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기독교대안학교’에는 용어 자체가 의미하고 있는 대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개념이 내포되어 있다. 첫째, ‘기독성’이다. 기독교대안학교는 성경이라는 영원히 변하지 않는 절대 진리를 토대로 교육을 하는 곳이다. 둘째, ‘대안성’이다. 기독교대안학교는 근대 교육제도의 한계를 인식하고 근본적인 대안 및 시대적 변혁을 추구하는 곳이다. 셋째, ‘학교성’이다. 기독교대안학교는 개인의 변화를 위해 학교라는 공동체 조직을 구성하고 교육적 전문성과 행정 시스템을 갖춘 곳이다. 이 세 가지 개념은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유기적 관계를 맺고 있다. 진리는 언제나 시대적 혁신을 가져왔고 시대적 혁신은 개인의 변화로부터 시작되었다. 따라서 필자가 생각하는 기독교대안학교란 ‘성경적 진리를 토대로 개인의 변화를 통해 시대적 변혁을 실천하는 곳’으로 정의할 수 있다. 기독교대안학교는 교육의 시발점을 한 영혼의 변화에 두고 있다. 더 나아가 앎과 삶의 통합을 추구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기독교 대안교육은 기계론적 세계관에 입각한 근대교육의 철학적 한계를 드러내고 교육의 본질과 원안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다림줄 역할을 하고 있다.
충남 서산에 있는 ‘꿈의학교’는 2002년에 개교하였다. 5만 평의 아름다운 숲속 캠퍼스에서 교육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다. 중등 과정 3개 학년, 고등과정 3개 학년 총 280여 명이 전원 기숙생활을 하고 있다. 생활관에서는 남녀 각각 6명으로 구성된 12명의 생활 담임교사 1인이 20-25명의 학생들의 생활 교육, 자기 주도 학습관리 및 진로 상담을 담당하며 신앙 및 인격교육을 위해 애쓰고 있다. 학원 및 과외를 받을 수 없는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 배움의 즐거움을 가르치기 위해 2014년부터 교과 교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교사 주도가 아닌 학생 중심의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학습 코칭’을 실시하고 있다.
‘꿈의학교’는 ‘세계는 나의 교실, 세계는 나의 일터’라는 구호를 실천하기 위해 중학교 2학년 과정에서는 약 5개월 동안 캐나다에서, 고등학교 1학년 과정에서는 약 3개월 동안 중국에서 이동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중학교 3학년 과정에서는 3주간 베트남 봉사활동이 있으며 이 밖에 방학을 이용해 해외 선교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2019년부터 중학교 과정에서는 교과 수업을 과감하게 없애고 독서를 기반으로 한 ‘독서통합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고등학교 과정에서는 인문, 자연, 예술, 국제 계열로 나누어 각자의 진로에 맞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2018년부터는 대학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자 대안대학을 자체적으로 설립하여 운영 중에 있다.
현재보다 더 나은 기독교대안학교가 되기 위해 극복해야 할 문제는 무엇이지 생각해 본다. 기독교대안교육은 공교육이 지닌 한계, 즉 입시교육의 한계 벗어나고자 시작되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가면서 많은 기독교대안학교들이 다양한 이유로 대학진학이라는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꿈의학교’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따라서 기독교대안교육이 다시 공교육화되는 것에 대한 위험성을 깨닫게 되자, 기독교대안교육의 정체성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를 거치면서 건강한 대안교육을 위해서는 건강한 대안대학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따라서 여러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현재 ‘대안대학 과정’을 개설하게 되었다. 이 ‘대안대학 과정’은 대학진학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이 아닌 한 개인의 올바른 성장에 목적을 두고 있다. “학생들에게 시간을 돌려주자”라는 생각으로 교육과정의 대부분은 갭이어(Gap year)* 과정을 통한 자아 성찰의 시간과 다양한 경험 및 만남의 시간을 통해 자신의 진로와 적성을 찾아가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 최근 들어 ‘꿈의학교’는 건강한 대안교육을 위해서 대안대학을 넘어 대안적인 삶을 학생들에게 제시해 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이르게 되었다. 이를 위해 대안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졸업생들 찾아다니고 있으며, 올해부터 자연농업을 통해 자본주의 시스템에 종속되지 않을 새로운 대안적인 삶의 모델을 창출하기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
기독대안교육의 미래를 걱정하는 분들이 많지만 기독교 교육의 본질, 즉 ‘한 영혼을 살리는 교육’은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으며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교육의 본질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 영혼에 생명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다양성’, ‘공동체성’, ‘개별성’이라는 교육생태계가 잘 구축되어야 한다. 기독대안학교는 이러한 생태계가 잘 조성되어 있고 건강한 교육생태계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지금도 치열하게 연구하고 있기에 기독교대안학교의 미래는 희망적이라 생각한다.
‘꿈의학교’ 역시 한 영혼이 잘 자랄 수 있는 교육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20년간 연구를 멈춘 적이 없다. 지금도 다양한 교육과정을 위한 교과 및 학년 통합을 넘어 공간의 통합을 꿈꾸며 개방형 미래 교실을 건축 중에 있다. 또한 공동체적 만남을 위해 연결 플랫폼인 온라인 캠퍼스를 구축하고 있으며 한 개인의 성장 이력을 가시화하고 명료화하기 위해 LMS(학습관리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기계론적 사고에서 시작된 획일성을 벗어나 다양성을 존중하고, 다양성 속에서도 공동체성이 유기적인 연합을 이루며, 공동체 속에서도 개성이 살아날 수 있는 교육생태계가 기독교대안학교 안에 존재하는 한, 기독교대한학교 미래는 여전히 소망이 있다고 믿는다.
* 갭이어(Gap year)는 학업을 병행하거나 잠시 중단하고 봉사, 여행, 진로 탐색, 교육, 인턴, 창업 등의 다양한 활동을 직접 체험하고 이를 통해 향후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는 시간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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