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30대의 이준석 후보가 제1야당의 대표로 선출되어 우리 사회에서 2030 세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장유유서(長幼有序)와 연공서열(年功序列)이 아직도 엄존하는 현실에서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기에 이 일은 ‘2030 세대의 반란’으로 여겨질 정도이다. 이후에 ‘국민의 힘’에는 2030 세대의 입당 행렬이 줄을 이었고, 여당은 한순간에 ‘꼰대 정당’의 이미지를 뒤집어쓰기도 하였다. 마찬가지로 40대 이상의 특히 남성들은 졸지에 꼰대 신세가 되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2030 세대에 큰 관심이 없는 곳이 바로 교회이다. 말로는 다음 세대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서 있지 않고 예산 배정도 충분하지 않다. 다음 세대는 교회 정책에서 언제나 다음 순위로 밀리고 있다.
한국 교회에서 다음 세대가 줄고 있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 교회의 성장이 정체되면서 다음 세대에 대한 많은 염려가 나왔고, 최근에 저출산 현상이 더욱 심해지면서 청년 이하 인구의 감소는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 게다가 기독교 신앙은 유지하면서도 교회에는 출석하지 않는 이른바 ‘가나안 성도’들도 계속 늘어나면서 교회 안에서 이들의 빈 자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한국 교회는 빠르게 노쇠화가 진행될 것이고 선교 역량 약화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역할도 감당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이 오게 될 것이다. 그리고 더 근본적인 문제는 신앙의 전수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한국 교회의 존속 자체가 어려운 지경에 이를 수도 있다.
필자가 맡고 있는 ‘21세기교회연구소’와 다른 기관들이 공동으로 그리스도인 청년들에 대하여 조사한 결과를 보면, 모태신앙 53%를 포함해서 청년기 이전에 교회에 나가기 시작한 비율이 87%에 이른다. 이러한 결과는 어렸을 때부터의 신앙이 잘 정착하여 가정 안에서 기독교 신앙이 전수되고 있다는 면에서는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신자가 유입되지 않고 있어서 젊은 층에서 전도가 이루어지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기독교의 가족 종교화 경향이 심화됨으로 인해서 기독교 신앙의 확장성이 매우 부족하며 자칫 끼리끼리의 종교로 전락할 우려도 있다.
게다가 “성경 말씀을 지키고 살면 이 사회에서는 성공할 수 없다”라는 데에 대해 40.4%가 ‘동의’했다. 20~30대의 젊은 그리스도인 청년들 10명 가운데 4명이나 성경대로 사는 것이 현실에서 어렵다고 인식한다는 것은, 그만큼 그리스도인 청년들이 현실의 삶과 성경의 가르침 사이에서 괴리를 느끼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성경 말씀을 지키며 사는 사람은 내 주위에는 별로 없다”라는 데에 더 많은 61.7%가 동의하여, “성경 말씀대로 사는 것”이 매우 비현실적이며 좋은 신앙의 본이나 멘토가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경제 수준이 낮은 경우 이에 대하여 더 부정적으로 응답하였다. 이러한 영향으로 절반 정도인 53.3%만 10년 후에도 “기독교 신앙도 유지하고 교회에도 잘 나갈 것 같다”라고 응답했고, 39.9%는 “기독교 신앙은 유지하지만 교회에는 잘 나가지 않을 것 같다”라고 응답하여 한국 교회의 미래에 대한 전망을 매우 어둡게 하고 있다.
이제 교회는 청년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필요에 민감해져야 한다. 기성세대의 생각을 주입하려고 하기보다 그들 스스로의 방식으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리고 교회의 일꾼이라는 명목으로 청년들을 소비하기를 멈추고 인격적인 관계에서 동역할 수 있어야 한다. 이들을 목회의 대상이나 교육의 대상으로 여기기보다 주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세워주어야 한다. 그리고 교회의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특별히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에게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교회에서는 청년들의 신앙에 관심이 있지만 신앙은 삶의 조건과 무관하게 형성될 수 없다. 척박한 생활 환경에서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청년들을 위한 창업이나 일자리 사업과 협동조합 그리고 공유 주택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러한 일은 교회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치부하지 말아야 한다. 협동조합의 출발은 기독교 사상과 전통에서 비롯되었다. 일부 교회와 기독교 단체도 이미 이런 일에 참여하고 있다. 신앙과 삶은 분리될 수 없다. 청년들의 신앙이 바로 서고 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도록 기성세대가 더욱 노력해야 한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 취급방침 | 공익위반제보(국민권익위)| 저작권 정보 | 이메일 주소 무단수집 거부 | 관리자 로그인
© 2009-2024 (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고유번호 201-82-31233]
서울시 강남구 광평로56길 8-13, 수서타워 910호 (수서동)
(06367)
Tel. 02-754-8004
Fax. 0303-0272-4967
Email. info@worldview.or.kr
기독교학문연구회
Tel. 02-3272-4967
Email. gihakyun@daum.net (학회),
faithscholar@naver.com (신앙과 학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