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지난주에 한 학생이 약속도 잡지 않고 갑자기 연구실 문을 열고 “교수님 어떻게 해요?”라고 울먹이며 들어왔다. 황당한 상황이었지만 말을 잇지 못하는 학생을 진정시키고 자초지종을 들어보았다. 자세한 사항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지만, ‘코로나 19’ 상황으로 서울의 대학병원에서 실습을 못하게 되어 갑자기 대전에 있는 병원으로 실습지를 변경하게 되어 벌어진 일이었다. 병원 실습을 담당한 동료 교수도 갑작스러운 실습 불가 통보에 급하게 실습병원을 확보한 상황이라며 어려운 상황임을 호소하였다. 나도 여러 곳에 전화해보았으나 ‘코로나 19’로 실습생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답변만 받았다.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구하며 기도를 한 후에, 몇 군데 더 전화해볼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하며 학생을 돌려보냈다.
‘코로나 19’로 인해 여기저기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소리가 많이 들린다. ‘코로나 19’와 관련은 없지만,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도 지난 몇 년간 내홍의 어려움을 겪었다.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남아 있지만, 어느 정도 안정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나는 십여 년 전 동료 교수인 최태연 교수님의 소개로 동역회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동역회에서 내가 어떤 일로 섬겼다기보다는 섬김을 받고 위로를 받은 것이 많다. 세상적 세계관이 지배하는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 합당한 삶을 살고자 노력하시는 분들이 모여 있다는 것이 나에게는 신기했고, 동역회 모임과 활동에 참여하면서 함께 하는 분들로부터 섬김을 받고, 위로와 힘을 얻었다. 하지만 몇 년 전 동역회 내의 집안 다툼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며 이러한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동역회가 무슨 세계관 운동을 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자괴감으로 떠나려는 마음도 가진 적이 있었다. 한때는 원망의 마음이 있었으나, 나 자신의 죄성과 연약함을 바라보며 누구의 잘못을 따지기보다는 내가 좀 더 하나님 앞에 바로 서는 계기로 삼아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남아 있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게 된다. 나는 기독교와는 상관없는 집안에서 자랐고, 한 척수손상 환자와의 만남을 계기로 신앙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기독교 대학인 백석대학교 임용되어 처음으로 기독교 세계관과 기독교 학문에 대하여 듣게 되었지만 처음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보건학부에서 교수의 일과 함께 ‘기독교대학실천원’이란 부서에서 일을 하다가 동역회와도 관계를 맺게 되었다. 내가 자발적으로 한 것은 하나도 없다. 그럴 능력도 없다. 그저 귀한 동역자들이 섬기는 일에 도움이 된다면 내게 주어진 시간과 작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역량으로 섬기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지금 실행위원과 기독교학문연구회 학술부학회장으로 섬기는 이유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이런 섬김의 과정을 통해 하나님께서 새로운 마음을 주시는 때가 있다. ‘기독교대학실천원’에서 근무하며 기독교 대학을 위해 몇 가지 제안하였던 일들이 하나님이 정하신 시기에 진행되는 것을 경험하였다. 동역회에서 활동하면서 이런 일들을 하면 좋겠다는 기대를 가지게 된 것이 있다. 이런 시간을 통해 동역회에 새롭게 바라는 점과 기도 제목을 나누려 한다.
현재의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는 ‘기독교학문연구회’와 ‘기독교 대학 설립 동역회’ 두 단체가 하나로 합친 것이다. 두 단체가 하나로 합쳐진 후, 동역회가 기독교 학문과 기독교 세계관운동을 통해 한국 사회와 교회에 어느 정도 선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기독교 대학 설립 동역회’의 역할을 사라진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현재 여러 여건들을 고려할 때 새롭게 기독교 대학을 설립하는 일은 어렵겠지만, 기독교 대학을 설립하려고 했던 취지를 살려 새롭게 동역할 분야를 찾을 필요가 있다. 그 일은 기존의 기독교 대학들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 세속화되지 않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기독교 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동역회가 돕는 역할이다. 지난 몇 년간 국내의 기독교 대학들은 각종 대학평가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기독교 대학의 정체성보다는 생존에 급급해하는 상황이다. 학령인구의 감소에 따른 대학의 위기가 현실화되어 올해 입시에는 많은 대학들이 입학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게다가 ‘코로나 19’ 상황에서 일부 교회와 목사의 비상식적인 행동으로 인해 기독교에 대한 이미지와 신뢰도 하락은 기독교 대학들의 생존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이러한 기독교 대학의 위기 상황에서 동역회가 기독교 대학들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 굳건하게 나아갈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고 앞으로 나아가는 일에 촉매 역할을 했으면 하는 기대를 갖게 된다. 2002년 한동대학교, 고신대학교, 백석대학교가 중심이 되어 개최하였던 국제기독교대학학술대회가 2015년 7회 학술대회 이후로 중단된 상태이다. 위기의 시기에 더욱 기도하며 지혜를 모으고 서로 협력해야 할 필요성이 증가되고 있다. 우리 동역회가 흩어져 있는 한국의 기독교 대학들을 하나로 모으고 협력하여 기독교 대학의 위기 상황에서 공동의 대응책을 마련하는데 귀한 역할을 감당하길 기대하며 기도한다. 참, 여학생의 병원 실습은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은혜로 잘 해결되었다. 우리 동역회 회원들과 임원들의 수고와 헌신이 합력하여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가길 기대하며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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