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우리는 운동권이다(?)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가 다른 학회와 가장 다른 면모는 ‘운동’을 한다는 점이다. 함께 모여서 골프를 치거나 등산을 하지는 않지만,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성경과 일치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세상의 현상에 신앙을 대입시키도록 안내하고 훈련하며 때로는 도전을 던지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학자들은 ‘학삐리’ 근성이 있어서 웬만한 일이 아니고서는 책상 앞을 좀처럼 떠나려 하지 않는다. 연구하고 가르치는 것이 교수와 학자들의 중심된 일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그 연구와 교육이 궁극적으로 사회에 영향을 미치도록 학자나 학생을 포함한 대중들에게 대안을 제시하며 설득할 필요도 있다. 성경적 관점에서 학문과 세상을 보는 훈련을 받은 그리스도인 학자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왜냐하면 그리스도인 연구자는 학자이며 동시에 문화명령(창 1:28)과 선교명령(마 28:18-20) 그리고 대강령(마 22:37-40)을 실천해야 하는 신앙인인 까닭이다. 즉 그리스도인 학자들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에 대해 청지기 의식을 가지고 돌보고 회복시켜야 할 뿐만 아니라 이웃을 사랑하고 복음을 전파하는 소명을 함께 가지고 있다.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에 나는 ‘운동권’(?)으로 첫발을 디뎠다. 그 첫 만남은 1990년대 초반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을 통해서였다. 1992년 혜성처럼 등장해 한국 가요계는 물론 대중문화 전반에 혁명을 일으켰던 ‘서태지와 아이들’은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문민정부가 등장하고 ‘문화’라는 것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교회와 사회는 신세대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고, 한국에 최신 신앙을 전수해주던 서구의 기독교는 뉴에이지 사상의 위협 속에 처한 때였다. ‘신세대’(New Generation) 논쟁과 ‘뉴에이지 운동’(New Age Movement)은 1990년대 당시 한국교회의 가장 큰 이슈였다. 이 문제에 대한 교회의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바로 기독교 세계관이었다.
그 당시 나는 대학원에서 종교학을 공부하면서 ‘울타리문화선교회’라는 문화선교단체의 간사로 활동하던 중이었다. 문화에 대해 생소했던 교회를 향하여 현대문화의 강력한 영향력과 문화선교의 필요성을 전파하던 시절에, 기독교윤리실천운동에서 활동하던 그리스도인 학자들과 만나 공부하고 토론하며 대안을 모색했던 일은 내 일생일대의 큰 전환점이 되었다. ‘기윤실’ 안에 ‘문화전략위원회’가 조직되었고 강영안, 신국원, 최태현, 송태현, 추태화 교수님 등 오늘날까지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를 이끌어 온 회원들과 함께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큰 기쁨이자 감사한 일이었다.
정치와 경제문제에 밀려났던 문화가 사회변화의 첫머리에 올라서자 언론과 방송은 배꼽티에서 영화관람등급 문제에 이르기까지 문화 관련 이슈를 생산해냈고, 문화전략위원회의 교수들은 ‘문화연대’와 같은 진보적 문화운동가들에 맞서는 토론자 역할을 수행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신국원의 문화 이야기>(IVP)에 나와 있다.
사회의 관심이 정치에서 문화로 바뀌면서 과거 운동권에서 활동하던 사람들은 문화운동으로 돌아섰다. 특히 진보적 문화운동가들이 매주 토요일마다 모여 이론을 학습한다는 얘기는 우리들로 하여금 기독교 문화에 대한 실천과 더불어 깊이 있는 이론 정립의 필요성을 느끼게 만들었다. 신국원 교수님은 그 때문에 미국 칼빈대학교로 문화를 공부하러 떠났고 나는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안에서 ‘기독교 영화학 어떻게 할 것인가?’, ‘새로운 시대의 그리스도인의 영화 비평’ 등 기독교 학문의 변방에 있었던 영화에 대한 논문을 기독교 세계관에 기초해서 쓸 수 있었다.
우리는 사상가들이며 또한 실천가들이다!
기독교 세계관 운동의 또 하나의 실천은 ‘기독 미디어 아카데미’를 통해서였다. 김승욱 교수님(중앙대 경제학과), MBC 앵커 출신의 조정민 목사님(베이직교회 담임목사), 역시 MBC 앵커 출신의 이인용 사장님(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 총괄)과 함께 만나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안에 디지털 문화를 선도할 젊은 그리스도인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과정을 개설하였다. 미디어 교육인 동시에 1인 미디어 시대에 ‘거룩한 문화 게릴라’를 키워서 세상 곳곳에 침투시켜서 활동하게끔 하는 운동 차원의 일이었다.
2018년 13기까지 진행하며 기독교 세계관뿐만 아니라 미디어 분야 현장 전문가들의 다양한 강의를 듣고 또한 영상을 제작하며 미디어 시대에 부응하며 세상과의 소통에 대한 실천을 이루려 했던 점은 앞으로도 기독교 세계관 운동사에 기억할 만한 일이다. 당시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가 일주일간에 걸쳐 국민일보 신입 기자들의 교육을 담당할 수 있었던 것도 언론과 미디어에 대한 기독교 세계관 운동을 벌였기 때문이었다.
세상을 그린 문화의 지도를 상상해보자. 하나님 나라의 문화라고 말할 수 있는 영역을 우리는 얼마나 표시할 수 있을까? 세속화된 사회에서 기독교 학문을 펼쳐가는 것이 우리의 소명이 듯, 문화에 대한 연구와 실천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회복하는 일 또한 이 시대에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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