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지난 4월 27일, 국민일보는 교계 단체인 ‘사귐과섬김’ 부설 코디연구소와 국민일보가 공동으로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한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기독교에 대한 국민 인식조사’의 결과를 보도했다. 조사 결과는 안타깝게도 매우 부정적이었다. 첫째, 한국 교회에 대한 신뢰도는 18.1%로 매우 낮게 나타났다는 점이 큰 충격이었다. 2021년 ‘목회데이터연구소’의 조사에서는 한국 교회 신뢰도가 20.9%였는데, 이것보다 더 감소했다는 사실은 교회가 얼마나 사회적으로 심각한 상태에 있는지를 말해준다. 특히 비개신교인 가운데는 8.8%만이 교회를 신뢰한다고 응답한 결과는 비개신교인은 거의 모두가 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신뢰도는 사회적 기관(교회도 사회적 기관이다)이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데, 국민의 80% 이상이 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결과는 사회적 영향력을 얼마나 발휘하는가의 문제 이전에 한국 교회의 사회적 존재 기반이 허물어져 있다는 의미이다. 흔히 한국 교회의 문제점은 전체 교회의 문제가 아니라 일부 교회의 부정적 사례일 뿐이라고 자위하지만, 사회로부터 무시당하고 외면당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면 일부 교회의 문제라고 치부할 수 없다. 이것은 모두가 책임 의식을 느끼고 자기부터 성찰해야 할 문제이다.
둘째, 정성적 측면에서 한국 교회 이미지가 매우 부정적으로 형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응답자들에게 21개 이미지 항목을 주고 각각에 가장 적합한 종교를 응답하게 한 후에 마케팅에서 많이 쓰이는 통계적 기법인 MCA(Multiple Correspondence Analysis: 상응 분석)를 했을 때, 개신교를 특징짓는 이미지로는 ‘배타적인, 세속적인, 물질적인, 이기적인, 위선적인’ 이미지로 가득하다. 반면에 불교는 ‘포용, 상생’ 이미지를 갖고 있어서 개신교의 배타적 이미지와 대립하고 있다. 천주교의 이미지는 ‘도덕적인, 진정성 있는, 희생적인, 헌신적인’ 이미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는 개신교 이미지와 정반대의 이미지라고 할 수 있다. 천주교와 불교 이미지를 종합하면 ‘이타적’이라고 할 수 있고, 개신교 이미지는 ‘이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종교는 사회의 그 어떤 기관보다 순수해야 하고 이타적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고 사람들은 생각하는데, 개신교가 이기적 욕망에 충실한 종교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면 개신교는 사람들로부터 종교적 관심을 받지 못하고 사회적 역할에 대한 기대를 얻지 못하게 되어 사회적으로 외면당하는 결과를 낳는다.(아래 참고 : 개신교 이미지 포지셔닝 Map).
셋째, 한국 교회는 교회의 사회적 역할을 다하기 위해, 그리고 이미지 개선을 위해 사회봉사를 강조하고 어떤 종교보다 열심히 하고 있지만 국민의 눈에는 그러한 활동마저 진정성 없는 것으로 비치고 있다. 천주교의 사회봉사 활동이 진정성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28.9%였지만, 개신교는 그 절반 이하인 13.6%밖에 진정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국민들의 75.0%는 교회의 사회봉사 활동이 전도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것이 사회봉사의 진정성을 떨어뜨리는 요인 가운데 하나이다. 한국 교회는 전도를 최고의 가치로 생각해서 모든 활동을 전도와 직접적으로 연결해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탈종교 사회에서 ‘이웃 사랑’이라는 보편적 가치에 근거하지 않은 사회봉사 활동은 진정성을 얻지 못해서, 의도와 달리 오히려 사람들과의 거리감을 더 생기게 하고 전도에 더 방해가 되는 결과를 낳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국민일보의 보도가 나간 후 반응은 ‘설마’와 ‘역시’로 극명하게 나뉘었다. ‘설마’는 기독교 이미지가 자신들의 예상보다 훨씬 나쁘게 나온 것에 대해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고, ‘역시’는 교회가 놓인 현실을 잘 드러냈다고 하는 반응이다. ‘설마’의 반응은 교회가 사회로부터 유리되어 있기 때문에 나오는 반응이다. 교회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서는 우선 교회는 스스로를 객관화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에게 비친 교회 모습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고 거기서부터 진정성 있는 개선 노력이 시작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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