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청년들을 위한 프랑스식 기독교 세계관 교재
<세상 속의 그리스도인, 1권>(박동열·이상민, 고북이, 2021)
<세상 속의 그리스도인>의 두 저자는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그리스도인이 세상 속에서 마주칠 수밖에 없는 민감한 문제를 더는 회피하지 않는 도전을 하게 한다. 이러한 호소는 두 가지 안타까움에서 비롯된다. 하나는 오늘날 교회가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인이 직면하는 주제들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정리된 생각을 토대로 자기 생각을 말하며, 타인의 말을 경청하며, 세상 속의 그리스도인으로 적극적으로 살아가는 청년들을 만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러한 안타까움은 저자들의 공통된 경험에서 비롯된다. 두 저자는 기독교 세계관 운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교육 현장에서 오랫동안 청년들을 가르쳐 왔다. 이러한 경험이 기독교 세계관의 열정과 청년들을 향한 안타까움으로 이어져 나온 것이 바로 이 책이다. 그들은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는데, 그들 모두 프랑스 사회학자이자 신학자인 자크 엘륄(Jacques Ellul) 사상을 연구해 온 전문가라는 것이다. 그들은 자크 엘륄의 통찰력을 토대로 다양한 주제에 대해 논의하고 성경적 관점을 고찰할 수 있도록 이 책을 집필하였다. 이처럼 <세상 속의 그리스도인>은 기독교 세계관, 교육, 자크 엘륄에 대한 두 저자의 공통된 경험과 열정을 바탕으로 한다. 이 책은 그리스도인들이, 특히 청년들이 ‘세상 속의 그리스도인’으로서 현실 속에서 부딪히는 수많은 고민과 문제들을 성경적으로 해석하고 반응하고 대처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쓴 것이다. 이 책이 지닌 세 가지 의미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세상 속의 그리스도인>은 기독교 세계관 책이다. 기독교 세계관은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말씀대로 생각하고 살아가는 것이다. 기독교 세계관의 내포적 의미는 하나님의 말씀이 단순히 수많은 진리(truths) 중 하나가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변함없는 진리(the Truth)라는 것이다. 따라서 기독교 세계관의 도전은 하나님의 말씀을 사적인 영역에만 머물게 해서는 안 되며, 더 나아가 공적인 영역에서도 변함없는 기준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기독교 세계관 운동은 그 목적과는 달리, 이론에만 머물러 실천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 책은 기독교 세계관의 실천을 지향하기 위해, 기독교 세계관의 개념이나 원리 대신에, 그리스도인이 세상 속에서 직면할 다양한 주제들(앞으로 출간될 2권까지 포함하면 총 30개의 주제)을 다루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기독교 세계관에 관한 총론이 아닌 각론이다. 이 책은 기독교 세계관의 각론으로서, 오늘날 세상에서 직면하는 이슈들을 성경적으로 생각하고 대안적 삶의 방식을 찾도록 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둘째, <세상 속의 그리스도인>은 청년들을 위한 기독교 세계관 지침서이다. 저자들은 청년의 때야말로 자신의 세계관을 정립하고, 부르심을 발견하고 자신의 에너지를 쏟아낼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 그들은 각 주제에 대한 성경적 관점을 제시하고 청년들이 그렇게 살아갈 것을 요청하지만, 각 주제에 대한 모범답안을 일방적으로 제시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주제마다 ‘생각 열기’, ‘생각하기’, ‘생각 나누기’로 구성함으로써, 청년들이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토론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함으로써, 현실의 문제를 스스로 진단하고, 대안적인 삶의 방식을 찾아가도록 했다. 청년들이 처한 상황을 경청하지도 배려하지도 않은 채, 정답만을 제시하며 그렇게 살 것을 요구하는 것은 도전이 아니라 꼰대가 되기 쉽다. 저자들은 교육자답게 정답보다는 생각 거리, 이야기 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청년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결단하고 행동하도록 안내했다는 점은 이 책이 지닌 큰 장점이라 할 수 있겠다.
셋째, <세상 속의 그리스도인>은 ‘프랑스식 기독교 세계관 교재’이다. 이 표현은 이 책의 추천사를 쓴 신국원 교수의 말을 빌린 것이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기독교 세계관 도서들은 네덜란드와 영미 저자들의 작품이다. 그러나 이 책은 각 주제에 대한 성경적 관점을 모색하는데 자크 엘륄의 통찰을 소개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고 있다. 자크 엘륄은 프랑스의 사회학자이자 신학자로 불리듯이 시대를 바라보는 통찰력과 더불어 이에 대한 성경적, 윤리적 고찰을 시도한 통합적 사상가였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새로운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급변하는 현시대 가운데, 미래의 불확실성, 혼란, 불안이 커지는 상황 속에서, 자크 엘륄의 통찰력, 특히 기술주의에 대한 탁월한 비판과 성경적 대안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평신도 사역자로서의 목회, 레지스탕스 참여, 부시장 역임, 청소년 예방 범죄 클럽 운영, 환경보호 투쟁 가담 등 자크 엘륄의 다양한 경험과 활동은 그가 단순히 지식인일 뿐만 아니라 활동가였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급변하는 시대에 새롭게 대두되는 다양한 이슈들에 대한 성경적 관점과 세상 속의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지침이 필요한 상황 속에서, 자크 엘륄의 사상과 활동은 큰 지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청년들을 비롯한 그리스도인들이 소통과 토론을 통해 현시대의 문제를 바라보고, 성경적 관점과 지침을 함께 모색해 보기를 원하는 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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