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2030 세대는 외로운 세대입니다. 태어나고 자라면서 디지털에 익숙한 디지털 세대입니다. 그들에게 스마트폰은 신체의 일부와 같습니다. 디지털 세대는 혼자 있거나 외로울 때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합니다. 배고플 때도 전화로 주문하는 것이 아니라 짜장면 한 그릇도 앱으로 주문해서 먹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느슨하면서도, 필요에 따라 모이고 흩어지기를 반복합니다. 그런 2030 세대에게 외로움은 그들만의 힘인지도 모릅니다.
어떤 이들은 외로움이 무슨 힘이냐고 질문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외로움은 창조의 힘입니다. 외로움이 있기에 하나님께서는 아담뿐만 아니라 하와를 창조하시고 서로가 서로에게 돕는 배필이 되게 하셨습니다. 외로움이 있기에 하나님께서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만드시고 그 교회 속에서 상호 책임지고 상호 의존하는 지체로서의 공동체가 되게 하셨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교회가 2030 세대의 외로움을 더 짙게 하고 있는 공동체는 아닌지 고민하게 됩니다.
만약 교회가 2030 세대의 외로움을 잘 이해한다면 그들을 위한 공유, 공감, 소통의 공동체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교회가 자기 자신의 몸집만 불리는 이기적인 집단이 아니라 세상 속에서 2030 세대의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서 하나님 앞에서는 단독자로 서 있으면서, 그와 동시에 2030 세대와 유기적인 지체로 연결되는 사역을 고민하며 풀어간다면, 2030 세대는 교회를 공유, 공감, 소통의 공동체로 새롭게 인식하게 될 것입니다.
2030 세대는 괴로운 세대입니다. 우리 사회의 양극화 현상을 온 몸으로 경험하는 세대입니다. 기회의 사다리가 해체된 시대를 살아가는 세대입니다. 그들 가운데 대부분은 부모님의 줄과 끈이 없이 세상에 홀로 선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온몸으로 경험하는 세대입니다. 그래서 이성 교제를 포기합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정규직 진입이 어렵다는 것을 경험하면서 어느 순간부터 취업을 포기합니다. 그리고 도미노 현상처럼 결혼을 포기합니다. 그러니 출산도 포기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고통은 대물림하고 싶지 않다는 것입니다. 더 괴로운 것은 꿈과 미래조차도 포기하고 모든 것을 포기하는 청년들이 늘어간다는 것입니다. 청년들의 죽음의 원인 1위는 슬프게도 자살입니다.
2030 세대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더 열심히 ‘알바’를 합니다. 더 열심히 스펙을 준비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종 면접과 시험에서 낙방을 경험하고 경쟁에서 뒤처지는 경험을 하면서 수없이 많은 좌절감을 맛보는 세대입니다. 사실 그들은 기성세대보다 더 좋은 스펙과 능력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다만 기성세대가 누렸던 기회의 문이 닫혀서 그 문을 열고 들어가기가 더 어려워졌고, 스스로 번 돈으로 집을 마련하고 결혼을 하기에는 너무 많은 장애물이 있다는 것입니다.
2030 세대는 죽자고 일하고 공부하지만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점점 정규직의 진입은 어렵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동산과 부동산 투자에 ‘올인’을 합니다. 정상적인 노동으로 집을 구입하기도 힘들다는 것을 깨달은 2030 세대는 주식 투자에 몰입하고 가상화폐에 몰두합니다. 그들의 투자는 투기가 되기도 하고 그들의 투기는 그들을 시시때때로 망가지게도 만듭니다. 그래서 괴로운 세대입니다.
이들의 괴로움을 교회는 어떻게 바라볼까요? 단지 이 모든 문제에 대해 바른 말만 하고 실제적인 도움을 주지 못한다면 그들은 교회를 꼰대 집단으로 생각할 것입니다. 또 청년들의 노력이 부족하거나 투지가 부족하다고 말한다면 그들은 교회를 외계인 취급할 것입니다. 전혀 2030 세대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교회는 2030 세대에게 어떤 의미로 자리해야 할까요? 교회는 여러 삶의 문제로 고통스러운 2030 세대에게 아둘람 공동체가 될 수 있습니다. 아둘람 공동체는 다윗이 사울에게 쫓기며 광야를 유리 방황할 때 아둘람 굴에 숨어 있을 때 만들어진 공동체입니다. 그들이 살았던 시대에 짙은 외로움과 괴로움에 찌든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든 곳입니다. "환난 당한 모든 자와 빚진 모든 자와 마음이 원통한 자가 다 그에게로 모였고 그는 그들의 우두머리가 되었는데 그와 함께 한 자가 사백명 가량이었더라"(사무엘상 22:2) 그들은 그곳에서 예배하면서 새로운 대안을 준비하고 미래를 열어가는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오늘날 교회가 2030 세대에게 미래를 꿈꾸고, 미래를 준비하며, 미래를 열어가도록 돕는 공존, 공생의 공동체가 된다면 어떨까요?
진리를 떠난 것은 2030 세대가 아닙니다. 어쩌면 기성세대가 그들을 밀어낸 것인지도 모릅니다. 기성세대의 욕구, 욕망, 욕심이 2030 세대에게 투자란 이름으로 투기에 영혼까지 끌어모아서 나서게 한 것은 아닐까요? 오늘 교회는 2030 세대들 가운데 환난 당한 모든 자와 빚진 모든 자와 마음이 원통한 자들이 모여들 수 있는 곳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곳에서 하나님과 수직적으로 공유, 공감, 소통하면서 동시에 세상과 공존하고 공생하는 영적 감각을 키울 수 있는 곳이었으면 합니다. 그래서 그들이 열어갈 미래가 공정하고 정의로우며 사회적 불평들을 해체하며 기회의 사다리를 누구나 올라갈 수 있도록 복원하는 주체가 되었으면 합니다. 바로 그러한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지하고 지원하고 응원하는 공동체가 교회이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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