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현대’(Modern Age)를 넘어서
<Beyond the Modern Age : An Archaeology of Contemporary Culture> /
/ 하웃즈바르트(Bod Goudzwaard) & 바르톨로뮤(Craig G. Bartholomew) / IVP / 2017.
이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현대의 고고학’. 2부, ‘초월과 현대 : 현대를 넘어가기 위한 재료들’. 3부, ‘현대 너머의 길 찾기’. 책은 네 가지 역설을 제시하면서 시작한다. 빈곤 역설, 시간 역설, 돌봄 역설, 고용 역설, 환경 역설. 이것이 역설인 이유는 ‘현대’(Modern Age)의 발전은 빈곤을 추방하고, 사람들은 더 많은 시간을 가지고, 더 많은 돌봄을 받으며, 더 많이 고용되고, 더 좋은 환경이 만들어져야 할 것 같은데, 현실이 전부 거꾸로 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무엇인가 심각하게 잘못되어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이 역설들이 책의 주조를 이룬다. 이 문제의 근원이 되는 현대 세계관은 네 개로 정리된다. 1) 고전 현대 세계관, 2) 구조 비평적 현대 세계관, 3) 문화 비평적 현대 세계관, 4) 포스트모던 세계관.
현대 서구 자유시장경제 사회는 프랑스 혁명의 여파로 생겨났지만, 그것의 뿌리는 16, 17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코페르니쿠스, 케플러, 데카르트, 마키아벨리, 다빈치, 홉스, 아담 스미스, 존 로크, 루소, 벤담의 사상을 추적하면서 어떻게 현대가 신을 추방하고 인간이 주인이 되는 세상을 낳았는지 보여준다. 고전 현대의 세계관은 반종교(anti-religion)를 특징으로 하는 세계관이다. 이 세계관은 내적 문제를 안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두 세계관이 등장했다. 곧 구조 비평적 현대 세계관과 문화 비평적 현대 세계관이다. 구조 비평적 현대 세계관은 헤겔, 마르크스, 프랑크푸르트 학파로 이어지는 계보를 가지고 있다. 이 세계관은 사회의 구조와 시스템 자체가 사회경제적 문제의 뿌리라는 견해를 가진다. 그에 비해 문화 비평적 현대 세계관은 마틴 부버, 발터 벤자민, 가브리엘 마르셀, 한스 요나스, 한나 아렌트, 에마뉘엘 레비나스 같은 학자들에 의해서 공유되었다. 이들은 구조 비평적 현대 세계관이 고전 현대 세계관이 초래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보았다. 문제의 본질은 구조나 시스템이 아니라 인간 자신 안에 있다고 본 것이다. 네 번째 세계관은 포스트모던 세계관이다. 저자들은 이 세계관이 현대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저항에서 시작되었기에, 이데올로기의 의미에 대해 먼저 논하고, 특히 중요한 인물로 니체를 소개한다. 그리고 포스트모더니즘을 다루기 위해 보드리야르, 푸코, 데리다를 설명한다.
하지만 현대는 여전히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서두에서 소개한 네 개의 역설이 그 증거이다. 기독교를 떠난 유럽의 근대는 ‘의미’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므로, 그 해결책이 외부에서 공급되어야 한다. 이 점에서 기독교의 역할이 중요하다. 필립 리프, 르네 지라르가 이 선상에서 해답을 모색했다. 문제의 근원에 인간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해결책으로 다원주의, 공의의 문제가 제기된다. 여기서 센(Amartya Sen), 롤즈(John Rawls), 굿맨(Nelson Goodman), 카이퍼(Abraham Kuyper) 등의 연구가 소개된다. 공의의 문제는 곧 경제적 불평등으로 연결되며, ‘굶주린 그리스도’의 주제가 다뤄진다. 가난한 자를 우선으로 생각하는 원칙이 다음 논의의 중요한 주제가 된다. 결론적 논의는 점점 경제 사회적 불평등의 문제, 기독교와 가난의 문제를 부각한다. 여기서는 피터 브라운의 연구를 중요하게 다룬다.
3부는 ‘현대 너머의 길’을 모색하는 가운데 지금 인류가 당면한 문제들을 다룬다. 경제적 불평등, 인구 증가, 기후 변화, 기후 변화로 인한 식량 생산의 감소 같은 것들이다. 앞에서 많은 학자들의 논의는 결국 우리가 당면한 이런 문제들의 원인을 분석하고 해답을 찾기 위한 연구였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언뜻 사변적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매우 현실적이다. 이후 내용은 이 당면한 문제들을 다루기 위한 개인적, 사회적 해법, 그리고 성공한 경제적 시도들의 소개이다.
서구 사회에서 기독교가 차지하던 자리를 기술 문명과 시장 경제에 대한 신앙이 대체했다. 현재 인류가 당면한 문제가 해결이 안되는 이유는 기술과 시장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를 오직 기술과 시장을 통해서 해결하려 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대안이 아니다. ‘외부로부터’ 도움이 필요하다. 이 점에서 종교는 중요하다. 종교는 우리가 이 세계를 내부가 아닌 외부의 시점에서 볼 수 있게 한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이 사회가 절대적으로 신봉하는 생산과 소비의 확대 재생산의 오류를 볼 수 있게 된다. 건강한 경제 발전을 위해 발전의 상한선을 정해야 하고, 각 사람은 수입과 소비를 일정 선에서 묶어야 하며, 수입의 일부는 가난한 자들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 이것이 ‘충분의 경제학’이다. 이런 시도로 환경문제를 개선하고 부의 불평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러한 제안은 선택이 아니라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 필수이다. 특별히 기후 변화와 환경문제가 이 책의 제안이 필수임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이 책은 인간의 생각이 어떻게 경제와 사회 문제로 구체화 되는지를 보여준다. 우리는 세계관의 변화와 함께 사회 경제적 변화가 시급히 요구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풍부한 연구 자료와 통찰이 번뜩이는 이 책은 대학의 교양 필독서로 사용되기에 적절한 책으로 보인다. 특별히 그리스도인에게는 시간을 두고 천천히 곱씹으면서 정독할 만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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