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성경은 우리에게 시시콜콜 모든 삶의 방법을 말하지 않지만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길을 제시하곤 한다. 성경은 성도들에게 분명한 삶의 지침임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우리의 이성과 영적인 상태를 동원해서 분별하게 하고 판단하는 과정을 통해서 고뇌하게 한다.
요즘 벌어지고 있는 대통령 선거의 과정을 국민의 한 사람으로 겪으면서 어느 선거보다도 혼란스럽다. 좋은 대통령을 선택해야 하는데 ‘노’(NO) 답인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자조적인 말로 덜 나쁜 사람을 뽑는 대통령 선거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후보 본인은 물론 주변의 인물들에 관한 가짜뉴스가 쏟아지는 가운데 우리의 분별력을 하루에도 몇 차례씩 뒤집는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는 어떻게 이번 선거를 대하여야 할까?
버러스 프레더릭 스키너(Burrhus Frederic Skinner)는 유명한 행동 심리학자이다. 인간에는 내면 활동이라는 영역이 있다고 한다. 그에 따라 인간은 물질적인 외적인 삶으로 활동하고 반응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굳이 스키너의 이론을 빌리지 않아도 인간의 평소 축적된 내면의 활동과 지행점과 욕구가 이번 선거를 통해서 표출될 것이다. 이번 선거야말로 국민들의 내면세계와 활동이 가장 투명하게 드러나는 선거가 될 것이다. 아주 단순한 원리라고까지 하기에는 민망하고 도식이 있다면 목회자로서 아래와 같이 제안하고 싶다
첫째, 성도는 선거가 인간의 손으로 대통령을 세우지만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는 일임을 믿어야 한다. 역사의 주인은 하나님이기에 모든 권세는 세우시는 이도 하나님이시고 허무시는 이도 하나님이시다. 결코 어떤 권력도 하나님의 허락 없이 서는 권력은 없다. 하나님은 이사야 19장 3~4절에서 애굽을 향한 경고를 이렇게 말씀하신다. “애굽인의 정신이 그 속에서 쇠약할 것이요 그의 계획을 내가 깨뜨리리니 그들이 우상과 마술사와 신접한 자와 요술객에게 물으리로다. 내가 애굽인을 잔인한 주인의 손에 붙이리니 포학한 왕이 그들을 다스리리라”(사 19:3~4). 또 하나님은 이사야서 45장 1절에 보면 바사의 고레스 왕을 이스라엘을 위한 구원의 방편으로 세워 쓰신다. “여호와께서 그의 기름 부음을 받은 고레스에게 이같이 말씀하시되 내가 그의 오른손을 붙들고 그 앞에 열국을 항복하게 하며 내가 왕들의 허리를 풀어 그 앞에 문들을 열고 성문들이 닫히지 못하게 하리라.” 이는 모든 나라의 주권이 하나님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성도는 우선 이 사실을 명심하고 하나님 앞에 서서 겸허히 두려운 마음으로 선거에 임해야 한다.
둘째, 성도는 어느 때보다도 더욱 매일 기도해야 한다. 모든 국민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을 받은 존엄한 인간으로서 대우받을 수 있는 나라를 세우는 인물, 즉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이나 신분 고하 나이를 불문하고 인간의 기본권을 소중히 여기는 정책과 철학을 가진 인물이 선출되도록 기도해야 한다. 특히 “청년이 조금이라도 더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나라로 누가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기준을 가지고 기도하며 분별해야 한다. 히스기야의 믿음을 가지고 기도해야 한다. 히스기야는 유다의 13대 왕으로 29년 동안이나 왕위에 있으면서 다윗 못지않은 탁월한 통치자로 평가를 받은 기도의 사람이었다. 특별히 그는 앗수르 왕 산헤립의 침략으로 멸망 직전에 있는 유대를 구하기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 그 결과는 하나님의 사자가 앗수르 185,000의 대군을 대신 쳐서 물리치는 대승이었다. 또 히스기야는 “너는 네 집에 유언하라 네가 죽고 살지 못하리라”(사 38:1)라는 하나님의 선고 앞에서도 좌절하거나 절망하지 않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여 생명을 15년이나 연장받았다. 기도는 성도들에게 이렇게 하나님의 보좌조차 움직이는 주어진 특권이자 능력의 통로이다. 성도는 선거의 국면에서 특별히 기도하되, 이 시대의 고아, 과부, 나그네, 즉 우리 사회에서 현재 가장 연약하고, 소외되고, 상처 입은 자들을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칠 수 있는 인물이 당선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한다.
셋째, 성도는 하나님 나라의 시민이자 이 세상 나라의 국민이기도 하기에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투표 행위는 국민의 가장 소중한 마지막 권력이며 권위이다. 금권선거나 거짓 선동에 분별할 수있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지방색을 이용해 세몰이하는 행위는 국민 스스로가 용납하지 말아야 한다. 한 표의 권리행사야말로 위대한 역사를 만드는 초석이 된다. 다시 말해서 성도는 하나님 나라 시민이자 민주 시민사회라는 이 세상 속의 함께 사는 이중 국적자들이다. 민주 시민사회에서 선거는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께서 명하신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가장 중요한 방편 중 하나이다(마 22:39). 또한 예수님은 제자들의 정체성을 이렇게 규정하신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 데 없어 다만 밖에 버려져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겨지지 못할 것이요. 사람이 등불을 켜서 말 아래에 두지 아니하고 등경 위에 두나니 이러므로 집 안 모든 사람에게 비치느니라.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 5:13~16). 이렇듯이 성도는 이 세상의 방관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우리 주님이 부여하신 세상 한복판에서 빛과 소금의 사명을 적극적으로 잘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진리의 성령이 오시면 그가 너희를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시리니(요16:13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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