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당신은 그리스도인들처럼 사랑하는 사람들을 본 일이 있습니까?” 초대교회 그리스도인들은 이 질문으로 전도를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이 말로 당시 사람들은 전도자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는 말이다. 흑사병이 돌았던 당시 그리스도인들은 죽음을 무릅쓰고 각 가정을 방문하며 환자를 세심하게 돌봤다. 믿지 않는 사람들의 눈에 분명하게 보였다는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이 얼마나 삶으로 사랑을 실천했는지를.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그때처럼 전염병이 돌고 있는 이때 그리스도인의 집단이라 비치는 교회의 이미지가 매일같이 더 추락하고 있다. 길을 걷다가도 교회와 교회 다니는 사람들을 욕하는 말을 쉽게 듣게 되는데 내가 6년째 일하고 있는 학원도 마찬가지다. 운영 금지 조처가 내려졌을 때 원장님이 교회에 대한 원망과 답답함을 말씀하시다가 내 눈치를 보시고 멈추신다. 나를 통해 교회 다니는 사람에 대한 이미지가 좋게 바뀌었다고 하셨는데 원점으로 돌아간 기분이다.
그렇다면 나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해야 할까? 대답은 간단했다. 마스크로 얼굴 반이 가려졌지만 아이들의 눈을 볼 수 있음에 감사하며 눈을 맞추고 사랑으로 가르치는 일이다. 언젠가 원장님께서 말씀해 주셨던 것을 생각한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게 눈에 보여요. 아이들은 그걸 알아서 선생님을 너무 좋아하죠. 선생님은 끝까지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에요." 나처럼 아이들을 사랑하는 선생님을 본 일이 있을까 생각하실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군가의 이미지보다 내 안에 사랑의 왕이신 주님이 전해지길 기도하며 일을 한다.
7살 때부터 적었던 꿈이 있다. <인디아나 존스>를 보며 모험하며 살고 싶다고 생각했고, 어머니를 통해 선교사님들 이야기를 들은 나는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것만큼 멋있는 일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때부터 적어왔다. “전 세계를 다니며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는 중학교 1학년 때 단기선교 훈련을 기회로 처음으로 선교지와 선교사님을 직접 눈으로 보고 더 확신을 가졌다. 다음 해 같은 단체에서 4년간 선교 훈련을 받았고, 스무 살 때부터는 YWAM(예수전도단)을 통해 20개국이 넘는 나라를 다니며 하나님을 배우고 하나님을 알리는 꿈을 현실에서 이루며 살았다.
이 이야기를 듣고 나면 지난 5년간 한국에 머물며 아이들을 가르치는 나의 모습이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똑같은 시야를 가지고 살고 있으며 언젠가 할 일이라며 생각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 꿈을 온몸으로 살아내는 또 다른 일터가 있다. 그리스도인 청년들과 나를 말씀과 기도로 키우신 어머니와 움직이고 있는 그리스도인 공방이자 공동체이다. 이 일터는 나의 본업이라 할 수 있다.
“공동체를 이루라”, 혼자서 여러 나라를 다니다가 잠시 한국에 돌아왔을 때 주신 마음이었다. 그래서 공동체 학교에서 배웠던 것을 시도해보기로 했다. 서로 모르는 청년들을 모아 하나님을 나누는 자리. 단 한 번을 하더라도 배웠던 것을 시도해보자는 생각으로 서울의 한 카페에 사람들을 모았다. “과연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그저 한주 모이고 한주 만나는 사람을 사랑하겠다는 순종이었다. 그렇게 매주의 순종은 5년간 지속되며 200번이 넘는 모임을 가지게 됐다.
‘모로뷰’(more of You), 대문자 Y를 써서 '하나님으로 더해지려는 모든 시도'라는 의미다. 매주 모여 “‘나를 통해’ 어떤 일을 하실까”라는 질문을 ‘우리를 통해’로 바꾸니 주님이 하시는 일들이 점점 더 많아졌다. 교제의 장을 만들고 각자의 재능을 모아 사랑하는 일에 힘써보자는 의견이 모여 공간을 계약했고 주변에는 공방으로도 알려졌다. 우리의 묵상이 담긴 글, 그림, 영상, 제품들을 만들어 빈민촌 아이들을 찾아 선물했고 또 그 모습을 그려 사람들에게 알리고 또다시 향했다. 혼자 다니던 세상을 함께 다니게 된 것이다.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는 일도 하게 하신다. 하나님 안에서 더 큰 꿈을 꾸며 도전하게 하신다.
누군가에게는 지워버리고 싶은 한 해라는 작년 또한 어떻게 하면 이 시기에 우리가 받은 이 큰 사랑을 나눌 수 있을까 함께 고민했다. 마스크를 만들고 응원 메시지가 담긴 스티커를 제작해 ‘마스크 스트랩’(mask strap)과 간식을 길거리에서 나누다 보니 우리는 모두 고백할 수 있었다. 서로 사랑하고 사랑을 전하는 기회로 가득했던 감사한 한 해였다고.
“돈도 없는데 그런 꿈이나 꾸고 있냐. 정신 좀 차리고 현실을 직시해라. 네가 뭘 할 수 있겠냐?” 한 목사님께 들었던 말이다. 어렸던 내게 상처이기도 했지만 덕분에 더 크게 눈을 뜰 수 있었다. 나에게 현실은 '현실적'이라는 하나님을 기대하지 못하는 ‘환상’이 아니라 하나님이 하신다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를 다니며 하나님의 사랑을 전한다는 꿈 또한 이미 말씀에 있는 하나님의 꿈이며 우리 모두에게 주신 꿈이다. 그렇게 살아온 지난 삶을 생각하면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그렇게 말씀을 현실로 도전하고 실험해왔다. 다친 어깨로 '쓸모없다'라는 말을 들으며 잡일만 하던 나의 군 생활은 보기에는 암울하고 힘든 상황이었지만 그저 말씀만 의지하고 하나님이 하실 일을 기대하니 끝은 '영웅'이라는 말을 들으며 마쳤다. 하나님께만 붙어있다면 놀라운 일을 하신다. 내게 현실 직시란 주님을 보는 것이다. 사랑의 왕께서 우리를 통해 어떤 일을 하실지 매일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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