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Dr. Yang is visionary
<비전에 인생을 싣다> / 전성민. 유경상 편집 / CUP / 2022
이 글의 제목은 양승훈 교수님이 안식년으로 미국에서 신학 석사과정을 재학 중일 때 미국 휘튼대학(Wheaton College) 신문에 나왔던 타이틀과 같은 것이다. <비전에 인생을 싣다>(2022, CUP)라는 이 책의 제목 역시 그 신문 기사 타이틀과 상통한다. 양승훈 교수께서 비전을 세우고, 이 비전을 위하여 어떻게 살아왔고, 이에 따라 그 열매가 어떠했는지 이 책에 나타나 있다.
내가 양승훈 선배를 처음 만난 것은 1982년도 KAIST 경영과학과 성경 공부에서였다. 양 선배는 우리 학과는 아니었지만, 성경 공부하는 자리에 수시로 나타나 함께 기도하고 성경도 풀어 주었다. 촌사람처럼 흰 고무신을 신고 나타났는데 그렇다고 아무도 그를 촌사람으로 업신 여길 수 없었다. 하나님과 진리에 대한 특심한 사랑이 그를 빛나게 하였기 때문이다. 졸업 후 나는 직장에 취업하였고, 인천대학교에 강의를 나갔다가 장경 교수님 연구실에 들렀다. 갈색 소책자가 있어 집어 들었는데 거기에 이런 글이 적혀 있었다. “모든 진리는 하나님의 진리이다.” “맞다!”라는 생각에 내용을 보니 기독교대학설립동역회 회원을 모집하는 소책자였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갔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1986년 나는 생면부지의 경북대학교에 부임하게 되었다. 아는 분이 양승훈 교수님뿐이라서 부임 전 2월에 만났더니 3월 시카고대학교에 박사후과정을 떠난다는 것이었다. 밥을 사주면서 동역회에 참여하라고 권유하였다. “모든 진리는 하나님의 진리이다.”라는 인상적인 문구가 다시 기억나서 동역회에 참여하게 되었다. 전공이 경영학이었기에 동역회의 기획 담당을 맡았다. 어리숙한 내가 기획을 맡은 것이 걱정되었을까, 각 분야 책임자들이 부지런히 움직였다. 이후 동역회는 서서히 좀 더 체계화되었고, 사단법인 등록도 이루어졌다. 이사회에서 김준곤 목사님께서 30세 전후의 우리를 보고 너무나 흡족해하셨다. “선진국은 배운 사람, 젊은 사람일수록 교회를 떠나는 경향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여러분과 같은 젊은 학자들이 많으니 정말 희망이 있다”라고 격려하셨다. 우리는 스스로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러한 칭찬이 너무 과분하게 느껴져 고개를 제대로 들 수 없었다. 김준곤 목사님께서는 떠나시면서 “사람이 많은 것보다 미친 사람이 있어야 해, 비전에 미친 사람이 있어야 일이 되요”라고 말씀을 주셨다.
양승훈 교수께서 다시 경북대학교로 돌아오자 한결 마음이 놓이고, 사역도 정리되었다. 그런데 양 교수께서는 항상 고민하였다. “어떻게 기독교 대학을 시작할 것인가?”만을 생각하는 것 같았다. 모두 불가능하다고 말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대학을 세우려면 막대한 자원과 대학 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대통령 정도의 배경이 필요하다는 것이 당시의 속설이었다. 그런데 결국 양승훈 교수님은 나와 한 캠퍼스에서 사역한 기간이 10년이 채 안 된 1997년 가을 경북대학교를 사직하고 캐나다로 떠났다. 이때는 우리나라의 외환위기가 시작되고, 대한민국이 부도가 난다고 떠들썩하던 시기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수직 사표를 내고, 모든 짐을 정리하여 떠나다니. 그는 밴쿠버로 이주하여 2층에서 1층으로 출근하는 생활을 한동안 계속하였다(그때 상황에 대하여는 글, ‘사직의 변’과 ‘하늘나라 철밥통’을 읽어 보시라). 이 무렵 밴쿠버에 갔다가 무직자(자칭 직함은 있었다. ‘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 설립준비위원장’) 양승훈을 만났던 방선기 목사님께서는 돌아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 친구 크게 되겠어.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잘 버티고 있으니 말이야.” 정말 가슴이 아팠다.
1년 후 마침내 기적적으로 VIEW(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가 설립되었다. 이는 양승훈 원장님의 견고하고 신실한 비전, 그리고 대한민국이 가장 빨리 경제위기에서 벗어난 역량도 힘이 되었던 것 같다. 물론 설립 후에도 문제는 있었다. 유학생들의 입학 허가, 정착, 다양한 학문적 배경, 그리고 서구 대학의 깐깐한 학사 관리, 그러면서 주변에 이상한 프로그램의 생성 등 해마다 위기가 반복되었다. 그러나 후퇴 없는 양승훈 원장님의 학업 과정에 대한 품질 관리와 성실함, 그리고 전공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탁월했던 지혜로운 경영 능력에 의하여 상황은 극복되었다.
양승훈 교수님의 은퇴를 기념한 책, <비전에 인생을 싣다>는 신실한 한 사람의 사명에 대한 순종과 주님 안에서 선명한 비전이 어떻게 실현되며, 그 열매가 어떻게 맺어졌는지를 다양한 간증문을 통하여 보여주고 있다. 제1부는 양승훈 교수 자신의 글이, 제2부는 다른 사람이 본 양승훈 교수 이야기가 진솔하게 쓰여 있다. 제3부와 제4부는 그 열매로서 졸업생들의 글이다.나는 이 책을 양승훈 VIEW 원장 은퇴식에서 선물로 받았다. 은퇴하는 것을 영어로 re-tire라고 한다. 은사이신 김인수 교수님의 해석에 의하면 오래 달린 타이어가 낡아서 새 타이어로 교체하고 다시 달린다는 뜻이라고 한다. 양승훈 교수는 경북대를 조기 은퇴하고, 이번에는 VIEW를 은퇴하면서 바퀴를 바꾸고 다시 달리는 것이다. 그런데 양 교수님은 항상 더 허름한 바퀴로 바꾸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선진국 캐나다 타이어를 빼고 아프리카 최남단의 에스와티니의 비포장도로를 허름한 타이어로 덜덜거리며 가고 있는다는 생각을 하면 마음이 찡하게 느껴진다. 아무쪼록 새로운 타이어가 잘 굴러서 아프리카 에스와티니 의과대학에서도 하나님의 뜻 안에서 양승훈 총장님을 통한 선한 열매가 풍성히 맺어지기를 소망한다. 나의 일은 양 총장님과 동역자 사모님께서 늘 영육 간에 강건하시길 기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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