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동역자 여러분 평안하셨는지요? 언제 끝이 날지 모르는 ‘코로나 19’ 상황이 참으로 답답하기만 합니다. 아침마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뉴스를 보게 됩니다. 결국엔 “개신교라면 지긋지긋하다”라는 가슴이 미어지는 이야기를 듣고 말았네요.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요? 첫 글 <시선>은 교회가 무엇보다 “생명 살리기를 우선해야” 할 것을 당부합니다. 사회의 지탄을 피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그것이 성경적 진리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팬데믹 상황 속에 교회의 본질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실제로 교회가 이 위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놓고 현장의 여러 목회자들의 고뇌 찬 말씀들을 모았습니다. 영동교회 정현구 목사님은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이 위기를 넘어서는 길이 아님을 역설합니다. 오히려 예배, 모임, 교육, 선교 속에 존재했던 내적 위기를 의식하고 본질을 찾아 사역의 방식을 쇄신하고 변화시키는 것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야 한다고 합니다. 종암제일교회 우상현 목사님도 교회의 본질 회복의 기회 됨을 강조합니다. 구제와 선교라는 교회의 본질에 관한 실천 사례를 통해 선교적인 사명 실천의 예를 통해 우리에게 큰 도전을 줍니다.
서향교회 문지웅 목사님도 일상과 일터에서 하나님 나라를 살아내는 공동체를 강조하면서 훈련의 시민적 제자도가 ‘코로나 19’ 이후 뉴노멀 시대에 필요하다고 합니다. 은진교회 김유준 목사님은 사회의 불신과 반감을 넘어설 방안을 고민합니다. 비대면의 목회 상황에 대한 기술적 대처와 열악한 목회자 생계에 대해 한국 교회 내 나눔과 국가적 차원의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함을 강조합니다. 런던 갈보리교회 윤성현 목사님은 영국의 ‘락다운’(Lockdown) 상황 속에서 모임과 흩어짐의 균형을 역설했고요. 서울역 쪽방촌이라는 최전선에서 맨몸으로 봉사해 오신 김용삼 목사님도 찾아가 나누는 예배를 통해 이 상황이 교회들이 서 있어야 하는 곳이 어디인지를 구체적으로 보게 해주었음을 증언합니다.
오정호 목사님(새로남 교회)의 인터뷰를 실었습니다. 우리 공동체의 이사님이자 오랜 동역자이십니다. 특히 학회 때마다 ‘새로남 우수 논문상’ 후원으로 대학원생 논문을 격려해 주신 터이라 박문식 학회장께서 인터뷰를 진행하셨고요. 어려운 시기에, 현장에서 교회의 본질에 초점을 맞추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교회가 되어야 하겠다는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이 됩니다. 우리 교계가 리더십의 부재 속에 선제적 대처가 미흡했음에 대한 안타까움도 그렇고요. 교회만큼 생명의 소중함을 중시하는 공동체가 없는데 지탄의 대상이 되고만 현 상황을 너무도 아쉬워합니다. 20억이 넘는 교회 까페 수익금 전액으로 어려운 교회와 재난 구호에 사용한 간증은 울림이 큽니다. ‘새로남기독학교’ 사역 소개 및 청년들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도 큰 힘이 됩니다.
양성만 교수님은 우리 공동체의 원조 멤버입니다. 대학원생 모임 시절 함께 머리를 맞대며 모임을 인도하며 번역한 월터스의 <창조, 타락, 구속>은 가장 많이 팔린 세계관 교재가 되었습니다. 우리 공동체의 주춧돌 자리에서 오랜 세월 묵묵히 섬겨온 모범에 깊이 감사합니다.
<청년 시론>의 백승찬 형제는 학교에서, 교회에서 늘 물음표를 달고 살며 조금씩 성숙해가는 소망을 노래합니다. 박사 후보생으로서 ‘실직’ 상태에서 ‘밥퍼 봉사’와 열악함의 대명사인 택배 새벽 일자리에서 보고 느낀 것을 생생하게 나누어주었습니다. <청년 일터>에서 양세원 자매는 서울시 마포구청 법무팀장이자 방역의 최일선에 배치된 공무원으로서 보고 듣는 상황과 마르틴 루터의 권면을 대조하여 소개하면서, 이웃을 좀 더 배려하는 자세가 있다면 행정명령서를 들고 교회를 돌아다녀야 하는 일이 없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을 전합니다. 보다 적극적인 이웃 사랑의 장소로 사용되길 바람도 적었습니다. 이지영 선생님은 대안학교의 현장 교사로서 비대면 상황의 어려움을 전합니다.
추태화 교수님은 영화 <로마서 8:37>을 통해서, 불편함과 그 너머에 있을 소망, 즉 교회가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소망이 될 수 있는지를 읽어냅니다. 서성록 교수님은 선한 사마리아인 비유를 우리의 이웃이 누구인지를 보게 하는 미술가들의 눈을 통해 새롭게 이해할 역사적 사례들을 소개해주십니다. 두 글 모두 코로나 상황과 씨름하는 특집의 메시지에 화답해줍니다.
<책 읽기>들도 코로나 상황과 관련된 것들을 실었습니다. 신형섭 교수님은 <재난과 교회>를, 안명준 교수님은 <전염병과 마주한 기독교>와 <교회 통찰>을, 백석현 목사님은 <7인 7색의 성찰의 방향>을 소개합니다. 네 권 모두 ‘코로나 19’를 넘어서 한국 교회가 가야 할 길들을 놓고 씨름한 집단 지성의 역작 모음입니다. 석종준 목사님의 <광장에 선 기독교>는 오늘의 공적 신앙의 회복을 위한 보다 큰 틀을 살핍니다. 웨슬리-황영철 두 분은 더 큰 틀에서 기독교의 사회문화적 책임을 살핀 <불신앙과 혁명>을 소개하고요.
고문산 목사님의 강남교회는 <기독교 세계관 학교>의 원조입니다. 김상순 목사님은 그 배움의 실천인 고시촌 ‘새벽밥’ 사역을 소개합니다. 그 밥에 대한 감사를 담은 한 청년의 편지는 작은 섬김이 힘든 이들에게 어떤 격려가 되는지를 생생히 알게 해줍니다.
끝으로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논문 중 셋을 소개합니다. 이윤재 교수님은 ‘코로나 19’가 경제에 미친 영향, 양희석 교수님은 포스트 코로나 소비주의 비판, 유용욱 교수님은 팬데믹 시대의 기독교 선교에 관한 내용을 다룹니다.
늘 그렇듯 이번에도 어려운 상황 속에서 정말 알차고 시의성 있는 통찰들이 모이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느낍니다. 원고료가 없는 글을 성심껏 써주시고, 바쁜 시간을 내어 편집과 교정에 수고를 아끼지 않는 동역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힘든 시간 속에서나마 민족의 명절에 하나님의 은총이 회원들과 후원 교회 위에 넘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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