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고 자부하는 우리 사회에 또다시 원시적인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시선>은 우리 모두 부끄러워할 일이라 했습니다. 이를 정쟁거리로 삼아 반성을 방해하는 것은 더욱 그렇고요. 천하보다 귀한 생명이 ‘부작위 살인’으로 스러지게 하는 일을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책임자 처벌도 필요하지만 안전불감증의 근본적 치유가 희생자에 대한 마지막 배려임을 일깨워줍니다.
<특집> 글 모두가 말로는 위로하기 어려운 심정을 토로합니다. 권연경 교수님은 고통과 죽음에 취약한 우리와 몸으로 함께하신 예수님의 성육신 진리가 우는 자와 함께 울어야 하는 이유임을 상기시켜줍니다. 신성만 교수님은 내 잘못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습성이 공감과 연대를 힘들게 한다고 했습니다. 선한 사마리아인의 모습에서 참된 이웃이 되는 길을 찾으라고 합니다. 황혜숙 대표님은 ‘공동체적인 사회적 애도’를 해야 할 상황에 진영 논리로 다투는 상황을 안타까워합니다. 교회만은 유족의 아픔을 겸손하게 나누며 아픔을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드러내 진정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이 될 것을 당부합니다. 김영식 대표님은 유가족이 또다시 거리에 나오게 되는 것이 더 큰 비극임을 지적합니다. 진실 규명이 용서와 회복의 출발점이고 재발 방지책이며 이를 기억해야 교훈을 잃지 않고 참된 위로도 건넬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병주 변호사님은 헌법, 형법, 민법상의 피해자 ‘위로제도’를 소개합니다. 하지만 법이 책임을 축소하고 무마하는 경우도 있어 재판이 위로의 방법이 되기 위해서는 모두의 노력이 필요함을 역설합니다. 안승범 교수님은 믿음의 눈으로 참사를 살펴 폭력의 언어를 분별하라고 합니다. 단지 영적 교훈을 찾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사회안전망을 마련하는 담론에 기여할 것을 촉구합니다. 오형국 목사님은 책임자가 할 일을 하는 대신 권력자의 안위만 돌보는 현실을 잠언 말씀으로 질타합니다. 김현아 사무국장님은 희생자, 유가족, 생존자를 나와 같은 사람으로 대하는 인식과 태도가 있어야 이들과 연대가 가능함을 깨우쳐줍니다. 정명현 형제는 참사로 힘겨운 시간을 통과하고 있는 이들에게 위로를 주고 침체된 사회에 희망을 외치는 우리가 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사람 사이>의 이상갑 목사님은 청년들을 줄곧 섬겨 주신 목회자로 누구보다 이번 참사를 안타까워합니다. 핼러윈의 이교적 의미는 경계하되 문화에 대해 열린 태도를 가진 성숙한 교회가 될 것을 권합니다. 세상과 혼합이나 단절이 아니라 변혁의 태도를 가지라고도 했고요. 구체적인 목양의 실례들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참사에 대해서는 비판보다는 애도가 먼저라고 했습니다. 진정성을 갖춘 위로자와 치유와 회복을 실천하는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상처를 받으신 예수님의 본을 따를 때 희망과 변혁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 청년들에게는 광야에 길과 강을 내시는 하나님을 의지하며 절망하지 말고 한걸음 씩 나아가길 당부합니다.
<섬김의 자리> 추태화 교수님은 문화 연구가로서 동역회 기관지의 <영화를 보다>를 섬겨 주셨습니다. 그간에도 많은 봉사를 하셨음에도 불구하고, 학교 일로 바빠서 힘써 하지 못한 점을 아쉬워합니다. 은퇴 후에도 여전히 사도 바울처럼 푯대를 향해 달려가는 삶이 되기를 다짐합니다.
<청년 시론>의 장요한 전도사님은 수저론과 신계급론이 청년들의 가치와 세계관을 주도하지 못하게 해줄 방안으로 불이 흙을 도자기로 변화시키는 영적 체험을 제시합니다. 최베드로 형제는 학부 시절 캠퍼스에서 인격적 신앙으로 거듭난 경험과 이제 대학원 실험실에서 하나님과 동행하는 기쁨을 전합니다. <청년 일터 이야기>의 김보희 자매는 법조인으로 살며 경험한 ‘광야의 시간’ 속에서 하나님만이 기준이 되는 삶을 익혀가는 이야기를 나눕니다. 함규성 형제는 자신을 지금까지 인도하신 하나님에 대한 은혜를 나눕니다.
<영화를 보다>의 강진구 교수님은 <로봇, 소리>에 비쳐진 참사 유가족의 분노와 자책, 슬픔과 원망을 소개합니다. 이 영화가 어떻게 상실의 고통을 극복하는 사랑의 메신저 역할을 했는지도 알려줍니다. <미술을 보다>의 서성록 교수님은 에릭 피슬이 9.11 테러 후 발표한 <열 개의 숨>(Ten Breathes)를 보여줍니다. 한 명이라도 더 구하려 애쓰는 의인과 피해자의 모습에 초점을 맞추어 희생자에 조의와 지지를 표한 작품입니다. 이처럼 따듯한 위로를 건네는 것이 그리스도인이 앞서 실천해야 할 신앙적 양심의 요구라고 했습니다. <책을 보다>의 염동한 교수님은 알리스터 맥그래스의 <아인슈타인에 답하다>를 소개합니다. 아인슈타인의 과학적 업적과 철학적, 종교적 관점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과학에는 그것을 넘어서는 총체적 관점이 필요한데 그것은 기독교뿐이라고 주장합니다. 석종준 선교사님은 폴 리쾨르의 <기억, 역사, 망각>을 통하여 남용되지 않는 과거 사건에 대한 재현 방식의 실현을 소망합니다.
<교회로>에는 경북 예천제일교회의 기독교세계관학교가 소개됩니다. 김운수 담임목사님이 목양의 한 장으로 기초학습과 윤리적 실천 프로그램을 개발한 사례입니다. 이를 통해 ‘성경 속으로’ 들어가는 비전을 얻은 이지은 권사님의 간증과 더불어 지방 소도시 교회에 좋은 모범이 될 것입니다.
<온전한 지성>에는 한동대의 최용준 교수님이 5회에 걸쳐 기독교 세계관을 폭넓은 사상체계로 발전시킨 2세대 신칼뱅주의 철학자 헤르만 도여베르트의 기여를 소개합니다.
항상 글쓰기와 편집으로 수고하신 동역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이분들의 따듯한 위로의 말과 헌신이 참사를 함께 슬퍼하는 우리 모두를 치유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손길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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