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출애굽 이후에 가나안에 들어간 이스라엘 민족 안에도 세대 차이가 있었다. 1세대였던 여호수아와 갈렙 이후에 ‘다른 세대’가 일어났다. 이를 ‘메시지 성경’에서는 ‘새로운 세대’로 번역하였다. 한 세대가 지나가면 다음 세대가 일어난다. 그런데 성경에서 ‘다음 세대’라 하지 않고 ‘다른 세대’, ‘새로운 세대’라 기록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러 면에서 이전 세대와는 너무도 다른 새로운 세대가 일어난 것이다.
출애굽 이후 세대, 새로운 세대와 같이 2030 세대는 새로운 세대, 신인류다. 2030 세대는 ‘MZ 세대’에 속한다. ‘MZ 세대’는 1980년대 초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밀레니얼(Millennial) 세대’와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Z 세대’를 규정하는 말이다. 이들은 디지털에 익숙한 ‘젊은 세대’이며 ‘공정’과 ‘작은 행복’을 중요한 가치로 추구한다. 그래서 결혼해서 배우자와 함께 초라하게 사는 것보다 능력있는 자기 자신이 홀로 살면서라도 소소하지만 확실하게, 행복하게 사는 것이 더 좋다고 본다. 한편으로는 ‘N포 세대’라는 말이 상징하듯이 노력해도 이루지 못할 것은 포기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필자가 사역하는 학복협(학원복음화협의회) 캠퍼스청년연구소에서 실시한 ‘대학생 의식조사’(2020)에 나타난 결과에서도 새로운 세대의 상황을 엿볼 수 있다. 그중 하나는 이들이 경험하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의 심화이다. 이들은 코로나 상황에서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현실을 마주했다. 대학등록금 반환에 찬성하는 비율이 높다(90%). 현재 자신의 삶에 만족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66%가 ‘만족한다’라고 응답하였는데, 경제수준 하층(50.8%)이 생활수준 상층(72.6%)보다 상당히 낮았다. 이만큼 젊은 세대는 이전 세대와 비교하면 경제적인 풍요 속에서 성장했지만, 현실 속에서는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또 하나는 2030 세대는 정치적인 성향도 이전 세대와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최근 ‘이대남 이슈’이다. 20대 남성이 정치적, 사회적으로 극단 성향을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이에 대한 해석이 분분했다. 20대 남성을 포함한 청년세대, 특별히 대학생은 정부 정책에 대한 평가에서 부정적 성향이 상당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학복협 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의 청년 정책에 대한 기대치는 66%에 달했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청년 정책에 대하여 32.5%만이 긍정적으로 응답하였다. 사회적 이슈와 현 정부와 정책에 대한 평가를 주로 좌우하는 것은 정치성향과 성별이었다.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해 정치성향에서 진보는 ‘다소’ 부정적으로, 중도는 ‘상당히’ 부정적으로, 보수는 ‘매우 많이’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성별에서 여성은 ‘상당히’ 부정적인 평가로, 남성은 ‘매우 많이’ 부정적인 평가로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2030 세대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그들이 우리의 미래임을 인식하고 사랑해야 한다. 사무엘 에스코바(Samuel Escobar)는 그의 책 <벽을 넘어 열방으로>(IVP, 2004)에서 기독교 국가의 탈기독교 현상과 현대에 일어난 포스트모더니즘 현상에 대해서 주의 깊게 다루고 있다. 특별히 저자는 포스트모더니즘에 관해 간명하면서도 매우 통찰력 있게 다루고 있다.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의 특징은 ‘인간 신체에 대한 예찬’, ‘물질 숭배’, ‘(소박한) 쾌락주의’, ‘소비주의’ 등이다. 그의 결론적인 통찰은 이 시대의 청년대학생 사역을 위해 매우 중요한 관점을 제시한다. “포스트모던 문화 속의 젊은이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교회는 새로운 세대를 품을 수 없다”(<벽을 넘어 열방으로>, p. 83).
교회가 2030 세대를 품는 사례 중의 하나는 성복중앙교회(길성운 목사)이다. 즉 성복중앙교회의 ‘새벽만나’와 ‘청년희년 프로젝트’는 현실을 공감하고 함께하는 사랑과 진심을 잘 보여준다. ‘새벽만나’는 청년들을 위한 사랑의 아침식사를 섬기는 사역이다. 2013년에 시작하여 ‘코로나 19’ 직전에는 매일 100여 명의 대학생, 취준생, 직장인이 찾았다. ‘청년희년 프로젝트’는 2018년부터 시작한 청년들을 위한 주거지원 섬김사역이다. 이렇게 청년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그들의 어려움을 함께 지며 응원하는 멋진 사례는 청년들이 미래의 주인공으로 존중받는 자양분이 된다.
청년 사역과 캠퍼스 선교가 살아야 교회가 산다. 2030 세대가 살아야 교회가 산다. 2030 세대는 우리의 미래다. 그들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호수아와 갈렙 세대 이후에 일어난 세대는 너무 다른 세대였다. 그들은 광야의 영웅 이야기와 고난의 행군 이야기를 직접 경험하지 않은 세대였다. 출애굽한 부모세대가 경험한 홍해를 건너는 방법과 다음 세대가 경험한 요단강을 건너는 방법이 달랐다. 또한, 광야에서 만나와 메추라기를 먹으며 살았던 부모세대의 삶의 양식과 가나안에 들어와서 추수하며 살아가던 다음 세대의 삶의 양식이 달랐다.
2030 세대가 비록 앞선 세대와 공유한 문화와 환경이 다를지라도 하나님을 아는 세대, 예수님을 주로 고백하며 사는 ‘J 세대’가 되길 원한다. 한국 교회가 2030 세대를 향한 넉넉한 사랑의 품을 가져 그들을 향한 이해와 공감을 위한 도전이 계속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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