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남은 자
나의 선교적 삶은 ‘움직이는 교회’와 함께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 전도했다. 하지만 곧 사람들이 불편해하면서 전도의 기회가 사라지는 현실과 마주했다. “상대가 듣든 말든 나는 진리를 말하겠다”라며 스스로 위안 삼았지만, 점차 내가 오히려 복음에 방해가 되는 사람은 아닌가 하는 고민에 빠지며 낙담했다. 더 간절히 기도는 했지만 말 수가 부쩍 줄었다.
그 무렵 D 형제를 만났다. 홍대의 한 건축사무소의 소장님을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D 형제는 그곳 직원이었다. 소장님을 자주 뵈러 가면서 D 형제와 인사를 주고받는 사이가 되었다. 나이는 동갑이지만 그곳의 직원이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대할 수밖에 없었다. 몇 달이 지나 우연한 기회에, 나와 D 형제 둘이서 대화를 깊이 나누게 되었다. D 형제는 고등학생 때 교회를 다녔지만 이후 10년은 신앙과 무관하게 살았다. 그렇지만 하나님께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최근에 가끔 떠오른다고 말했다. 그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다며 자기 작품들을 보여주더니 언젠가는 전시회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나는 전시를 한다면 그때 작품 이송을 돕겠다고 제안했다.
D 형제는 ‘움직이는 교회’를 가끔 방문하기 시작했다. 한동안은 부담이 되었는지 설교가 시작할 때쯤 슬그머니 들어와서 설교가 끝날 때쯤 슬그머니 도망갔다. 몇 달 후에 전시회가 열렸고 나는 D 형제를 돕게 되었다. 그 이후에도 전시회 때마다 자주 돕게 되었다. 둘이서 교제하는 기회가 많아졌고 조금씩 복음도 전해졌다.
1년 반이 지난 무렵 D 형제는 하나님을 알고 싶다고 말했다. 성경공부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곧바로 온전한 회심은 없었지만, 말씀이 조금씩 심기는 것을 보았다. 다시 6개월이 지난 후 3주 동안 진행된 기도회에서 성령님을 통한 구원의 은혜가 임했고 D 형제는 마침내 회심하게 되었다. D 형제를 통해서 만난 여러 청년도 함께 줄줄이 회심하였다. 놀랍고 감사한 일이다. 다시 1년이 지난 현재, D 형제는 함께 동역하는 전도자로서 여러 예술가 청년들을 복음으로 품으며 섬기고 있다.
전도 방식의 변화는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여기서 그 방법을 얘기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꼭 나누고 싶은 것이 있다. 우리 시대 청년들 가운데 여전히 ‘남은 자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오늘날 2030 세대가 아무리 참담하게 보일지라도 하나님은 그들 가운데서 일꾼을 세우시고 택한 백성을 구원하고 계신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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