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성경적 세계관 강의
<성경적 세계관 강의> 최용준 / CUP / 2020
최용준 교수(한동대)의 <성경적 세계관 강의>(CUP, 2020)는 대학생들에게 안성맞춤인 세계관 교재이다.신앙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기독교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성경적 세계관의 내용을 확인하고 보충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신앙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이라면 기독교의 성경이 세계와 삶의 기본 얼개를 어떻게 설정하고 있는지 짜임새 있게 소개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내용과 소재, 구성 방식, 말소리의 높이가 젊은 사람들에게 알맞게 맞추어져 있다. 저자는 세계관이 무엇이며, 왜 잘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지를 설명한 다음 성경의 세계관을 창조, 타락, 구속, 완성 이 네 단계로 소개한다.
세계관 : 세계관이 무엇인가? 저자는 여러 예를 들어서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같은 사물(세계)도 다르게 보인다는 점을 입증한다. 세계관에 의해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이 결정되고 그의 삶의 방향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이 세계관을 바르게 가질 때 잘못된 세계관의 공격도 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세상을 더 올바르게 볼 수 있게 된다. 세계관은 배워서 습득하는 것인데, 자신의 세계관의 내용이 무엇인지도 알아야 하고, 그것이 왜 옳은지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저자는 성경적 세계관을 창조, 타락, 구속, 완성을 중심개념으로 삼아 설명한다.
창조 : 성경은 만물이 하나님의 창조에서 비롯되었다고 가르친다. 인간을 포함하여 세계는 진화론에서 말하는 것처럼 우연의 산물이 아니라 창조주의 디자인의 결과물이다. 하나님은 무에서부터 말씀으로 만물을 창조하셨고, 지금도 말씀으로 만물을 붙드신다. 피조물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뛰어난 지혜와 그의 신성을 엿볼 수 있다. 피조물 중 인간은 하나님의 영광스러운 대리자로서 피조계의 잠재성을 개발하여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도록 부름을 받았다. 하나님에 의해 창조된 세계는 본래 버릴 것이 없고 모두 좋은 것이었다. 하나님은 세계를 지으신 후에도 여전히 이 세계를 돌보신다. 이런 면에서 성경의 세계관은 이신론, 자연주의, 무실론적 실존주의, 범신론과 대비된다.
타락 :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악이 만연해 있다.개인을 보아도 문제가 있고, 국가가 수백만의 무고한 생명을 희생시키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사도 바울도 자기 속에 악이 있음을 한탄한다. 성경은 이것이 타락의 결과라고 가르친다. 아담과 하와의 불순종 이후 모든 사람이 타락하였을 뿐 아니라 피조계도 변형되고 오염되었으며 저주 아래 있게 되었다. 인류가 타락한 이후에도 세계는 여전히 질서를 유지하는데, 그것은 일반은총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구조와 방향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 죄로 인해 창조 세계의 방향은 뒤틀렸지만 구조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타락한 인간은 하나님을 섬기는 대신 스스로 우상을 고안하여 섬긴다.
구속 : 인간의 모든 악의 근본적인 원인인 죄는 오직 그리스도를 통한 구속을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 이 구속의 다층적 의미를 저자는 ‘죄 사함’, ‘회복’, ‘화목’, ‘새로움’이라는 개념을 통해 해명한다. 저자는 구속의 이 측면들을 설명하기 위해 성경 구절을 인용하여 설명하고, 역사적 실례들을 들어 그 내용의 실질을 예증한다. 이 구원 계획은 창세기 3장 15절의 원시복음에서부터 시작하여 노아 홍수 때의 무지개, 시내 산에서의 언약, 다윗의 약속으로 이어지고 구약 선지자들의 새 언약에서 구체화하다가 마침내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되었다. 이 새 언약의 내용은 ‘하나님이 우리 하나님이 되시고 우리가 하나님의 백성이 된다’는 것, 즉 하나님 나라이다. 그리스도는 그의 지상 사역에서 이 하나님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 충분히 드러내고 가르치셨다. 이 나라는 이미 임하였지만 아직은 완성되지 않았다. 그래서 하나님 나라와 세상 사이에 긴장과 전쟁이 있다. 그리스도인들은 성령을 의지하여 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그리스도는 이 기간에 하늘에서 그의 백성들을 여전히 돌보고 중보기도를 하신다.
완성 : 저자가 완성을 따로 다루는 것은, 로마서 11장 36장의 ‘만물이 그에게로 돌아간다’는 미래의 부분을 온전히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요한계시록 21장 1~4절을 중심축으로 (구속의) 완성을 새 하늘과 새 땅, 거룩한 도성 새 예루살렘,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나님과 언약의 완성, 그 결과 우리가 누릴 영원한 축복이라는 네 주제로 나누어 이 내용을 소개한다. 저자는 성경 신학적인 방식으로 이 주제들을 풀어나감으로 성경의 가르치는 완성의 내용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이 내용에 대한 저자의 깊은 연구와 사유가 그의 음성에서 묻어난다. 그리스도를 통한 구속이 얼마나 근원적이며 포괄적이고 완벽하며 영광스러운지를 다시 생각하게 하고 소망하게 한다.
갈림길 : 성경적 세계관을 이렇게 풍성하게 체계적으로 친절하게 소개한 저자는 마지막에 독자들에게 “어떤 삶을 살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저자는 선택의 갈림길에 있는 사람들에게 “성경이 말하는 세계를 바로 이해하고 그렇게 믿음으로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나 자신이 만들어 낸 또는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대로 살아갈 것인가?”라는 문제 앞에서 지혜롭고 바른 길을 선택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 책은 몇 가지 장점을 갖고 있다. 첫째로, 저자는 성경의 가르침, 기독교의 교리를 철저하게 연구하고 이해한 바탕 위에서 논의를 전개해 내놓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또한 세계관에 관한 여러 도서를 섭렵하여 그 흐름을 꿰뚫고 적절하게 취사선택하여 활용하면서 이야기를 이끌고 나가고 있다. 셋째로, 미국, 남아공, 독일, 벨기에 등 여러 나라에서의 연구와 목회가 그에게 풍부한 경험을 제공하였는데, 저자는 이를 적절하게 활용하여 자칫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개념들을 살갑게 설명하고 있다.
삼위일체라는 개념은 비록 이에 해당하는 단어가 성경에 나오지 않지만, 성경이 가르치는 내용을 요약하여 표현하고 있으므로 성경적 개념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세계관은 그와는 다르다고 생각된다. 교회사적으로 볼 때도 비교적 최근에 나온 개념이다. 이 사실은 이 개념이 어느 한 시대 교회의 필요를 해결하기 위해서 나온 유용한 개념 중 하나임을 시사한다. 반대로 말하자면 세계관이 신앙의 모든 면을 설명할 수 있는 개념은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세계관 이론을 펼 때는 이 점, 즉 이 개념을 사용하여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인지를 의식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본다. 이 면에서 최용준 교수의<성경적 세계관 강의>는 인생의 기로에 서 있는 젊은이들에게 성경적 세계관의 내용을 설득력 있게 제시해 주고 자기가 나아가야 할 길을 선택하는 데 유용한 지침을 제시해 준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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