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나는 웨슬리 웨트원스 선교사의 대한민국 국적수여식(2022년 2월 24일) 며칠 전, 국민일보 기자가 웨슬리와 인터뷰를 하는 현장에 우리 몇 사람이 동석했다. 그는 어김없이 <주일 신앙이 평일로 이어질 때>와 <온전한 복음을 담은 세계관 이야기> 등 책 몇 권을 갖고 와서 기자의 질문을 기다렸다는 듯 그 책들을 소개하고 추천했다. 그리고 끝날 때는 두어 권을 거저 주었다.
작년 이맘때, 미국에서 출판된 <The Outrageous Idea of the Missional Professor>라는 책을 나에게 건네주며 읽어보라고 했다. 읽어보니 그리스도인 교수의 사명에 대해 포괄적이고 심층적으로 쓴 좋은 책이라 국내 한 출판사에 추천했더니 사정이 어려워서 최소한의 선인세와 파격적인 로얄티가 아니면 출판하기 어렵겠다는 응답을 받았다. 웨슬리와 나는 먼저 줌을 통해 저자 측과 몇 번 의논하고 웨슬리가 국내 에이전시를 접촉하는 등 몇 개월의 수고 끝에 드디어 계약이 성사되어 현재 내가 번역하는 중이다(나중에 알고 보니 황영철 목사님을 통해 <신앙과 삶>에 소개된 적이 있다).
약 2년 전에 웨슬리와 함께 세브란스의대에서 뇌과학을 가르치는 박해정 교수를 만난 적이 있다. 당시에 출판된 <과학은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을까>를 웨슬리가 건네주었고, 몇 개월 후 다시 함께 만났을 때에는 내가 <알리스터 맥그래스의 지성적 회심>을 선물로 주었다.
며칠 전에는 나에게 몇 개월 전에 건네준 책을 내 의견과 함께 돌려드렸더니 이번에는 작년에 출판된 'AI와 기독교 신앙'이란 부제가 붙은 <The Robot Will See You Now>라는 책을 나에게 안겼다. 또 하나의 숙제를 받은 셈이다.
일주일에 최소 한 번은 웨슬리의 이메일을 받는다. 본인이 여러 자료와 사이트를 두루 살피다가 괜찮은 책이나 글이나 단체가 눈에 띄면 그 주제와 관련된 여러 사람에게 동시에 이메일을 보낸다. “내가 보기에 상당히 흥미로운데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말과 함께.
미국을 방문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사람이 있으면 으레 웨슬리는 책 몇 권을 갖다 줄 수 있는지 물어본다. 특히 한국인은 외국인의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워 승낙하면 미국 최종 방문지의 주소를 받아 그곳으로 최근 출판된 책 몇 권을 주문해 우송되게 해서 나중에 한국에서 전달받는다.
내가 수년간 아바서원에서 일하는 동안 출판한 책들 가운데 웨슬리의 관심사와 일치하는 책들이 있어서 지금도 2-3개월에 한 번씩 4-5종류를 몇 권씩 주문해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선물로 주곤 하신다.
몇 개월 전 웨슬리는 미국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아서 그동안 모아놓은 수천 권의 책을 어떻게 처분할지 고민하던 중 용인에 소재한 중국인 관련 신학교의 요청을 받고 그곳에서 신설하는 도서관에 많은 책을 기증했다. 며칠 동안 문래동 웨슬리 도서실에 오셔서 모든 책을 하나씩 살펴본 후 약 이천 권을 흔쾌히 내어주셨다.
웨슬리는 대학생 시절 <Profitable Bible Study>(Wilbur Smith, 1939년 초판, 현재 웨슬리 소장본은 1951년판; 목사와 성경공부 학생을 위한 100권의 추천도서 수록)를 접한 것을 계기로 양질의 복음주의 기독교 서적에 관심이 생겨 IVF 수련회 북테이블을 담당했고, 이후 한국에 와서도 프란시스 쉐퍼(Francis Schaeffer), 헨리 모리스(Henry Morris), 칼 헨리(Carl Henry) 등 많은 저자의 책을 소개하고 판매했다. 1970년대 말부터는 개혁주의 세계관을 소개하는 여러 책을 스터디 그룹에서 공부하도록 주선했고 훗날 IVP를 비롯한 여러 출판사를 통해 한국어로 한국인 독자들 손에 주어졌다.
웨슬리가 지난 57년 동안 한국에서 특히 대학원생과 교수 등 지식인을 대상으로 수행해온 이른바 ‘기독 지성 사역’은 항상 문서를 매개체로 삼아 이뤄졌다. 컴퓨터가 대중화되지 않았던 시대에는 신간 정보를 빨리 입수해서 주문하고 소개했던 그의 수고가 더 요긴했고 많은 유익을 주었다. 이번에 국적취득을 위해 웨슬리의 귀화를 추천했던 1000여명의 빚진 자들 중에 문서를 통한 그의 도움을 받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흔히 웨슬리는 스스로를 ‘책 장사’라고 소개하지만, 그의 집과 IVP 사무실과 문래동 도서실에 소장된 책들을 살펴보면 우리가 알다시피 평범한 ‘책 장사’가 아니다. 성경책별 주석들, 신앙과 학문의 통합, 직업과 신앙, 기독교 변증서, 신학 서적, 기독교 교육 관련 도서, 한국에 관한 영서, 고전적인 일반 서적 등 다양한 분야의 많은 책을 보유한 참으로 ‘지성적인 문서사역자’이다. “딱 맞는 책을 딱 맞는 사람”에게 소개한다는 그의 철학이 우리 각자에게도 영향을 미쳐 우리도 양질의 문서를 통해 하나님의 나라를 섬기는 자들이 되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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