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무더운 여름날 무심코 거실 창밖으로 바라본 하늘은 높고 푸르며 청명하기가 그지없다. 저 멀리 보이는 대모산자락의 짙푸른 산록 또한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찬란하게 눈부시다. 사방 어느 곳을 쳐다보아도 자연이 주는 평안함과 아기자기함은 살아있음에 다시 한번 고마움을 느낀다. 하나님이 지으시고 베푸신 이 모든 것이 내게는 선물이다.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절대로 제 것일 수 없는 인생을 살며 누리고 있다. 나는 중학교 3학년 겨울, 아버지의 고교 후배이셨던 목사님의 초청으로 갑작스럽게 가족과 함께 교회에 다니게 되었다. 그전까지는 불교와 유교의 문화가 혼재한 가문에서 자랐다. 당시 미션스쿨 중학교를 다니고 있었기에 기독교가 그리 생소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감사하게도 교회를 나간 첫해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영접하고 신앙생활에 열심을 내는 신자가 되었다. 또한 평소 책 읽기를 좋아했던 나는 수많은 신앙 선배들의 간증과 삶의 기록을 통해서 인생의 방향과 비전을 새롭게 그려보며 학창 시절을 보낼 수 있었다.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는 2012년 출석하던 ‘새로운 교회’(한홍 담임목사) 안수집사로 임직하면서 함께 동역하던 중앙대 김승욱 교수님을 통해 합류하였다. 2013년부터 실행위원으로, 재정위원으로 동역회를 섬기게 되었다. 어느덧 10년의 세월이 쌓였다. 동역회를 처음 만났던 때는 내가 회사를 설립한 지 얼마 안 되어 정신없이 일에 매달리고 있었던 시기다. 섬기고 있던교회는 개척한 지 얼마 안 되었지만 여러 좋은 성경 공부와 선교, 봉사 등의 프로그램을 활발히 실행하고 있었다. 덕분에 정말 열심히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살았던 시기였다. 그 이전에 잠시 지방에서 살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때 역시 모 선교단체의 선교 훈련 프로그램에 매진하며 하나님과의 첫사랑을 다시 회복하고 열심을 내었던 기억이 있다. 돌이켜 보면 그때의 경험들이 내 삶의 방향과 목적을 정하는 데 있어서 큰 영향을 미쳤다.
나는 이러한 신앙 배경 위에서 많이 부족하지만 늘 하나님과 하나님 나라를 위해 무언가 위대한 일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과 갈망이 있었다. 그래서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의 실행위원으로 섬기고 있다는 것은 자부심이었고, 그 속에서 함께 무엇인가 역동적인 사역을 이루고 싶다는 열망도 가득했던 것 같다. 특히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에는 훌륭하신 교수님과 회원들이 많이 계신다. 이 훌륭한 하나님 나라의 자원들을 하나님께서 사용하셔서 세상과 교회의 사역들과 연계하시면 얼마나 폭발적인 성장과 변화가 있을까 하는 설레는 기대감도 있었다. 또한 당시 동역회에는 기업가나 정치인, 사회사업가들은 별로 없었기에 다양한 분야의 회원들을 많이 참여케 하면 더욱 좋은 기회와 효과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그러한 사람들의 영입에 힘을 보태고도 싶었다. 그동안 동역회에서 참 그리스도인의 삶의 모범과 기준을 제시해주시는 훌륭하신 많은 분들과 함께하면서, 사람 사는 세상을 더욱 다채롭고 아름답고 살맛나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도 생각하며 기도해 왔다.
그러던 중 “인생은 늘 잔잔한 바다와 같지 않구나”라고 생각하게 된 시기를 만났다. 내가 투자했던 동생 병원에 여러 가지 법률적, 재정적, 내부적인 문제들이 생기기 시작하더니 결국은 내가 운영하던 회사와 가정에도 생각지도 못했던 어마어마한 어려움이 쓰나미와 도미노처럼 들이닥치기 시작했다. 그전까지는 교회에서든 사회에서든 줄곧 리더와 멘토로 섬기는 살아오던 차였기에 담대한 내 성격에도 불구하고 무너지기 시작한 많은 영역을 동시에 제대로 감당하기가 쉽지 않았다. 부끄럽게도 예수님조차 묵상이 제대로 되지 않을 정도로 온통 캄캄했던 시기였다. 그런데 그때도 내 곁을 묵묵히 같이 지켜주고 함께 했던 것은 바로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와 그 지체들이었다. 당시 손봉호 이사장님, 신국원 교수님, 박동열 교수님을 비롯한 많은 동역자 분들의 삶의 모습은 내게 큰 위안과 도전을 주었고 그래서 계속 지탱할 동력이 되었다. 그래서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는 내게 하나님의 말씀과 언약 안에서 그 삶의 과정이 어디에 와 있든 절망치 않고 살아내고 이겨내도록 세워주고 지켜주는 약속의 땅이기도 했다는 생각이다.
안타깝게도 이 시기 우리 동역회에는 대내외적으로 커다란 아픔과 슬픔이 있었다. 그럼에도 그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 한결같이 말씀과 기독교 세계관에 입각해서 성숙한 사고와 행동으로 대처하시는 동역회의 입장을 보면서 참으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동시에 믿음과 소망, 그리고 사랑으로 여러 어려운 일들을 하나씩 정리해 가는 동역회 동지들을 보면서 크게 위로를 받았고, 개인적으로 직면한 여러 어려움도 뚫고 나갈 힘을 얻을 수 있었다. 따라서 그동안 내가 동역회를 섬긴 것이 아니라 실상은 동역회가 나를 살리고 섬겨주고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기독교 세계관은 성경의 안경을 끼고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그렇게 세상 곳곳에서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나는 제조업 사업과 함께 건축업자의 일을 하고 있다. 감사하게도 세상을 정복하고 다스리고 충만케 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이 땅 위에 펼치기 위해 또 하나의 유용한 일터를 더하여 주셨다. 나는 이 확장된 일터에서도 우리 동역회와 더불어 예수님처럼 가르치고 치료하고 전파하라는 명령에 순종하며, 새로운 교육기관과 시스템을 세우고 사람들의 터전을 평화롭게 변화시켜 줄 수 있는 그런 사역들도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소망한다. 또한 마음을 합하여 기도하면 그 뜻을 이루시는 하나님을 신뢰한다. 작은 불꽃 하나가 큰 불을 일으키듯 예수님의 제자인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나가 되어 주님께서 말씀하셨던 그 아름다운 세상, 하나님 나라를 이 땅 위에 이루기 위해서 오늘도 한걸음 힘을 합하는 그 자리에 서 있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간절히 기도한다. 나는 앞으로도 그렇게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의 거룩한 비전을 이루어 가는 사역에 미약하나마 힘을 계속 보태며 최선을 다하려 한다. “네가 물 가운데로 지날 때에 내가 함께 할 것이라. 강을 건널 때에 물이 너를 침몰치 못할 것이며, 네가 불 가운데로 행할 때에 타지도 아니할 것이요 불꽃이 너를 사르지도 못할 것이니.”(이사야 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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