실천에까지 이르는 것이 저자가 원하는 바라고 할 수 있다. 번역본의 부제도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이다.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핵심적인 방법의 하나는 성령의 열매를 기르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성령의 열매는 단순히 규칙을 지킴으로써가 아닌 우리의 됨됨이로부터 나오는 것이며 성령의 은사와는 다른 것이다.(275-280면) 물론, 율법 자체는 율법주의가 아니지만, 모든 규칙을 지키라는 한쪽 극단인 율법주의와 모든 규칙을 거부하는 다른 쪽 극단인 방종은 잘못된 것이며, 우리는 율법주의에 지배받아도 안 되고 죄악된 본성에 지배받아도 안된다.(19, 284면).
그렇다면, 이러한 성령의 열매를 맺는 것과 그리스도를 닮는 삶은 어떻게 가능할까? “분명히 우리 자신의 힘으로는 불가능하지만, 하나님이 우리에게 그분의 성령을 주셔서 우리가 그분의 목적을 성취할 수 있게” 하신다.(291면).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을 통해 우리는 그리스도를 닮아갈 수 있다. 저자가 인용한 윌리엄 템플의 글은 이에 관한 좋은 깨달음을 준다:
나에게 햄릿이나 리어왕 같은 희곡을 주면서 나에게 그런 희곡을 쓰라고 말해 보아야 아무 소용이 없다. 셰익스피어는 그럴 수 있었지만 나는 그럴 수 없다. 예수의 삶과 같은 삶을 나에게 보여주면서 나에게 그런 삶을 살라고 말해 보아야 아무 소용이 없다. 예수께서는 그럴 수 있었지만 나는 그럴 수 없다. 하지만 셰익스피어의 천재성이 내 안에 들어와 살 수 있다면 나는 그와 같은 작품을 쓸 수 있다. 예수의 영이 내 안에 들어와 살 수 있다면 나는 그분과 같은 삶을 살 수 있다. 하나님의 목적은 우리를 그리스도처럼 만드시는 것이며, 하나님의 방법은 우리를 그분의 성령으로 가득 채우시는 것이다.(292면)
우리는 오직 성령의 함께하심으로 죄와 죄의 본성을 극복하고 돌이켜 하나님 뜻을 따르는 삶을 살 수 있다. 이러한 삶을 통해 하나님의 세상이 이 땅에 드러나게 된다. 이 책은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에 대한 정확한 이론적 설명보다는 실천적 적용을 염두에 두었다. 각 장에서 다루는 덕목에 대한 내용을 독자 스스로 읽고 생각하고 묵상하며 적용하는 것이 책의 취지일 것이다.
하나님께서 통치하신다는 복음의 소식에 대한 믿음, 그분의 세상이 이미 시작되었으며, 미래에 완성될 것이라는 소망, 그리고 하나님의 다스림이 이 땅에 이루어지는 가장 확실한 증거인 사랑은 성령을 통해 증진된다. 사랑과 정의와 평화가 실현되는 더 나은 세상, 그러한 세상은 그리스도인뿐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세상이 아닐까? 교회 안에서 성령의 인도하심과 선한 실천이 넘쳐서 교회 밖으로까지 흘러가고, 개인의 차원을 넘어 더 나은 세상을 추구하며, 하나님께서 아들을 주시기까지 사랑하셨던 세상을 더 잘 사랑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더욱 복음의 핵심에 집중하고 효과적인 실천을 위해 고민하며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에게 이러한 복음과 하나님의 새로운 세상을 드러내는 기본으로서, 개인과 공동체의 성령의 열매는 매우 중요하다. 죄를 극복하고 하나님 나라를 드러내는 것은 단순히 죄를 피하고 짓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하나님 말씀과 성령을 따르고 그 열매를 맺어 감을 통해 이루어진다. 세상의 변화는 변화된 개인으로부터 시작된다. 물론, 효과적인 사회 변화를 위해서는 변화된 개인뿐 아니라 그 개인을 지탱할 수 있는 공동체, 그리고 이러한 개인이 효과적으로 일하고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조직이나 기관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시작은 여전히 각 개인의 변화로부터 일어난다. 하나님의 은혜와 죄사함으로 변화 받고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살게 된 개인과 공동체가 맺게 될 성령의 열매는, 하나님께서 통치하신다는 소식인 복음의 증거이자 천상의 삶을 이 땅에 드러내는 것이다. 사랑, 희락, 화평, 오래 참음, 자비, 양선, 충성, 온유, 절제, 이러한 성품들은 규칙과 법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278면). 성령으로 말미암는다. 이러한 성령의 열매 맺는 삶을 사는데 크리스토퍼 라이트의 책이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일독과 실천적 적용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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