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갑자기 찾아온 ‘코로나 19’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우리는 기존과 다르게 변해가는 일상에 적응해야 하는 ‘뉴노멀’ 시대를 살게 되었다. ‘달라진 정상의 시대’로서의 ‘뉴노멀’ 시대에서 우리는 디지털 혁신의 상징인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과 2021년 화제가 되고 있는 메타버스(Metaverse)와의 공존이 일상이 되는 삶을 살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인공지능’ 기술이 확산되고 메타버스가 확장되고 있는 이 뉴노멀 시대에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2016년 3월, 이세돌 9단과의 바둑 경기에서 승리한 알파고 때문에 더욱 유명해진 딥러닝(deep learning)은 오늘날 ‘인공지능’과 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인식된다. ‘인공지능’의 핵심은 인공신경망으로 인간 뇌의 신경세포와 시냅스를 모사한 수학적인 연산 시스템이고, 딥러닝 역시 인공신경망의 네트워크 구조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딥러닝은 주로 음성인식, 영상 분석, 기계 번역 등에서 인간의 능력과 거의 유사한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는 가장 유명한 인공신경망 알고리즘 중 하나인 ‘생성적 대립신경망’(GAN, 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을 이용해서 실제와 가까운 이미지, 동영상, 음성 등을 자동으로 만들어내는 연구가 활발하다. 아직 완벽하지 않지만 ‘생성적 대립신경망’은 단순한 데이터 분류를 넘어 인간이 원하는 데로 마음껏 조작하거나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다.
우리는 이미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서 유명한 설교나 기도문을 학습해서 더욱 멋진 설교문과 기도문을 생성할 수도 있다. 또한 문자 인식 후 음성과 영상 생성기법을 이용해 우리가 원하는 모습의 목회자가 찬양하고 설교하는 예배가 가능하다. 나아가 ‘메타버스’ 안에서 모두가 함께 드리는 예배를 상상할 수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과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 그리고 세계와 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메타버스라는 용어 자체가 생소할 수 있지만, 페이스북과 같은 웹서비스에서 이미 나타나고 있는 ‘부캐’가 활동하는 가상의 공간을 뜻한다. ‘인공지능’ 기반 빅데이터 처리,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MZ 세대‘의 출현, 그리고 ’코로나 19‘로 인한 비대면 문화의 본격화 등으로 메타버스는 우리 삶 깊숙이 들어오고 있다. 메타버스는 현실 세계와 달리 시공간(時空間)을 초월한 가상세계이기 때문에 현실에서는 불가능했던 일들이 가능해지고 우리의 육체가 속해 있는 물리적 현실 세계보다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전의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교회에서의 예배와 소모임들을 통해 신앙생활을 지켜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였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뉴노멀 시대에서는 비대면으로 인한 사이버 공간에서의 예배가 자연스러워지고 있는 듯하다. 앞으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메타버스란 가상세계에서의 신앙생활이 우리 삶에 자리 잡게 되어, ‘코로나 19’가 사라지게 된다고 하더라도 전통적 형태의 대면 예배로의 회복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또한 희미해진 현실과 가상의 경계에서 하나님께 도전했던 인간의 무한한 욕망을 채우는 새로운 형태의 21세기 바벨론 왕국이 세워질 수도 있다. 어쩌면 우리는 구원받은 하나님의 자녀라는 ‘본캐’가 있음에도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성화의 삶이 아니라, 단지 ‘선데이 그리스도인’(Sunday Christian)의 모습으로 살게 되기 쉬운, 즉 실상은 세상 욕망을 추구하는 비그리스도인로서 세상이라는 메타버스에서 이미 ‘부캐’의 삶을 살아가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가 사는 새 세상 역시 욕망으로 가득한 또 하나의 세상이 인공지능 기술을 만나 메타버스로 확장되는 것이기에, 뉴노멀 시대 우리가 접해야 할 상황들은 인간의 욕망으로 설계된 것으로 인간 스스로가 만들어 놓은 또 하나의 우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왜냐하면 인공지능은 성령과의 교통이 없이 오직 인간이 정해주는 참과 거짓으로부터 학습하기 때문에 참 진리를 이해할 수 없고, 또 오직 인간의 프로그래밍으로 설계된 가상세계인 메타버스의 한계도 명확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공지능과 최선의 공존방안은 무엇일까? 엑셀 소프트웨어(SW)가 사람이 했던 연산 작업을 돕고 있지만, 다행히 문제를 정의하고 결과에 대한 통찰적 사고와 활용은 여전히 사람의 영역이다. 때문에 우리는 인공지능이나 메타버스 역시 우리 삶의 일부 영역에서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지만, 이것들이 인간과 공존하면서 일관되게 돕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 특히 인공지능 기술을 연구하는 공학자 입장에서 볼 때 자기가 속해 있는 전문 영역, 즉 도메인(domain)에서의 전문성에 기반하여 인공지능 기술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유용한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공지능 기술은 우리의 예배와 삶의 영역에 이미 들어와 있다. 따라서 무조건 비판하거나 외면하기보다는 제대로 이해하고 예배의 도구로, 성도 간 교제의 도구로, 그리고 사랑과 거룩을 행하는 성숙한 신앙생활을 위한 도구로 이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뉴노멀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그리스도인은 더욱 그래야 한다. 성전 보수 중 성경을 발견하고 참 신앙을 회복하고자 했던 요시야 왕, 만인제사장을 외치며 ‘오직 성서’로 돌아가자며 종교개혁을 이끌었던 마틴 루터와 같이 오직 성경 말씀에 근거하여 인공지능 기술을 올바르게 다스리는 자들이 되도록 기도하며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뉴노멀 시대의 또 다른 종교개혁을 각자의 삶의 모든 영역에서 주도하는 자들이 되었으면 한다. 그렇게 해서 날마다 깨어서, 현실 세계 뿐만 아니라 무한히 확장된 가상세계에서도 한결같은 모습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빛을 보여주는 삶을 살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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