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혁명 시대 그리스도인의 정치 행위
추천 : 웨슬리 웬트어스(Wesley Wentworth) 선교사
<혁명 시대 그리스도인의 정치 행위>(Christian Political Action in an Age of Revolution) /
흐룬 판 프린스터러르(Groen van Prinsterer) / Lexham Press / 2018.
저자 후룬 판 프린스터러르(Groen van Prinsterer, 1801-1876)는 네덜란드의 영향력 있는 칼뱅주의 그리스도인 정치가이자 정치학자였다. 이 책은 1860년에 출판되었다. 저자가 ‘불신앙과 혁명’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한 것이 1845-1846년이었으므로, 이 책은 ‘불신앙과 혁명’이 그의 안에서 명확한 사상으로 체계화된 지 15년 후에 쓰인 책이었다. 따라서 저자의 생각은 조금 더 다듬어졌고, 네덜란드의 정치 상황에서 그가 취한 전략적 대응들 역시 더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이 책은 처음에 프랑스어로 쓰여졌다. 이는 프랑스, 스위스, 기타 지역에 있는 그리스도인 친구들에게 네덜란드에서의 반혁명 운동의 활동 상황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집필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에는 당시 프랑스와 독일을 포함한 유럽 개신교도들 사이에서 공유된 반혁명적 사상이 소개된다. 또한 프린스터러르 사상에 영향을 끼친 유럽의 주요 학자들이 등장한다. 중요한 역사적 자료가 아닐 수 없다.
프린스터러르가 주도한 반혁명 운동은 단순한 정치 활동이 아니라 영적인 성격을 가진다. 프랑스 혁명으로 드러난 혁명의 원리에 대한 대안 원리를 제시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는 이 혁명의 근본 원리는 무신론이라고 보았다. 따라서 그가 제시하는 정치적 대안은 유신론에 근거한 원리이다. 하지만 유신론의 범위는 너무 넓다. 19세기 당시 네덜란드에서는 개혁교회라는 이름을 주장하는 교파들의 의견도 통일되어 있지 않았다. 그래서 저자는 자신이 추구하는 유신론을 좀 더 구체적으로 밝히는바, ‘고백적’, ‘정통적’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고백적’이라는 말은 ‘국가적’ 교회에 대립한 개념이고, ‘정통적’이라는 말은 화란의 역사적 신앙인 ‘도르트 신조’(The Canons of Dort, 1619))에 근거한다는 뜻이다.
다음으로 프린스터러르는 반혁명 운동의 원리와 혁명 원리의 구현인 프랑스 혁명에 대한 자신의 이해를 밝힌다. 그것은 다음 문장에서 명료하게 요약되었다. “본질적으로 프랑스 혁명은 비견할 수 없이 가장 큰 역사적 사실이다. 즉 인간의 절대적 주권이라는 교리로 인간의 마음을 점령하여, 하나님의 계시와 하나님의 뜻을 인간의 이성과 인간의 의지로 대체함으로 인간을 모든 진리의 원천이요 중심으로 만든 것이다.”(40쪽) 그는 <불신앙과 혁명>(Unbelief and Revolution)에서 프랑스 혁명과 그에 뒤이은 역사를 통해서 이 주장을 상세하게 고증하고 설명하였다.(<신앙과 삶> 1+2월호 서평 참조).
그는 혁명 정신이 가지는 정치 사회적 함의를 이렇게 요약했다. “자유의 이름으로 우리는 방종을 도입했고, 질서를 되찾기 위해 자유를 희생했다.”(106쪽). 이것이 그가 프랑스 혁명과 그 이후 발생한 일련의 사건에서 발견한 현상이었다. 하나님을 부인하고 성경을 통해서 주어진 신성한 법을 거부하여서 인간의 능력으로 획득한 자유는 민중에게 절대권을 부여했다. 이 민중의 절대권이 대의정치로 구체화 되자 이번에는 국가가 절대권을 가지게 되었다. 이렇게 되어 혁명을 통해서 획득된 자유는 독재의 출현을 초래했고 결국 자유는 희생되었다. 자유의 회복을 위해서는 다시 혁명이 필요했고, 그것은 다시 자유를 희생하는 악순환의 연속이었던 것이다.
프린스터러르는 이것을 하나님의 통치를 거부한 사람들이 필연적으로 빠지는 자기모순으로 보았다. 이는 하나님의 형벌의 한 형태이다. 이것은 이런저런 정책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가 기초하고 있는 원리의 문제이다. 프린스터러르는 혁명의 정신에 대응할 후보로서 유신론의 여러 가지 형태들, 곧 로마 카톨릭, 당시 네덜란드의 국가교회 등을 살펴보지만, 그것들이 혁명의 정신에 대적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며, 따라서 자신이 주도하는 반혁명 운동이 그 일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혁명과 달리 종교개혁은 사이비 권위를 무너뜨리고 참된 권위 곧 말씀과 성령의 권위를 세웠다. 이것을 근거로 종교개혁은 개인의 자유를 하나님에 대한 순종이라는 근거 위에 확립함으로 참된 권리와 자유를 확보해 주었다. 동일한 원리로 종교개혁은 정부의 근거를 확립했다. 곧 정부 권력의 원리와 근거는 하나님의 법이다. 따라서 권력자는 자신의 권력이 하나님의 법의 집행이라는 원리에 근거한다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 권력이란 권력자가 자의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프린스터러르는 종교개혁을 통해서 회복된 개신교 정신이야말로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고 참된 의미의 민주적인 정치 체제를 가능하게 한다고 보았다. 그는 상원 의원이 되어 자신의 주장에 동의하는 동료 의원을 모으고 이 정신을 구현하고자 했다. 그 결과 그는 다른 정치인들로부터 정치와 종교를 구분하지 못하는 교조적인 사람으로 매도되었다. 당시 네덜란드 정치가들의 생각이 오늘날의 생각과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프린스터러르는 그 문제에 대해서도 자기 생각을 밝힌다. 마지막 장에서, 이 원리에 입각한 나라를 세우기 위한 자신의 정치 활동을 보고하면서 그는 열매가 빈약한 사실을 고백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일을 지속해야 할 이유를 제시한다. 이 책이 1860년에 집필되었으므로 그 이후에 카이퍼를 통해서 자신의 이념이 네덜란드 정치의 주도 원리가 된 사실을 포함시킬 수는 없었다. 카이퍼의 성공은 프린스터러르가 지속적인 실패 속에서 그 일을 계속해야 할 이유로 내세웠던 주장이 정당했음을 증명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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