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대안학교’라는 기본적 틀은 교육 당국이나 교육자들이 정의한 개념이다. 따라서 필자는 ‘기독교대안학교’보다는 ‘기독교 학교’라는 표현이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다수의 기독교 학교들은 분명 하나님의 몸 된 교회의 다음 세대를 세우는 교육적 대안이다. 그러나 현재 다수의 기독교 학교들은 기독교 교육의 정신을 제대로 구현과 실천에 있어 역량의 한계에 부딪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타깝게도 공교육을 향한 ‘소금과 빛’ 공동체다운 교육적 희망이 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필자는 기독교 학교를 “하나님 나라의 원형을 담은 교육으로,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회복하게 하는 책임 있는 제자로 양육하는 학교”라고 정의하고 싶다. 또한 하나님 나라의 광의적인 교육적 함의를 품어 담아내기 위해, 필자는 기독교 학교들은 다음과 같은 지향점으로 그 좌표를 설정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즉, 그것은 다음 같은 4대 지향점이다. ‘기독성’과 신칼뱅주의를 바탕으로한 변혁적 하나님 나라로서의 ‘공공성’, 한민족의 역사적 고찰과 현재적 실천으로서의 ‘역사성’, 구시대 교육 패러다임을 탈피한 새 시대 전환적 측면으로서의 ‘미래 지향성’이 대한 깊은 고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높은뜻씨앗스쿨’는 김동호 목사님과 동역하고 있는 ‘높은뜻교회’들이 함께 설립한 연합선교회가 2014년 천안에 세운 기독교 학교이다. 5~6개 교회의 목사님이 3년 동안 이사장직을 순환하는 민주성을 담아내고 있다. ‘높은뜻씨앗스쿨’에서는 이사회를 통하여 학교의 운영과 지원과 감사가 이루어지며, 교육에 대한 교사들의 자율성이 최대한 존중받고 있는 건강한 학교이다. 초등과정 1~6학년과 중학 과정 7~9학년을 포함한 총 9개 학년 9개 반으로 구성되어 있고, 현재는 2022년 개교 예정인 고등학교 설립을 준비 중이다. ‘높은뜻씨앗스쿨’의 인재상은 ‘세상에 복이 되는 사람’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한 양육 실천의 방향으로 ‘하나님을 경외하는 영성 교육’, ‘예수님의 성품을 닮아가는 인성교육’, ‘성경 말씀을 토대로 배우는 지성교육’, ‘다중지능에 기초한 은사 계발 교육’, ‘배움이 곧 삶이 되는 공동체적 실천교육’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 특별히 제가 교감으로 섬기는 중등 교육과정은 ‘새 패러다임의 아침 묵상’(스토리텔링, 하브루타, 테필린, 실천기도), 공동체 세움(인성, 공동체성 교육), 융합 교과(융합 독서, 융합프로젝트, 융합실천), 양육(지성 양육, 영성 양육), 창의문화 시간(문화창조 자치활동), ‘파종하는 날, 성장하는 주간’(Seeding day, Growing week, 은사를 계발하고 소명을 발견하는 로드스꼴레)’으로 구현하고 있다. 앞으로 개설하게 되는 고등과정은, 핵심 가치를 ‘공동체’적으로 구현하는 미래지향적 학교로 설정하고 다음과 같은 구체적 실천 방향을 준비 중이다. 첫째, 영성공동체(영성공동체체험, 라브리공동체 통합변증, 국제선교훈련, 신앙고전탐독), 둘째, 화평공동체(비폭력대화, 회복적 서클 학생지도자, 리더십훈련), 셋째, 배움공동체(미래형 온오프라인 학점제, LAB전공수업, 스마트브랜디드러닝, 고전독서, 높씨경연, 로드스꼴레, IT메이커, 학생개설수업), 넷째, 소명공동체(은사역량개발, 소명교육, U턴십, 연구소논문, Growing week II), 다섯째, 높은뜻실천공동체(성서한국, 남북통합, 세계선교)이다.
우리에게는 더 좋은 기독교대안학교가 되기 위해 극복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 기독교대안학교의 리더십과 학부모들의 대다수는 재학생들의 진로와 진학에 있어 ‘고지대 정복론적 성공주의’를 추구하기 십상이기에 이른바 ‘입시 중심적 교육’을 포기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또한 특정 교회 중심의 일부 기독교 학교의 경우는 리더십과 교사 전문성 문제, 오너십에 따른 교육 독식, 공공성의 한계, 공동체 분열 등 안타까운 여러 상황에 직면해 있기도 한 것으로도 보인다. 아울러 어떤 학교에서는 학교가 사유화되고 경제적 이득의 창출 수단으로 변질되는 경우조차 있다는 기독교 대안 교육계의 의미있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 물론 최근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와 함께 양해각서(MOU)를 맺은 ‘꿈의학교’, ‘별무리학교’, ‘드리미학교’, ‘높은뜻씨앗스쿨’ 등의 학교들처럼 기독교 학교가 직면한 그러한 문제들에 대하여 깊은 반성과 더불어 스스로 정체성을 점검하며 자정을 하고 있는 건강한 학교들도 많이 있다. 앞으로 '기독교학교'들이 이른바 성공주의와 입시 중심의 교육을 지양하며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자랑스러운 기독교대안학교로의 전환과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새 시대의 '기독교학교'에 걸맞는 성서적 원형에 대한 연구와 깊이 있는 성찰이 필요하다. 학교들 스스로 구조를 개혁하는 것이 마땅하다. 더불어 미래적 교육의 상으로 미래형 학교로 전환하여 공교육이 걸어갈 표상이 되기를 소망한다.
결론적으로 필자가 생각하는 기독교대안학교의 미래는 명료하다. 공교육은 고교학점제와 미래교육을 중심으로 새 시스템을 준비하는 상황이지만, 오히려 다수의 '기독교학교'들은 앞서 언급한 문제에 봉착해 있다. 다음 세대를 위한 부르심과 하나님 나라 교육의 비전을 품었으나, 전문성이 결여되거나 하나님의 방식과 법이 아닌 방식으로 학교가 운영되어 공동체적 아픔을 경험하고 있다. 그러므로 첫째, 기독교교육은 공공성을 담아내어서 공교육의 희망이 되어야 한다. 둘째,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교육적 상상을 품은 미래지향적 학교로 전환해야 한다. 셋째, 입시 중심의 교육을 내려놓고, '기독교학교'로서의 원형에 대한 숙고와 반성과 연구가 필요하다. 넷째, 단일교회 중심의 운영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지역의 교회들이 함께 공동으로 협동조합형 기독교대안학교의 설립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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