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노멀 시대 : 한국교회와 강단에 제시하는 새로운 대안

<뉴노멀 시대의 교회와 목회> / 정창균, 이승진, 권호 저 / 설교자하우스 / 2020

‘코로나 19’로 시작된 세계적이고 세기적인 비정상적 상황이 점차 새로운 정상이 되고 있다. ‘팬데믹’, ‘넥스트 노멀’, ‘언택트’, ‘맨탈데믹’, ‘신인류 시대’ 등 듣도 보도 못했던 말들이 보편적인 일상의 용어가 되고 있다. 봉쇄, 격리, 거리두기, 대화 금지, 모임 금지, 악수 금지 등과 같이 숨통을 조여 오는 것 같은 해괴한 모습을 강요당하고 그것이 우리의 일상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그렇게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비정상’(Ab-normal) 상태가 ‘새로운 정상’(New Normal)이 되고 있다. 우리는 이렇게 닥친 새로운 시대를 ‘뉴노멀’(New Normal) 시대로 부르기로 하였다.

‘설교자하우스’에서는 ‘뉴노멀 시대의 교회와 목회와 설교’라는 주제로 두 차례의 온라인 세미나와 한 차례의 대면 강좌를 개최하였다. 이 책은 그 세미나에서 다룬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뉴노멀 시대의 교회와 목회’ 그리고 ‘설교에 대한 이해와 문제, 그리고 몇 가지 제안’을 담았다. 이 책에서 제시한 우리의 생각이 정답이라는 뜻에서 내놓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이렇게 해야 한다는 강요의 의도를 담은 것도 아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이리저리 고민하고 괴로워하면서 갖게 된 생각들을 나눠보고자 정리하였다. 이 책은 모두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 ‘뉴노멀 시대의 교회와 목회’(정창균,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설교학 교수 & 前 총장)은 ‘코로나 19’로 말미암아 닥친 현상을 ‘뉴노멀 시대’로 규정하고 이러한 시대의 교회와 목회에 대한 전반적인 대응 방안을 큰 그림과 함께 제시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하였다. 즉 뉴노멀 시대가 교회와 목회에 던지는 다음 같은 두 가지 궁극적인 요구에 주목했다. 첫째, 한국교회는 다시 하나님의 말씀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하나님께서 역사의 방향을 바꾸고 판을 새로 짜시겠다는 시대의 징조를 알아차리고, 그 새로운 판에 맞게 모든 면에서 혁신을 이루라는 것이다.

제2장 ‘뉴노멀 시대의 교회 안 목회와 교회 밖 목회’(권호,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설교학 교수 & 목회대학원장)은 뉴노멀 시대 목회의 영역과 대상에 대한 개념 확장이 필수적이라는 우리의 인식에 근거하여 대책을 제시해 보고자 하였다. ‘코로나 19’로 촉발된 뉴노멀 시대에 목회자는 먼저 성도가 흔들리지 않도록 교회 안의 목회에 힘써야 하지만, 동시에 교회가 지역 사회의 안전을 고려하고, ‘코로나 19’ 사태에 지친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위로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기에 지역 사회를 치료할 준비가 되도록 섬기는 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목회의 영역에서는 이제 단순히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만이 아니라, 교회 밖 사회와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까지도 목회라는 차원에서 교회가 적극적으로 다루어야 하는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제3장 ‘뉴노멀 시대의 강단 목회’(이승진,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설교학 교수 & 목회자연장교육원장)은 목회 현장에서 이전의 설교 방법이 더 이상 설 자리를 잃게 되었다고 진단하고, 뉴노멀 시대에 효과적 강단 목회는 무엇일지를 묻고 답한다. 첫째, 최근 한국의 뉴미디어 생태계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 생태계가 매개하는 가상현실, 사이버 스페이스의 파급력에 대해 정리한다. 둘째, 뉴미디어가 기독교적 소통 환경과 설교 생태계에 각각 미친 영향을 분석한다. 셋째, 뉴노멀 시대에서 복음의 확산과 소통을 위한 매체의 중요성을 신학적으로 평가한다. 넷째, 뉴노멀 시대에서 설교자들은 어떠한 전략과 방법으로 뉴미디어의 부정적 파장을 극복하고 효과적으로 복음을 소통할 수 있는지 다룬다. 이렇듯이 3장은 ‘코로나 19’로 말미암은 현상에 대한 대응책에 국한하지 않고 뉴미디어 시대라는 더 포괄적 상황을 전제로 설교에 대한 이론적이고 학문적 차원에서 이 문제를 다루었다.

현재 우리가 직면한 뉴노멀 시대는 생활에서, 사업장에서, 학교에서, 교회에서, 산지사방에서 ‘코로나 19’로 말미암은 돌발적인 상황들이 지뢰 터지듯 여기저기서 터지고 있다. 어떤 계획도 확정할 수가 없고, 누구도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이 사태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지 큰 걱정이다. ‘코로나 19’를 퇴치한다고 하더라도 그간에 이 사태가 남긴 정신적, 경제적, 사회적 공황 상황은 더 무서운 공포 가운데로 우리를 몰아갈 듯하다. 어떤 학자들은 ‘코로나 19’로 말미암아 문명사적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언제나 그래왔듯이 이렇게 열리는 새 시대는 한편으로는 또 하나의 기회가 되기도 할 것이다. 특별히 우리 신앙인들에게는 하나님을 새롭게 경험하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하나님께서 이러한 현상 속에 담아놓으신 시대를 향한 징조를 파악하며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역사의 궁극적 진행 방향을 내다보며 자기 혁신을 이루어 가는 것이 우리 신앙인이 취할 반응이어야 한다. 이전 것을 어떻게든 회복하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판에 맞춘 변신을 해야 한다는 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상식이 되었다. 새로 열리는 시대는 ‘반복적 다시’(Again)가 아니라, ‘처음부터 다시’(Reset)가 관건이 될 것이다. 이것은 낯설고 새로운 상황에 적응해야 하는 고통일 수 있고, 하루하루 그 고통을 살아내야 하는 고난의 과정일 수 있다. 그러나 그 과정을 통하여 새롭게 만들어가는 창의력 넘치는 새로운 길들은 우리에게 두고두고 또 하나의 길이 되고 자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누구보다도 힘들고 버거운 목회 현장을 이끌며 이 격동의 교회 현실을 살아가는 이 나라 교회의 모든 목회자를 존경하고 사랑하며 하나님 아버지께서 은총을 베풀어주시기를 날마다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