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하나님 나라를 능력으로 맞이하게 하는 마중물
어려서부터 교회의 비상식과 이중성에 질려 ‘신앙 없는 모태신앙‘으로 살던 24살 무렵, 뒤늦게 하나님을 만났다. 그때부터 내 인생은 기독교 없이는 말할 수 없는 인생이 되었고 내가 생각하는 신앙의 모양을 좇아 최선을 다했다. 신학교에 가서 개혁신학의 뽕에도 취해보고, 교육 전도사 사역을 하다가 기성교회의 근본주의 신학에 학을 떼며 진보 신학과 인문학에도 기웃거렸다. 신자가 된 20대 중반 이후의 삶을 돌아보면 정말 신앙에 몰입해서 살았다고 느낀다. 하지만 몰입했던 만큼이나 많은 것을 남겼는지는 의문이다. 누군가 나에게 답을 찾았냐고 묻는다면 찾고 있노라 말할 것이고, 사람을 남겼는지 묻는다면 신앙 안에서 마음 맞는 사람을 만나기란 쉽지 않았다고 말할 것이다. 그래도 다시 한번 신앙 안에서 말이 통하는 사람은 있었냐고 묻는다면 그래도 ‘청신아’(청년신학아카데미)가 그렇다고 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신앙을 고민하는 것과 믿음이 약하다는 것은 동의어가 아니다. 신앙의 의미를 묻는 건 그 의미를 믿기 때문에 반드시 찾아내고 싶은 것이다. 다만 신앙의 의미는 믿는데 내가 두 발 붙이고 사는 사회와 일상 속에서 신앙의 의미를 만나지 못해 괴로운 것이다. ‘청신아’는 이런 나의 고민에 말로 답해주지는 않았지만 지금 하고 있는 사역을 통해 답해주는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청신아’의 사역은 세상과 성경 사이의 서로 찢어진 부분을 다시 꿰매는 작업이다. ‘청신아’를 진행하는 목사님들과 모일 때마다 서로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그것은 ‘실천성경해석학’이다. 요약하자면, 우리의 오늘과 현실 속에 적용되는 성경해석을 해야 한다는 것이고, 전개하자면, 한국교회에 깊이 뿌리내린 근본주의 토양 위에 독버섯처럼 퍼지는 ’뜬구름 잡는 성경해석‘을 경계하자는 것이다. 자갈처럼 깔린 수많은 소그룹 나눔과 교회 강단 메시지들 속에 우리 신앙의 본질은 얼마나 함축되어 있을까?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신앙을 문장으로 외우고 복음을 구호처럼 외치기만 해왔다.
글을 시작하면서도 언급했지만 나는 어려서부터 집사님들의 이중성이 싫었다. 그들의 입에서는 온갖 하늘의 신령한 언어들이 쏟아지지만 어린 내 눈에도 그들의 표정과 행동은 가식이란 걸 알 수 있었다. ‘현실과 괴리된 복음’은 명목적인 종교인만을 만들어낸다. 반면 실천적 성경해석의 힘을 받은 ‘현실과 연결된 복음’은 2000년 전의 십자가 사건이 펜을 쥐고 있는 나의 일상에 실재가 되게 한다. 또한 타락한 마음에서 나온 이기적인 부름을 외면하고 타인을 사랑할 수 있는 이타심을 갖게 한다. 그리고 하나님 나라를 수동적으로 기다리기만 하지 않고 현재의 하나님 나라를 능동적으로 변혁하며 미래의 하나님 나라를 맞이할 용기를 갖게 한다. ‘청신아’가 상상하는 하나님 나라는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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