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25살이 되던 해 모태 신앙이었던 나는, 말씀 가운데 인격적인 하나님을 만났다. 하나님을 만나기 전, 부끄럽지만 세상에서 인정받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내가 주인이 된 삶을 살았었다. 감사하게도 하나님을 만난 후, 잘못된 삶의 목적과 방향성을 깨닫게 되었고, 자녀로 삼아주신 주님께 온전히 붙들린 삶을 살기를 기도했다. 그리고 “나를 향한 그분의 계획은 무엇일까” 그 길을 묻고 또 물었다.
“너를 방언이 다르거나 말이 어려운 백성에게 보내는 것이 아니요 이스라엘 족속에게 보내는 것이라(겔3:5)”
성경 묵상 중에 에스겔 3장 전체를 사명의 말씀으로 주시며 기독교사로서의 삶을 선물로 주셨다. “나를 안다고 말하지만 진정 나를 인생의 주인으로 고백하는 자가 적다.”고 말씀해주시며, 기독교 학교로 가서 학생들이 이렇게 하나님을 참 주인으로 고백할 수 있도록 그들을 돕기를 원하셨다. 기쁨으로 그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 첫걸음을 별무리학교에서 시작했고, 지금은 김동호 목사님이 세우신 높은뜻씨앗스쿨에서 중등 사회교사로 섬기고 있다. 높은뜻씨앗스쿨은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라는 고백 위에 사랑과 기도로 아이들을 ‘세상에 복이 되는 사람’으로 양육하는 기독교 대안학교다.
올 해는 ‘코로나 19’로 인해 학교들마다 참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마스크를 쓴 채로 수업을 했기에, 마스크에 가려진 아이들의 얼굴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표정을 짓는지 볼 수 없어 답답했다.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어날 때면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했는데, 영상을 통해 아이들과 함께 호흡하며 수업하기가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생활 패턴이 깨져 힘들어하는 아이의 모습을 볼 때면 속상했다.
한편, 온라인 예배를 드리는 시기가 길어지면서 신앙적으로 무너지는 아이들의 모습들을 보며, 아이들의 영육 간 강건함을 돕는 자로서 내 마음엔 빨간 경고등이 계속 돌아가고 있었다. 더불어 모일 수 없는 불가피한 상황이 익숙해지면서 아이들 중에는 개인의 자유를 더 중요하게 여기고, ‘함께’라는 공동체의 가치가 불편함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그때마다 ‘공동체’로 불러주신 하나님을 기억하고, 또 공동체이기에 서로를 권면하며 도와야 함을 기도하며 전했다.
다행히 5월부터 등교수업이 진행되면서, 아이들의 두 눈을 보며 말씀도 나누고 수업할 수 있었기에 정말로 기뻤다. 하지만 ‘코로나 19’를 비롯하여 기독교 학교의 모든 교육활동이 영적 싸움인 것을 알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높은뜻씨앗스쿨에서의 모든 교과 수업은 성경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교사가 먼저 하나님 앞에서 교과 내용을 성찰한 뒤에 아이들과 진행된다. 그 중 ‘융합프로젝트’ 수업은 여러 교과 선생님들이 한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각 영역을 융합하며 아이들과 프로젝트로 풀어가는 수업이다.
첫 번째 주제는 ‘코로나 19’였다. 기독교사로서, 기독 학생으로서 '코로나19'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고민했다. 또 7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자료들을 준비해 각 전문 영역에서 바라보는 관점들을 분석했고, '코로나19'를 통해 어떤 하나님의 사인(높은뜻)을 보았는지 연구한 것을 나누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돌이켜 어린 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마18:2)”
8학년 학생들은 7가지 영역에서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코로나 19’로 부패하고 가려졌던 인간의 패역함이 드러나면서 세상은 혼돈을 겪고 있지만, 아이들은 그것이 드러났기에 오히려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고백하며 방법을 찾았다. 선생님들과 함께 ‘하나님이 원하시는 회복’이 무엇일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발표하는 그 모습이 참 귀했다. 그 모습을 보며 내 입술엔 ‘주님이 행하시는 일들은 이 어찌 아름다운지요. 이렇게 귀한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라는 고백이 흘러나왔다.
“내 눈을 열어서 주의 법의 기이한 것을 보게 하소서(시119:18)”
‘기독교 학교의 역할은 무엇일까?’, ‘세상에 복이 되는 사람이란 어떤 사람인가?’라는 고민을, 높은뜻씨앗스쿨 장슬기 선생님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우리의 역할은 이 시대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주되심을 변증할 수 있는 사람을 길러내, 각 영역의 전문가로 세워 하나님 나라를 확장해가는 것이 아닐까?”라고 말씀해주셨다. 이 말을 듣자 마음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오늘날 기독교 학교가 사역해야 할 또 하나의 중요한 역할임이 틀림없는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하나님의 것과 다른 세계관들 속에서 하나님의 것을 분별할 수 있는, 영성과 지성을 겸비한 ‘기독 교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의 것과는 비교할 수도, 세상이 이해할 수도 없는, 말씀이 곧 참 진리라는 사실을 알리고 가르치기 위해, 최근 기독교 세계관과 관련된 다양한 책들을 읽기 시작했다. 더불어 뜻을 함께하는 선생님들과 함께 <세계관 충돌>이란 책으로 북 스터디 모임을 시작했다. 이제 시작이다. 깨어있는 분들마다 ‘다음 세대’의 중요성을 말한다. 그들이 하나님을 머리로 아는 세대가 아닌 말씀으로 믿는 세대가 되고, 영성과 지성을 겸비해 분별력 있는 거룩한 세대가 되길 진심으로 축복한다. 오늘도 그 세대를 가르치는 ‘기독 교사’의 사명을 온전히 감당하길 소망하며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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