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인생의 궁극적 질문을 해 보았는가
김성원 / <인생이 묻고 기독교가 답하다> / 대한기독교서회 / 2019.
어떤 사람이 한 번도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정글을 헤쳐가고 있었다. 한참 수풀을 헤치다가 축구공을 발견했다. “이 공이 왜 여기에 있지?”라며 궁금해하였다. 조금 더 가다가 큰 저택을 발견했다. 그 저택을 만든 길이나 건축을 위한 그 어떤 흔적도 발견할 수 없었다. 사람의 발길을 닿지 않은 곳에 그렇게 큰 저택을 발견했을 때, 어떤 생각이 들겠는가? “이 저택은 누가, 왜, 어떻게 만들었을까?”라는 생각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은 축구공보다, 저택보다 더 크고 복잡하다. 우주가 우리 눈앞에 놓여있다. “이 우주는 누가, 왜, 어떻게 만들었을까?”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겠는가? 뿐만 아니라 매우 정교하고 복잡한 우주를 인지하고 생각할 수 있는 ‘내’가 존재한다. “‘나는 누구인가?”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당연한 질문들이 쏟아진다. 우리가 마땅히 생각하고 질문해야 하는 문제들을 그저 무시하며 살고 있다면 인생의 진정한 의미와 목적을 상실한 삶을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특히 우리 그리스도인이 인생의 근본 질문들을 무시하거나 기독교 세계관에 대한 고민이 없는 경우 영혼 없는 동물과 별반 다르지 않을 수 있다. “나는 누구이며, 삶의 목적은 무엇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이것은 인생의 궁극적 물음이요, 그리스도인이라면 꼭 되새겨 보아야 할 질문이다. 바로 이러한 성찰의 과정을 통해 답을 얻어가는 것이 세계관 형성이라 할 수 있다.
김성원 교수(서울신대)의 책, <인생이 묻고 기독교가 답하다>(2019)는 기독교 세계관 형성을 위한 최고의 교과서라 불려도 손색이 없다. 이 책은 여섯 가지 인생의 근본적인 물음에 대해 기독교적인 대답과 세상의 대답을 설명하고 있다. 즉, ‘최고의 현실적인 것’, ‘지식의 참된 기준’ , ‘우주의 기원’ , ‘인간의 정체성’, ‘윤리의 참된 기준’ 그리고 ‘시간과 죽음 문제’ 이러한 주제로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해답을 찾도록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기독교 세계관을 형성시키고 있다.
또한 이 책은 두 가지 독특한 구성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 특징은 여섯 개의 질문에 대한 기독교적 해답과 세속적 세계관의 해답을 살펴봄으로써 두 세계관을 비교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비교 분석은 결국 기독교 세계관의 탁월성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해 준다. 두 번째 특징은 기독교 근본주의나 자유주의적인 관점을 배제하고 ‘복음주의’ 전통에 뿌리를 두고 균형 있게 세계관을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성경의 권위를 최고로 삼으며,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의 이신칭의 구원론 그리고 하나님의 주권과 영광을 강조하는 장 칼뱅의 개혁주의 신학적 입장을 받아들인다. 게다가 17세기의 경건주의, 18세기 영국의 존 웨슬리 운동의 전통, 그리고 19세기와 20세기의 성령 운동을 수용하여 폭넓은 복음주의 관점을 가지며, 매우 균형 잡힌 신학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저자는 1장에서 세계관을 정의하고 기독교 세계관의 필요성에 대해서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 2장에는 "이 세상에서 가장 현실적인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기독교적인 대답으로 “최고의 현실은 하나님이다”라고 밝힌다. 하나님이 최고의 현실이 되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가장 현실적인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다른 대답으로서, 물질을 영원한 것으로 여기는 자연주의적 해답이나 ‘나’를 중요하게 여기는 실존주의의 대답은 근본적인 해답이 될 수 없다는 설명이 인상적이다. 3장에는 "지식의 참된 기준은 하나님이시며, 참된 지식과 진리의 원천은 예수 그리스도와 성경에 있다"는 사실을 설명한다. 참된 지식에 대한 다른 대답으로서, 과학적 실증주의, 합리주의 인식론, 칸트의 비판적 인식론, 그리고 포스트모던의 감성적 주관주의는 참된 지식의 자격으로 부적합함을 밝혀준다. 4장에는 "우주는 어떻게 생겨났는가?"라는 질문에 하나님이 창조하셨으며 그에 대한 합당한 이유를 말해 준다. 우주의 기원에 대한 다른 대답으로서 빅뱅 이론과 다중우주론 등 다양한 대안을 살피며 그 한계를 설명하는 지식이 빛난다. 5장에는 ‘인간, 너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은 특별한 피조물임을 밝히며, 그 질문에 대한 다른 대안들이 설득력이 없음을 알려준다. 6장에는 "윤리의 참된 기준은 무엇인가?"에 대해, 그 기준으로 ‘하나님의 명령’을 제시하며 성경적 근거를 설명한다. 다른 대안으로서, 칸트의 윤리, 공리주의, 관습주의, 실존주의, 포스트모던, 그리고 진화론적 윤리를 살피면서 문제점들을 밝힌다. 7장은 "시간과 죽음은 무엇인가?"에 대해 영원하신 하나님이 시간을 창조하셨고, 죄의 결과로 죽음을 경험한다는 것을 설명한다. 이 주제에 대한 대안으로서 순환적 시간관 등 다양한 이론들의 한계를 자세하고 흥미롭게 설명하고 있다.
김성원 교수의 <인생이 묻고 기독교가 답하다>는 포용적 복음주의의 관점에서 엮어낸 역작이다. 저자의 균형 잡힌 시각이 철학과 신학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함께 어우러져서 기독교 세계관에 대한 귀한 선물을 독자에게 안겨주고 있다. 필자가 보기에 이 책은 한국인 최고의 기독교 세계관 저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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