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나는 목회자의 자녀로 자랐다.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부모님으로부터 말씀과 기도를 가까이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중고등학생 때는 그저 잔소리로만 들었지, 그 말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를 알지 못했다. 다만 감사하게도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의 기도와 신앙교육으로 자란 신앙의 뿌리가 있었기에 타지 고등학교에 가서도 아침 큐티 시간을 개설하여 학우들과 말씀을 묵상하고 당시 다니던 교회에서 찬양 인도자로 섬기며 신앙을 지키고자 노력하였다. 그러나 대학교 진학 후 부모님과 교회로부터 배워온 신앙이 점차 무너지는 것을 체감하였다. 스무 살이 되어도 절대 술을 입에 대지 않겠다는 다짐을 가졌던 나는 대학교 학과 친구들과 술자리에 어울리며 세상의 유혹에 무너지기도 하였다. 다행인 것은 그러한 모습이 하나님 앞에 잘못된 것이라고 곧 뉘우쳐 짧은 방황기를 마쳤다는 것이다. 기독교 동아리에 가입하였고, 평일에 자주 있는 예배와 교제라는 울타리 안에서 보호를 받았다. 그러나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가고, 귀국 후 입대하면서 그 울타리를 떠나자 다시 세상의 유혹에 자꾸 넘어졌다. 형식적 그리스도인이 되어 중심에 내가 만든 하나님을 두고 살고 있었다. 그러자 생활도 신앙 중심에서 나의 이익으로 바뀌어 갔다.
마침내 나는 대학교 1, 2학년 때 신앙생활에 많은 시간을 들였던 것에 회의감이 일었고 군 전역 후 아버지께 “주일예배 말고는 신앙생활을 하지 않겠다”라고 선언하였다. 그때 나의 삶의 목표라는 것은 스스로 돈을 벌어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는 성공일 따름이었다. 그러한 마음으로 편입한 학교에 다니기 위해 안성으로 갔는데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고 교통편도 잘 되어있지 않는 지역을 혼자 살면서 정말 외로운 한 달을 보냈다. 내가 의지할 수 있는 분은 하나님 말고 아무도 없었다. 도시에 있지만, 무인도와 같은 원룸에서 아침마다 공허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하나님을 찾고 말씀을 읽으면서 하루를 시작했다. 당시 주일예배는 아버님께서 담임목사로 계시는 교회에서 원격 예배로 드렸는데, 더는 고독을 견딜 수 없어 주위에 있는 교회를 찾는 중 하나님께서 중앙대학교회 토요대학예배로 나를 인도하셨다. 그곳에서 만난 한 형(兄)을 통해 2021년 8월에 나는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게 되었다.
어떤 특별한 사건도, 현상도 없이 ‘그냥’ 대화를 통해서 하나님을 만나게 되었다는 것이 지금 생각해도 놀라운 일이다. 이때껏 내 삶을 돌아보면 신앙이 나에게는 그저 해야 하는 의무감으로만 느껴졌지, 그 가운데 하나님과 교제하는 즐거움이 없었다. 그런데 그때 마침 캠퍼스에서 만나게 된 한 그리스도인 형(兄)은 하나님을 정말로 사랑하고 어디에서나 하나님을 찾으며 교제하며 사는 삶을 보여주었다. 그 삶의 특별한 비결은 바로 ‘나의 하나님’이었다. 나에게 주신 삶은 하나님이 친히 교제하기 위해 선물로 주셨으며, 그 안에 있는 것을 누리기를 원하시고 나를 정말 사랑하시는 분이 다름 아닌 나의 하나님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과 인격적인 관계를 맺고 싶어하십니다”라는 말을 그전까지 가정에서, 교회에서, 선교단체에서 몇 번이나 들었지만 와 닿지 않았다. 그런데 그제야 그 의미가 와 닿아지고 하나님께서 나를 정말로 사랑하신다는 것을 진심으로 믿게 되었다. 이쯤 되니 말씀을 읽고 기도를 해야 하는 이유를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나는 그때까지 ‘나’ 중심적이며, 나의 ‘의’를 위한 신앙생활을 해왔다는 것도 알았다. 말씀에 순종한다면서도 사랑이 없었고, 행함이 있었으되 진심이 없었다. 세상의 미혹에 빠져 그 괴리감은 점점 커졌고 마침내 신앙도 무너졌었다. 그런데 이제 다시 하나님을 만나서 개인적 교제를 가짐으로 하나님과 관계가 진정한 신앙으로 세워져 가게 되었다. 이 사건을 시점으로 삶에 큰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앞서 말한 그 형의 권유로 신앙의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매일 말씀을 묵상하게 되었으며 가정과 형제자매, 주변 이웃들, 그리고 믿지 않는 친구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매일 아침을 열게 되었다. 당시 나는 미생물을 연구하던 실험실에 아침 9시 반에 출근해, 저녁 8시에서 10시에도 퇴근하였지만, 하나님과 함께하는 삶만으로도 즐겁게 보낼 수 있었다. 힘든 실험실 생활 속에서도 즐거움이 충만한 내 모습을 보고 궁금해하던 믿지 않는 동료에게 하나님이 어떠한 분이신지를 증거하는 은혜도 누렸다. 교수님께서 세상의 관념으로 타협시키고자 하는 유혹을 주었을 때도 그것을 담대히 뿌리칠 수 있는 믿음의 발걸음조차 내디딜 수 있었다. 나에게 가장 큰 변화는 예배의 자리였다. 예배가 이제는 나가지 않으면 죄책감을 주는 자리가 아닌, 정말 하나님을 사랑하기에 가서 그 사랑을 누릴 수 있는 기쁨의 자리가 되었다. 하나님께서 이러한 변화를 주변 형제자매들과 공동체를 통하여서 누리게 하셨다.
나는 하나님 안에서 누리는 이 복된 삶을 계속 이어가려고 한다. 그래서 날마다 묵상으로 영의 양식을 채워가며 기도로 하나님께 구한다. “청년이 무엇으로 그 행실을 깨끗케 하리이까 주의 말씀을 따라 삼갈 것이니이다”(시 119:9)라는 다윗의 고백처럼 하나님 안에서 정결한 삶을 살아가려고 날마다 고군분투한다. 물론 여전히 넘어질 때가 있고 세상적인 고민이 스며들어 근심에 빠지는 경우가 있지만,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 날마다 주시는 새 힘으로 견뎌내며 일어서서 믿음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이 시대 모든 그리스도인 청년들 역시 각자의 자리에서 믿음으로 싸워가며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 안에서 참된 기쁨과 평안을 풍성히 누리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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